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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교회의 자족"은 불가능주교회의 매스컴위, "정의와 화해를 위한 종교의 역할" 물어
정현진 기자  |  regina@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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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02  13: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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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대한민국의 정의와 화해를 위해 종교는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느님과 친교의 길을, 그리고 인류 일치의 길을 안내하는 혹은 드러내는 표징이며 그 도구라는 교회의 자기 이해에서 ‘세상사에 대한 무관심과 외면의 생활’이 자리할 곳이 있을까? 세상 안에서 하느님과 그리스도의 나라를 선포하고 건설해야 할 교회의 사명에서 교회의 자족과 배타의 태도가 자리할 곳이 있을까?”

6월 1일 진행된 한 공개 토론 자리에서 박동호 신부는 먼저 교회의 사명이 무엇인지 규정하기에 앞서, 교회가 세상에서 무엇으로 존재해야 하는가를 짚었다.

박 신부는 교회가 그 본성과 사명, 임무와 책임, 표징으로서 역할, 도구의 기능으로서 ‘세상 실재’들에 관여해야 한다는 전제를 갖고 있다며, “교회와 세상(사회), 신앙과 현세 사물 질서는 분리나 일체화가 아니라 ‘상호 관여하는 관계’에 놓여 있다. 교회가 사회에 관여해야 하는 동기와 목적은 ‘현세적 야욕’이 아니라 인간의 구원과 인간사회의 쇄신”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특히 ‘가톨릭 사회교리’가 “세상에 관여하는 교회의 대화 언어”라고 지적했다. 

박 신부는 “정의와 화해를 위한 종교의 역할”이라는 물음의 답으로 “사회 차원의 화해란 정의와 자비이며, 또한 화해는 사회와 정치 차원의 애덕”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화해와 사랑을 인격적 차원에서만 이해하려는 태도를 경계하고, “화해와 사랑은 인격의 차원만이 아니다. 교회의 사회교리는 화해와 사랑의 ‘그 사회적 차원’을 간과하지 않는다”며, “자기 이웃이 가난에 빠지지 않도록 사회를 구성하고 조직하기 위해 애쓰는 사랑의 행위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간추린 사회교리”의 구절을 소개했다.

박동호 신부는 한국사회의 정의와 화해를 위한 가톨릭교회의 역할에 대해 “복음화의 사회 차원 회복, 사회적 실재와 현안에 대한 민감성 회복, 정의와 화해의 얼굴로서의 교회로 존재하기, 그리고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사목 목적인 줄기찬 쇄신의 투쟁과 복음화, 대화, 연대와 존경, 사랑의 길로 돌아갈 것” 등을 제시했다.

   
▲ 주교회의 매스컴위와 서울대교구 매스컴위, 가톨릭언론인협의회 등이 6월 1일 "2017년 대한민국의 정의와 화해를 위한 종교의 역할"을 토론했다. ⓒ정현진 기자
이에 대해 한 참석자는 “억압받고 상처받은 이들을 돌보는 역할에 교회 특히 교회의 중심은 왜 늘 머뭇거리는가”라고 물었다. 박 신부는 “가톨릭교리를 균형 있게 가르치지 않고, 특히 그리스도인의 삶, 교회의 예언직과 관련된 3편을 선명하게 이야기하지 않은 이유, 그리고 역사적으로 일제강점기 종교가 포교의 자유를 얻으면서 현실 세계와 멀어진 이유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는 천주교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와 서울대교구 매스컴위원회가 홍보주일을 즈음해 연 가톨릭 포럼으로 한국사회 정의와 화해를 위한 종교의 역할을 물었다. 가톨릭언론인협의회가 주관했다.

박동호 신부(서울대교구 이문동 본당 주임), 남재영 목사, 도법 스님이 발제를 맡았으며, 채병관 교수(숭실대 기독교학과 초빙교수), 서화동 기자(한국경제신문 문화선임), 이대현 교수(국민대 언론학부 겸임)가 토론에 나섰다.

“대형교회는 청산해야 할 적폐. 교인들은 취향에 따라 예배와 찬양을 소비하는 종교적 문화소비자”

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장 남재영 목사는 ‘정의와 화해’라는 말 속에는 촛불 혁명의 요구인 우리 사회의 적폐 청산이라는 과제와 함께 새로운 사회와 국가를 세우기 위한 여정의 의미가 있다면서, 이는 “복음서의 가르침인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상징되는 종교의 사회적 책임도 포함한다”고 말했다.

