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합동조사 시작, 2-3년 계속해야

지난 5월부터 전국에서 50곳이 넘게 미승인 LMO 유채가 발견돼 큰 문제가 된 가운데, 6월 15일 민관 합동 점검팀이 전남 나주, 영암에서 시범 조사를 벌였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오세영 GMO반대 전국행동 집행위원장은 LMO가 섞였을 것으로 의심되는 유채가 “이미 전국 곳곳에 뿌려져서 추적이 어렵다”며 “‘불이 난 상황이니 불을 함께 끄는 게 우선’이고 그 뒤에 대책을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LMO는 유전자변형생물체(Living Modified Organisms)의 줄임말로, 한국에서는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유전자 변형식품)와 섞여 쓰이고 있다.

정부는 LMO가 섞인 것으로 파악된 유채 종자 32.5톤 중 98.6퍼센트에 대해 조사, 폐기를 마치고 중국산 유채 종자에 대해 ‘전수검사’로 검역을 강화했다고 밝혔지만, 시민단체는 믿기 어려워하는 입장이다.

그 바탕에는 LMO, GMO의 안전성에 대한 의견 차이도 있다. 짧은 기간 동안 인공으로 생물의 형질을 변형하는 일이 어떤 부작용을 일으킬지 가늠할 수 없고, 따라서 안전한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가톨릭농민회, 한살림연합 등 46개 단체가 참여한 GMO반대 전국행동은 6월 9일 “2016년 이전에 수입된 유채종자에 대한 검역 결과도 없으며, 제대로 된 조사조차 없었다”며 “이미 국내 유채의 GMO 오염 가능성은 아주 높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우리나라는 유채뿐 아니라 다른 종자도 이미 중국산을 많이 수입하고 있다”며 “다른 수입 종자도 GMO일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 6월 15일 전남에서 정부 기관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미승인 LMO 유채 관련 조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 제공 = GMO반대 전국행동)

유채는 십자화과 식물로서 곤충을 매개로 수분이 이뤄지는데, 이 과정에서 LMO 유채의 변형 유전자가 다른 유채, 심지어 다른 십자화과 식물들에도 퍼질 수 있어서 국내 재배는 금지된 상태다.

농식품부는 이번에 발견된 LMO 유채는 미국 몬산토 사가 개발한, 제초제 내성을 가진 ‘GT73’으로 국내에서 식품용, 사료용으로 승인됐으며 국민건강 등 안전성에 대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 LMO 법에 따른 환경영향평가가 이뤄지지 않아 종자용으로 승인되지 않았다는 것이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오세영 위원장은 “전반적 조사를 2-3년간 계속하고 정보를 내놓아야 한다”고 6월 16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민관합동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LMO에 오염됐거나 오염이 의심되는 지역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필요한데,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정보 제공이 안 되고 있다고 했다.

한편, 그는 한국에서 유채는 경관용으로 많이 심고 이를 갈아엎어 비료로 삼기도 하며, 전남에서는 유채 씨앗을 모아 기름(카놀라유)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건으로 당장 피해를 입을 것으로 걱정되는 사람들은 농민들이라며, 유기농을 하던 땅이 LMO 유채로 오염되면 유기농 인증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유채가 식용으로도 쓰이기에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불안”이 남는다고 말했다.

▲ 6월 15일 전남 한 지역에 'LMO 의심' 표시가 돼 있다. (사진 제공 = GMO반대 전국행동)
농림축산식품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5월 15일 강원 태백의 유채꽃 축제장에서 종자용으로 승인되지 않은 LMO 유채가 발견됐고, 이에 따라 지난 2년간 수입된 중국산 유채를 조사했다. 그 결과 10개사가 수입한 유채종자 79.6톤 중 19톤이 LMO 유채로 확인됐다.

농식품부는 19톤 중 보관 중이던 LMO 종자 14.2톤은 불태우고, 이미 심은 것은 땅을 갈고 제초제를 이용해 폐기했다고 밝혔다. 또한 국립종자원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미승인 LMO 유채를 수입한 한 회사를 종자산업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와 함께 농식품부는 미승인 LMO 유채 발견 지역(13개 시도 56개소)에 대해 환경부, 농촌진흥청 등 관계기관과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민관 합동 점검팀’을 운영하여 사후 관리와 환경영향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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