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 매입 가능해져 공원 조성 물꼬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이하 사제단)이 2002년 6월 13일 미군 장갑차에 깔려 숨진 신효순, 심미선 양을 기억하는 ‘평화공원’을 만드는 모금에 동참한다.

사제단은 소식지 <빛두레> 5월 28일자에 “추모 15주기가 되는 올해, 드디어 사고 현장에 추모비를 세울 수 있도록 땅을 살 수 있게 되었다”며, 9월 말까지 모금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평화공원은 경기 양주의 사고현장에 만들어질 예정이다. 미선효순 추모비건립위에 따르면 그동안 현장 땅을 팔려 하지 않았던 토지 소유주가 땅을 파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현재 사고 현장 근처에는 미군이 세운 추모비가 있다.

▲ 사진 설명문 : 신효순, 심미선 양 추모비 '소녀의 꿈' 일부분. (사진 제공 = 미선효순 추모비건립위원회.)
추모비 건립위에 따르면 2012년 가로 3.6미터, 세로 1.2미터, 높이 2.4미터 크기의 시민 추모비 ‘소녀의 꿈’이 만들어졌지만, 추모비를 세울 부지를 마련하지 못해 기독교장로회 선교교육원 마당에 임시로 세워두고 있었으며 추모행사 때마다 트럭에 실어 옮기기도 했다.

추모비 건립위 박석분 위원은 이러한 변화에 대해 “올해 초에 양주시에서 애썼다”며, 6월 1일 계약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박 위원은 땅을 사는 데 필요한 1억 2000만 원 중 약 2300만 원이 모였다며, 오는 6월 8일 기자회견을 열어 모금 현황과 앞으로의 일정을 발표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추모비 건립위는 추모비 설치, 공원 조성비로 2억 3000만 원 추가 모금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6월 13일 오전 11시 양주 사고 현장에서 열리는 15주기 추모행사에 두 희생자의 유족들도 참여한다. 같은 날 오후 3시에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도 추모행사가 열린다.

2002년 11월 사건 당시 장갑차를 조종한 주한미군 페르난도 니노, 마크 워커는 미 군사법정에서 공무 중 과실 사고라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았고, 이에 대한 시민사회의 반발이 매우 컸다.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미군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2002년 겨울 계속된 대규모 촛불집회로 이어졌다. 당시 사제단과 천주교 사회단체들도 시국미사를 봉헌하며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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