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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서로 다르다’는 진실한국ME 대표팀 김홍기, 최계진 부부

김홍기 씨는 TV 방송에 출연한 초대 손님들이 이른바 ‘졸혼’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 사람들이 매리지 엔카운터(ME) 주말 프로그램에 와 봐야 하는데’ 하며 아쉬웠다고 했다.

최근 일본에서 건너와 소개된 ‘졸혼’이라는 말은 ‘결혼을 졸업한다’는 뜻으로, 부부가 이혼한 것이나 다름없이 따로 생활하지만 법적 부부관계는 유지하는 일을 말한다.

한국ME 대표팀의 한 사람인 김홍기 씨(프란치스코)는 사람들이 ‘졸혼’을 하려는 이유는 “딱 두 가지”로 남편은 아내의 잔소리 때문, 아내는 평생 바뀌지 않는 남편의 습관과 행동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졸혼’에 공감하는 것은 “나와 다르면 잘못된 사람이라는 생각”에서 나온다며, 부부는 “원래 다른 것,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얼마 전 한국 도입 40주년 행사를 마친 대표팀 김홍기, 최계진 씨 부부를 만나 ME의 지난날에 대한 평가,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ME 운동의 ‘팀’은 부부와 사제로 구성되며, 김홍기, 최계진 씨 부부도 김웅태 신부(서울대교구)와 함께 대표팀을 이루고 있다. 부부와의 인터뷰는 이들이 속한 천주교 수원교구 영통성령 성당에서 진행됐다.

두 사람은 ME 프로그램은 ‘부부는 서로 다르다’는 당연한 진실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입을 모아 설명했다.

최계진 씨(마리아)는 자신과 다른 배우자의 성격 유형은 ‘틀린 것’이 아니라며 “그것을 그대로 인정해 주고, 또 배우자는 나의 성격 유형을 인정해 주는 것”을 강조했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데서 우리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자꾸 문제가 생기는 것인데, 서로 공감하고 인정해 주면서 간격을 좁히고 일치점을 찾아야 합니다.”

김홍기, 최계진 씨 부부는 1986년 7월 처음으로 ME 주말을 경험한 뒤 이 공동체 안에서 꾸준히 봉사해 왔다. 2000년부터 2년 동안 수원교구 대표팀으로 활동했고, 한국ME에서는 팀 양성분과를 맡아 왔다. 한국ME 대표팀 부부로 선출된 것은 2015년이다.

   
▲ 한국ME 대표팀 김홍기, 최계진 부부. ⓒ강한 기자

ME의 지난날을 돌아볼 때 아쉬운 점을 묻는 질문에 김홍기 씨는 물질만능주의 가치관이 한국을 지배하면서, ME뿐만 아니라 천주교의 활력이 약해지는 것이 아쉽다고 했다. 그는 2007년 무렵부터 ME 참여는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특히 한국인들의 신앙 약화와 함께 가치관의 변화가 문제라고 봤다. 그는 사람들이 종교나 정신적 가치보다 재산과 쾌락을 삶의 중심에 놓고 있다고 말했다. 부부가 대화하고 함께하는 삶보다는 좋은 집, 자동차, 여행이 우선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소득이 늘었지만 신앙의 열정은 줄어들었어요. 그 대신 사람들이 열망하는 것은 ‘즐기는 것’입니다.”

김홍기, 최계진 씨 부부에게 특히 좋은 기억은 두 사람이 봉사한 ME 주말 프로그램에 참여해 매우 성실하고 열심인 모습을 보여 준 ‘비신자’ 부부에 대한 것이다. (ME 프로그램은 가톨릭 신자가 아닌 사람이나 다른 종교를 가진 이에게도 열려 있다.) 이 부부는 ME 프로그램을 마치고 김 씨 부부를 대부모 삼아 세례를 받은 뒤, ME 봉사 부부로 초대까지 받게 됐다.

김 씨는 “봉사 부부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특별한 초대를 받아야 한다”며, 가톨릭 신자가 아니었던 부부가 단지 ‘신자’가 되는 것을 넘어 예수님의 ‘선교하는 제자’로 거듭난 것이 “감동적인 일”이었다고 말했다. 최 씨도 그 부부가 “너무 예쁘고 모범적으로 살고 있다”면서 그들을 이끌었던 부부로서 “떳떳하다”며 기뻐했다.

ME는 1952년 스페인에서 시작된 세계적 가톨릭 운동의 하나로서, 결혼생활을 더 아름답고 높은 차원으로 성화시킨다는 내용이다. 한국에서 우리말로 이뤄진 프로그램은 앞서 영어 프로그램을 체험한 한국인 부부와 메리놀외방선교회 마진학 신부가 1977년 처음 시작했다. 당시 한국에는 부부 문제, 가족 간 문제를 상담하거나 도와주는 기관이나 프로그램이 아주 부족했다.

보통 금-일요일 2박3일 동안 진행되는 ‘주말 강습’이 이 운동의 기초이며, 부부 세 쌍과 신부 1명이 진행을 담당한다. 이들 부부가 결혼생활 체험에 대해 발표한 뒤 참가자들에게 질문하고, 이 질문에 대해 참가 부부들이 서로 대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40주년 가족모임에서도 점심시간을 앞두고 약 1시간 동안 이뤄진 주제발표는 부부와 사제 1명이 공동으로 맡았다.

   
▲ 지난 5월 21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ME 40주년 전국 가족 모임 미사에서 부부가 함께 성경을 봉독하고 있다. ⓒ강한 기자

한편, 한국ME의 40년에 대해 김홍기 씨는 “성경에서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숫자가 40”이라며, 구약성경의 ‘탈출기’를 ME 부부가 오늘날 겪는 상황에 비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ME 가족도 40년의 광야 시절을 겪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광야의 시절을 겪은 사람도 있지만, 교구 역시 힘들어 한 교구가 많지요.”

이어서 그는 ME가 말하는 ‘가나안’은 어떤 장소나 공간이 아니라, 부부가 “하느님과의 계약을 새롭게 해 예언자적 모습으로 사는 것”이라고 했다. 최 씨도 “좀 더 잘 사는 모습으로 다시 한번 앞으로 나아가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며 “우리의 결혼 생활은 그냥 내버려두면 나태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ME는 40주년을 앞두고 부부가 잘 살기 위한 ‘대.성.기.공.’(대화, 성, 기도, 공동체 생활)과 함께, ME 운동을 확산시켜 세상을 더 밝게 만들자며 ‘원 모어(One More) 운동’을 강조했다. 김 씨는 40주년 행사를 “준비하는 것 자체가 ‘거룩한 여정’”이었다며, 힘들었지만 전국의 ME 가족 80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기쁨과 벅찬 감정, 행복을 나누는 감동적인 행사였다고 말했다.

부부는 인터뷰 중에도 ‘선교’를 잊지 않는 듯 ME 프로그램을 직접 경험해 볼 것을 기자에게 권했다. 김 씨는 자신의 딸이 결혼 전 ‘약혼자 주말’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며,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는 듯하다”고 했다. 최 씨는 “배우자를 변화시키려고 가는 ‘주말’이 아니라 내가 더 많이 변한 것을 경험하게 된다”며 “잘 살고 있는 부부들이 더 좋은 혼인 생활을 하도록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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