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ME 40주년.... ‘장수해로, 다산 부부’ 등 시상
매리지 엔카운터(ME) 한국도입 40주년을 기념하며 서울에서 전국 가족모임이 열렸다. 참가자들은 이날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부부를 비롯한 여러 신자들이 친밀하고 책임 있는 관계를 이루어 가도록 돕는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ME 40주년 전국 가족모임은 5월 21일 아침부터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가족모임 준비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 전국에서 모인 약 7700명이 참석했다. 중년 이상의 부부 참가자가 많았다.
ME는 1952년 스페인에서 시작된 세계적 가톨릭 운동의 하나로서, 결혼생활을 더 아름답고 높은 차원으로 성화시킨다는 내용이다. 한국에서 우리말로 이뤄진 프로그램은 앞서 영어 프로그램을 체험한 한국인 부부와 메리놀외방선교회 마진학 신부가 1977년 처음 시작했다. 당시 한국에는 부부문제, 가족 간 문제를 상담하거나 도와주는 기관이나 프로그램이 아주 부족했다.
“한국 가톨릭 대사전”에 따르면, 보통 금-일요일 2박3일 동안 진행되는 ‘주말 강습’이 이 운동의 기초이며, 부부 세 쌍과 신부 1명이 진행을 담당한다. 이들 부부가 결혼생활 체험에 대해 발표한 뒤 참가자들에게 질문하고, 이 질문에 대해 참가 부부들이 서로 대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40주년 가족모임에서도 점심시간을 앞두고 약 1시간 동안 이뤄진 주제발표는 부부와 사제 1명이 공동으로 맡았다.
이 운동은 ‘부부의 만남’이라는 뜻의 스페인어 ‘엔쿠엔트로 콘유갈’(Encuentro Conyugal)로 불렸고, 오늘날 많은 나라에서 영어인 매리지 엔카운터(Marriage Encounter) 또는 약칭 ‘ME’로 부른다.
한국ME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국의 ‘ME 가족’은 부부 9만 2000쌍, 사제 1600여 명, 수도자 1900명이 있다. 2016년 전국에서 3591명이 ME 프로그램을 수료했다.
점심시간 이후에는 몇 시간 동안 각 교구 가족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여러 부부가 무대에 올라 활기찬 몸짓과 춤으로 가족이 겪는 기쁨과 어려움을 표현한 공연이 많았다.
가족모임은 미사와 함께, 오랫동안 결혼생활을 이어 온 부부, 자녀가 많은 부부, 각종 캠페인 우수 부부 등 공로자들에게 상을 주며 끝났다.
여섯 자녀를 둔 의정부교구 신자 이남주 씨(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안현정 씨(율리아나)도 이날 ‘다산 부부’ 상을 받았다.
모임이 끝난 뒤 안현정 씨는 “다섯째, 여섯째 낳을 때는 무척 힘들었는데 예수님 덕분에 순명하며 낳았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다섯째, 여섯째 자녀가 태어났을 때는 부끄럽고 친척들도 힘들어 했다면서, “키우고 보니 (자녀들도) 효도하고 너무 좋은 것 같다. 순명하고 낳기를 정말 잘했고 예수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가족모임 미사를 주례한 염수정 추기경(서울대교구장)은 “저도 오래 전 ME 주말(프로그램)을 체험했다”며 “이 체험은 제가 사제로, 주교로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ME는 부부만 잘 사랑하며 지내기 위한 운동이 아니”라며 “사회와 교회 안에서 빛과 소금이 되어 그리스도의 복음과 사랑을 전하고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도 유종만 신부(서울대교구)를 통해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우리 부부도 기회가 된다면 한번 참여해 보고 싶다”며 한국ME 40주년을 축하하고 발전을 기원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