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 금송아지. (이미지 출처 = Flickr)

우상 기도가 있다면

- 닐숨 박춘식


손을 비비며 연거푸 올리는
저의 간절한 금붙이 기도,
이것이 곧바로
하느님의 뜻이 되게 하소서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7년 6월 12일 월요일)

시를 읽고 시를 생각하고 시를 지으면서, 스스로 배우고 깨닫는 일이 너무너무 많습니다. 어느 때는 이러한 내용들을 간추려 책을 펴낼까 하다가, 어느 날은 간단하게 적어 두었던 것을 바탕으로 령시(靈詩)에 대한 강의를 할까 하다가, 하느님께서 주신 텔레비전(집 주위 산과 나무들이 보이는 유리창)을 보면서 ‘부질없는 일’ 하며 실성한 사람처럼 혼자서 웃습니다. 하느님을 생각하는 것이 믿는 이들의 삶인데, 하느님 두 번 생각하다가 그 다음 돈을 다섯 번 생각하게 되면 참 곤란합니다. 저는, 복권을 살까, 쉽게 장사하는 법은 없을까, 정신이 살짝 꼬부라진 사람이 나타나 돈 좀 주면 좋겠는데, 강가에 가면 보석을 찾을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니까 하느님께서 저를 굽어보시면서 “아이고, 내가 왜 저 인간을 만들어서 속을 썩이나” 하며 가슴을 치십니다. 돈 달라고 기도하면, 황금이 우상으로 보일 수 있으니, 하느님께서 넉줄시를 일러주시면서 다급히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발표하라고 하십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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