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정부의 억압은 아주 잔인"

베네수엘라의 정치와 경제가 크게 혼란한 가운데 베네수엘라 주교단이 6월 8일 로마에서 교황을 만났다. 이번 면담은 베네수엘라 주교들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지난 4월 이후로 베네수엘라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친정부파와 친야당파를 합해 70명 가까이 죽었다.

교황청은 이번 면담 사실만 밝혔을 뿐 아무런 정보를 내놓지 않았다.

베네수엘라의 호르헤 우로사 사비노 추기경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억압”이 “갈수록 잔인해지고 있다”고 면담 전날 <바티칸 라디오>에 말했다.

그는 경찰 등 공식적인 치안 관련 인력 외에 민간인으로 구성된 친정부 무장대가 있는데, “아주 잔인하며, 그래서 상황이 극히 심각하고, 그래서 우리가 여기에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베네수엘라를 위한 기도를 공개 요청했을 뿐 아니라 정치 위기를 해결할 대화와 협상도 촉구했으며, 마두로 정부에는 급격한 인플레이션에 고통받는 국민을 돕기 위해 식료품과 의료품의 수입을 허용하라고 권유했다고 지적했다.

▲ 6월 5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했다. (이미지 출처 = NCR)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남미 나라들의 국제기구인 남미국가연합(USAN)이 시도한 중재를 지원하기 위해 클라우디오 마리아 첼리 대주교를 교황청 특사로 파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과 11월에는 정부와 17개 야당이 만났으나, 12월로 예정됐던 세 번째 모임은 계속 연기되고 있다.

12월의 세 번째 모임에 앞서,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회담 참가자들에게 서한을 보내, 이들이 진지하게 협상하지 않고 있다고 걱정했다.

그는 교황청이 보기에 긴급한 여러 조치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대중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식량과 의약품 공급 문제를 해결할 것, 선거를 위한 일정표에 합의할 것, 마두로 대통령이 지배하는 대법원에서 해산 판결을 받은 의회의 권한을 회복할 것, 그리고 정치범을 석방할 것.

이번에 우로사 추기경은 “이런 항목들은 아주 심각한 문제들인데 정부가 풀지 않고 있으며, 바로 그래서 대중들이 거리에 나와 시위하고 있고 진짜 보기 힘들고 불필요한 수준으로 잔인하게 억압받고 있는 이유”라고 <바티칸 라디오>에 말했다.

한편, 마두로 대통령은 의회 복원 대신에 헌법을 다시 만들 제헌의회를 소집하자고 제안했다.

베네수엘라 주교회의는 이 제안에 반대하고 있는데, 이에 지난 5월 초 마두로는 위기를 협상으로 해결하기를 바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에 주교들이 귀를 기울이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우로사 추기경은 제헌의회를 소집하자는 마두로 정부의 생각은 “정부를 거부하는 인구 다수에게 정부를 지지하는 소수”의 의견을 강요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베네수엘라 주교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러 바티칸에 온 것은 “목자의 이야기를 듣고 베네수엘라인들이 현재 자신들이 부닥친 심중한 상황을 해결하게 도우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기사 원문: https://www.ncronline.org/news/vatican/amid-nations-crisis-venezuelan-bishops-meet-p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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