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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억의 중요성[지금여기 현장]
배선영 기자  |  daria20120527@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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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16  14: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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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구와 부산교구의 6월항쟁 30주년 기념행사를 취재했다.

“인천교구는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의 진상이 조작되었다’는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성명을 인천주보에 실어 신자들에게 진실을 알렸다.”
“부천 원미동 성당에서 인/부천 지역의 노동자 1000여 명이 노동기본권 쟁취대회를 열었다.”
“가좌동에 있는 한 봉제업체에서 노조가 결성되자 회사 측은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노조원을 폭행했다. 노동자들은 근처 석남동 성당에 도움을 청했는데, 주임신부가 부재한 상태에서 수녀와 청년들은 현장에 가서 노동자를 보호하고 성당으로 데려와 안식처를 제공했다.”

“천주교 인천교구 민주화운동사”에 나오는 1987년의 교회다.

   
▲ 인천교구 6월항쟁 30주년 기념 행사에 봉헌된 "천주교 인천교구 민주화 운동사".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6월 3일 발행했다. ⓒ배선영 기자
부산교구 사제단이 단식기도에 들어가자 62개 성당의 신자들이 이에 동참했고, “고문 없는 사회, 국민이 직접 대통령을 뽑는 민주국가를 위해 단식 중인 사제들을 돌봐 주시고 하루빨리 이 땅에 민주화가 이루어지도록 도와주소서”라고 기도했다.

‘주보, 신자, 청년, 본당’이라는 말이 눈에 띈다. 만약 지금 내가 있는 회사에 노사갈등이 있다면 주변 성당에 도움을 청할 수 있을까. 상상이 안 된다. 정의평화위원회와 노동사목위원회가 하는 일을 30년 전에는 본당에서 했다. 교회는 세상 속에서 세상의 고통과 함께해야 한다는 말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인지 알겠다.

부산교구 행사에는 송기인 신부가 나왔다. 다음은 기사에 담지 못한 송 신부의 이야기다.

1974년 지학순 주교가 구속된 일을 계기로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생겼다. 송 신부는 “사제단이 단체도 아니고 그냥 모이는 것”이라고 했다. “미사 하면 젤 먼저 온 사람이 접수하고 저녁 같이 먹고, 새벽에 한두 사람이 성명서 쓰고.... 성명서 정말 많이 썼다.”

지학순 주교의 석방과 유신헌법 철폐를 요구하는 미사가 전국 각지에서 봉헌됐다. 송 신부는 “이런 미사가 유신정권을 타파해야 한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젊은이와 시민에게 영향을 줬다”고 했다. “유신은 사람이 살 수 있는 사회가 아니다. 얼마나 삼엄한지.... 그렇게 항거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한다. 성당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는 전두환 정권 때는 부민협(부산민주시민협의회의)을 만들기 위해 두 달간 사람들을 모으러 다녔다. 대부분은 가입을 거절했다. “누구도 그런 단체에 가입하면 바로 잡혀간다.” 간신히 30명을 모아 YMCA 강당에서 출범식을 하려는데 경찰이 입구를 막아 아무도 들어오지 못했다. 할 수 없이 그 다음 주에 당감 성당에서 출범식을 했다.

내가 아직 세상에 없었을 때지만 이야기를 들으며 당시 상황이 그려졌다. 얼마나 치열했을까. 그는 정보부(지금의 국정원)에 48번 잡혀갔다고 했다. 5월에 썼던 열사에 대한 기사가 떠올랐다. 내가 지금 누리는 자유와 권리는 누군가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며 이를 기억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취재하면서 투쟁했던 이들을 간접 혹은 이렇게 직접 접할 수 있었다. 기자가 되고 가장 좋은 점이다. 막연한 고마움이 구체화되자 뭉클했던 마음에 뜨거움이 더해졌다.

   
▲ 송기인 신부 ⓒ배선영 기자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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