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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8.17 목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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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피장파장 배제의 법칙과 청문회[시사비평 - 황인오]
황인오  |  editor@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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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13  10:5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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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서 요한 복음 8장 1절에서 11절까지 기록된 일화로 간음한 여인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놓고 바리사이파와 서기관들이 원수를 사랑하라고 외치는 예수를 시험하는 대목이다.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는 한편, ‘나는 하느님의 율법을 파괴하러 온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왔다’고 주장하는 예수의 모순되어 보이기도 하는 언행을 빌미 삼아 그를 옭아매려는 당시 이스라엘 기득권층인 바리사이들과 서기관들이 파놓은 함정이다. 모세의 십계명에 ‘남의 아내를 탐내지 말라’고 규정한 절대 금법을 어긴 여인을 돌로 쳐 죽이라는 율법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묻는다.

이때 예수는 잠시 땅바닥에 무언가 끄적이다가 일어서서 사람들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 있으면 (간음한 이 여인을) 돌로 쳐라.”
그러자 사람들은 하나둘씩 돌을 내려놓고 모두 흩어졌다. 마음속으로든 혹은 드러나지 않았을 뿐 간음을 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때 예수가 땅바닥에 끄적인 것이 '투 쿼케'(tu quoque), 즉 너도 마찬가지. 다시 말하면 피장파장이라는 설이 있다.

사실 이 대목을 두고 간음한 남자는 어찌 됐느냐는 둥 많은 이야기가 파생한다. 그런데 예수가 던진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 있으면 돌을 던져라’는 말은 기득권층의 지배 도구로 고착된 율법의 틀을 깨는 반전의 드라마를 연출한 것이지만 이를 일상 생활에 적용한다면 어찌 될까?

도적질한 사람이나 폭행, 사기 등의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벌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마음속은 고사하고 어떤 형태로든 드러나지 않은 범법, 사소한 질서범이든 어떤 형태로든 양심의 가책을 느낄 일이 하나도 없이 사는 사람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 사람들의 실생활이다.

그래서 나온 법언이 ‘투 쿼케(tu quoque) 배제의 법칙’이다. 종교와 도덕 차원의 양심 법정이 아닌 일상의 사회생활이나 사법 절차에서는 예수가 말했다는 ‘tu quoque(피장파장)’를 적용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삼권분립에 기초한 근대 민주주의가 성립하면서 법관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규정이 거의 모든 나라의 헌법에 명문화됐다고 한다. 아무리 엄격한 교육과 훈련과정을 거친 법관이라고 해도 누구든 일상의 삶에서 겪을 갖가지 유혹에서 온전히 자유롭고 독야청청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이해한 때문이다. 그렇기는 해도 정도의 문제는 남는다.

   
▲ 하루라도 빨리 인사청문회가 국민의 상식에 맞는 정상적인 청문회의 모습을 보여 주기를 기대한다. (이미지 출처 = SBS뉴스가 유튜브에 올린 청문회 동영상 갈무리)

법관을 비롯하여 한 나라 한 사회의 지도적 위치와 역할을 맡은 사람들이 미치는 영향력이 남다른 까닭에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지위와 역할에 합당한 품위 유지 또는 청렴 의무 등 좀 더 높은 도덕적 법적 의무를 지우는 것이다. 남의 잘못을 심판 재단하는 권능을 부여받은 사람들이 심판받는 사람에 비해 어느 정도의 도덕적 권위 또는 우위를 지녀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 구성을 위해 국회에서 벌어지는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의원들이 고위 공직 후보자들의 각종 의혹에 대해 날카롭게 따지고 드는 것은 정당한 측면이 있다. 즉 이는 ‘tu quoque 배제의 법칙’에 충실한 것으로, 과거 자유한국당의 전신이었던 정당이 집권할 당시 고위 공직 후보자들의 심각했던 도덕적 흠결을 이유로 지금 벌어지는 사태를 비난할 일은 아닌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도 정도가 있다. 일부 후보자들에게 의혹이랄 만한 것이 아주 없지는 않다. 그마저 과거 자유당, 공화당, 민정당의 맥을 잇는 정당 정부가 추천했던 공직후보자들의 흠결에 비하면 ‘새 발의 피’라고 할 정도이고 나머지는 의도적인 딴죽 걸기이거나 근거 없는 몽니 부리기에 지나지 않는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 속담이 꼭 들어맞는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속담이다. 아니 이것도 좀 약하다. ‘똥 묻은 개들이 다른 개더러 똥 냄새 안 피운다고 나무란다.’ 고 해야 할 지경이다.

파면된 전 대통령 박근혜를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다가 나라를 위기에 빠트린 잘못에 대한 반성과 사죄는 고사하고 국민의 피땀 서린 촛불정신을 받들어 재조산하(再造山河)의 막중한 사명을 띠고 출발하는 새 정부를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사사건건 딴죽이나 거는 모양은 정말 꼴불견이다. 하루라도 빨리 인사청문회가 국민의 상식에 부합하는 정상적인 청문회의 모습을 보여 주기를 기대하고 촉구한다.

   
 
황인오

현 경기포럼 공동대표
전 가톨릭 광산노동상담소 소장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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