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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경찰은 가능할 것인가[장영식의 포토에세이]

   
▲ 2014년 6월 11일, 밀양 행정대집행 때의 경찰은 마치 어린양들을 향한 이리 떼와도 같은 모습이었다. ⓒ장영식

이철성 경찰청장이 고 백남기 농민 유족에게 머리 숙여 사과했다. 그러나 유족들은 그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과의 진정성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인권경찰로 거듭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인권경찰은 구호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용산참사와 고 백남기 농민의 직사 물대포에 의한 죽임 그리고 밀양과 청도 송전탑 투쟁 때의 경찰폭력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없이 인권경찰로 거듭나는 것은 요원하기 때문이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청도 삼평리 송전탑 투쟁 때, 경남 경찰청장으로 있었다.

   
▲ 2014년 8월에 있었던 청도 삼평리 행정대집행 때의 처절했던 모습. ⓒ장영식

김수환 종로경찰서장은 밀양송전탑 투쟁 때 밀양 경찰서장으로 있었다. 그는 고향이 밀양이었지만, 밀양송전탑 공사 과정에서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던 주민들에게 가혹한 폭력으로 밀어붙였다. 2014년 6월 11일 행정대집행 때 경찰의 모습은 아귀와도 같았다. 지금도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던 주민들에게서 ‘김수환’은 악몽 속에 나오는 이름이며, 그 이름만으로도 밀양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몸서리를 칠 지경이다.

이성한 전 경찰청장은 밀양송전탑 공사 재개 때, 경찰청장이었다. 이성한 경찰청장 등은 개발독재시대의 악법인 전원개발촉진법과 전력수급대란을 앞세워 밀양송전탑 공사를 강행했다. 그는 결코 밀양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던 주민들을 대상으로 자행했던 경찰폭력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모순의 역설이지만, 그는 경찰을 떠나 한전 상임감사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 밀양과 청도 주민들이 종로경찰서를 항의 방문하고, 폭력경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장영식

인권경찰,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말이다. 그러나 한국 경찰이 민중의 지팡이로서 인권경찰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선행되어야 할 전제 조건이 있다. 먼저 경찰폭력에 희생된 모든 분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그 사과 위에 경찰폭력의 진상을 규명해야 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이러한 엄중하고도 혹독한 자기 성찰 없이 인권경찰은 사상누각에 불과할 것이다.

   
▲ 밀양 평밭마을 김사례 할매는 종로경찰서를 바라보며 한참을 서 있다가 돌아섰다. 말할 수 없이 수척해지신 할매의 모습이 먹먹했다. ⓒ장영식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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