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티에레스 신부] 5월 28일(주님 승천 대축일) 마태 28,16-20

주님의 육체적 부재는 제자들에게 분명한 책임들을 부과한다. 주님의 부재 그 순간부터 그들은 그분의 일을 계속할 것이다.

온 세계로 나아가다

마태오 복음의 마지막 다섯 구절은 전체 복음서에서 제시된 메시지를 포괄적이면서도 침착하게 마무리하고 있다. 방금 들은 것처럼 장면은 갈릴래아에서 벌어진다.(마태 28,10) 갈릴래아는 예수님이 대부분의 설교를 했던 자리였으며, 복음사가는 갈릴래아를 등장시킴으로써 역사적 예수와 부활한 그리스도라는 포괄적 정체성을 은근하게 강조하고 있는 것 같다. 만남은 매우 단순하다. 이 순간을 장엄하게 만드는 그 어떤 어마어마한 측면들도 보이지 않는다. 성경의 전통에서 산은 하느님이 당신을 드러내는 자리인데, 이 장면에서 우리는 그것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마태 28,16-17)

주님의 출현은 제자들에게 경배와 의심을 모두 일으킨다. 신앙의 명암 구도에서 보면, 의심은 믿음의 과정에 한 부분을 이루고 있다. 예수님은 열한 제자에게 마지막 말씀을 하고 그들 안에서 당신의 권한을 나타낸다. “하늘과 땅”은 존재하는 모든 것을 말하는 고전적 표현이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권한은 보편적인 것이다.(28,18) 그리고 나서 파견의 말씀이 따라오는데 사명은 “제자들을 만드는 것”이다. 이 표현은 “기쁜 소식을 선포하는 것”을 매우 구체화하는 표현으로, 우리는 마르코 복음에서 같은 말을 찾아볼 수 있다.(마르 16,15) 제자가 된다는 것은 복음을 받아들이고 예수님과 인격적 관계를 맺으며 그분을 따르고, 믿음을 공동체, 교회로서 살아가는 것이다.(마태 28,19)

모든 “백성들”은 제자들이 되어야 한다. 어떤 국가나 인종의 경계도 있을 수가 없다. 예수님의 권한이 보편적인 것처럼 제자로 만드는 것도 보편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백성들”은 또한 “국가들”로 번역될 수 있다. 아마도 이교도의 세계를 언급하는 것 같다. 이스라엘과 이방인들의 문제라는 구도는 우리에게 생소하고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여질 수 있다. 그러나 이 구도 안에서 우리는 사명의 정신 없이 작고 사적인 그룹들 안에 갇혀 사는 대신 어떤 사회나 문화에 복음을 접목시키는 영원한 사명과 과제가 우리에게 주어졌음을 깨닫는다. 주님의 명령은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이다.

▲ "하늘과 땅"은 존재하는 모든 것을 말하는 고전적 표현이다. (이미지 출처 = Pexel)

명령을 지키기

세례는 바오로 사도가 말하듯이 그리스도의 몸인 그리스도인들의 공동체에 들어가는 성사이며 효과적인 징표다.(마태 28,19) 세례는 주님이 명령한 모든 것에 순종하도록 가르치는 사명을 포함한다.(28,20) 삼위일체의 이름으로 주어지는 세례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과 분리될 수 없다. 성령의 역사에 의하여 이 메시지는 우리가 초대된 희망을 알아보는 마음의 눈을 밝혀 준다.(에페 1,18) 예수 승천 대축일은 이러한 희망이 증인으로 살아가는 우리의 사명을 유지시켜야 함을 상기하게 한다.(사도 1,8) 제자들은 갈릴래아에서 사명을 받는데, 이곳은 변방이었고 이방인들의 세계에 가까운 곳으로, 예루살렘이 있는 유대 지방의 율법 지지자들로부터 경멸을 받고 있던 곳이었다. 복음 선포는 이처럼 별로 중요하지 않고 무시받는 땅으로부터 시작된다. 이것은 단순히 지리적 문제만이 아니다.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오늘날의 세계와도 연관되는 부분이 있다.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갈릴래아는 바로 가난한 사람들의 세계이며, 어떤 예외도 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는 출발의 자리인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사명을 주님께서 늘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확신으로 수행할 것이다.(28,20)

 
 
구스타보 구티에레스 신부
1928년 페루 리마 출생. 의대를 졸업한 뒤에 사제로 살기로 결단했다. 사제가 된 뒤에는 리마 가톨릭대학에서 신학과 사회과학을 가르치면서 리마 빈민지역에서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목을 했다. 대표적인 해방신학자로 빈민의 관점에서 복음을 증거해 왔다. 주요 저술로는 "해방신학"(1971)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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