남 목사는 “화해는 정의와 평화, 생명과 분리될 수 없으며 정의가 과정이라면 화해는 그 결과, 정의는 화해를 위한 대전제”라며, “정의를 외면한 화해는 죄악이다. 정의를 상실한 세상에서 모든 화해의 행동은 역겨운 짓”이라고 말했다.

그는 화해를 위한 대전제이자 과정으로서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종교의 역할은 “회초리를 들어 자본의 종아리를 내리치는 일이며, 작은 이들 특히 자본에 내몰린 이들이 눈물 흘리는 자리에서 함께 비를 맞으며 그들의 편에 서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 목사는 또 지나치게 자본의 논리에 빠져있는 한국 교회 특히 대형교회를 ‘적폐’라고 질타하면서, “대형교회는 하느님을 믿을 수 없다. 자본과 권력의 논리에 따르고 하느님의 이름을 부르며 재물을 섬기는 것이 가능한가?” 물었다. 

“길은 하나, 더불어 함께 어울리는 길뿐이다”

도법 스님은 불교의 화쟁 정신에 비춰 “상극을 넘은 상생의 길”을 강조했다.

그는 “고통과 불행을 몰고 오는 싸움을 넘어서고, 고통받는 이들이 싸움의 감옥에서 벗어나며, 궁극적으로 문제를 잘 풀어내고 다툼을 화해시켜 더불어 생명평화의 삶을 이루기 위해” 화쟁의 길을 가야 한다며, “또한 화쟁을 이루는 기적의 길은 ‘대화’”라고 말했다.

또 “화쟁의 대화는 너도나도 함께할 수 있도록 진실을 찾고 드러내는 과정이며, 누구나 동의하는 진실을 찾고 드러냈을 때, 다툼은 사라지고 화해가 이뤄진다”며, “편 갈라 싸우고 원한을 맺고 상대를 극복 대상으로 삼는 상극의 20세기는 지났고, 한 몸 한 생명의 관점에서 서로 원한을 풀고 함께하는 상생의 21세기가 도래했다. 길은 그 길 하나뿐”이라고 말했다.

   
▲ 가톨릭교회의 역할에 대해 발제한 박동호 신부는 "교회의 얼굴에서 사람들은 정의와 화해를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토론에 참여한 채병관 교수는 “급격한 경제 발전과 발맞춰 성장해 온 모든 한국 종교는 본연의 가르침을 넘어 기복신앙의 모습을 지녔으며, 한국사회의 온갖 사회적 불평등과 부정의의 모습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의 종교는 화합과 안정을 제시해야 한다. 경쟁과 반칙이 난무하는 한국 사회에서 화합과 동행은 모순적으로 ‘예언자적 종교’의 모습이 될 수 있으며, 그 대표적 예가 시민종교 형성을 위한 운동”이라고 제안했다.

채 교수는 “모든 종교 가르침의 근저에 흐르는 ‘시민종교’적 요소는 국민을 위로하고 화합하며 나아가 바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구심체가 될 수 있다”며, “(유교와 샤머니즘적 요소를 바탕으로 하는)윤리와 정의가 시민종교로서 구심체를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화동 기자는 “지금까지 제기됐거나 앞으로 제기될 문제들을 모두 정의와 화해의 차원에서 다루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문제는 화해와 정의의 방법에 있다”며, “사랑, 자비, 비움, 절제, 용기, 헌신, 배려와 같은 종교적 가치를 바탕으로 정의를 추구하면 화해에 도달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고, 용서 없는 화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종교계는 철저한 진실 규명과 실태 파악 위에 화해해야 할 당사자들이 마음의 여유를 갖도록 도와줘야 하고, 갈등의 중재자가 되어야 한다는 한편, “종교가 이러한 정의와 화해의 도구가 되려면 각 종교의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대현 교수도 사회 통합과 소통을 위한 종교의 역할에 앞서 세속화와 정치권력화, 우월성 다툼, 교단 중심의 이기주의와 같은 우선 종교 내부와 종교간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종교의 사회적 불안감 완화, 해소의 역할을 강조하고, “생활 종교로서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며, 지역 거점 중심이 아닌 소규모 공동체 중심으로 돌아가며, 개인적 차원을 넘어 불합리와 불공정 해소 등 사회적 차원의 ‘치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 교수는 사회적 통합을 위한 ‘언론’의 역할을 말했다. 그는 기존의 종교 관련 보도는 종단별 비중이 치우치고, 대표 종단의 행사나 명망 있는 종교 지도자들의 동정을 다루거나 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종교 보도에 있어 비판적 기능을 강화하고, 단순 보도나 상업적 보도보다는 종교의 본질과 가치를 깊이 있게 다룸으로써 종교의 의미와 역할을 드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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