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 타우 십자가. (이미지 출처 = commons.wikimedia.org)

타우 십자가(Tau Cross)*

- 닐숨 박춘식


하늘 어머니께서
타우 십자가를 들고
한반도의 오월을 득득 긁어신다
굵은 땀으로 호미질하신다

오월의 새들이 짝지어 노래하지만
오월의 나들이가 즐겁지만
오월의 꽃다발이 분주하지만
마음 밭에는 거짓과 아픔이 가득하다

오월이, 여름 가을로 이어지는 동안
타우 십자가는
하늘 어머니 손에서 파아란 깃발로
고운 빛을 발산하리라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7년 5월 22일 월요일)

*타우(T)는 십자가를 표시하는 것으로 히브리어 알파벳의 22번째 글자, 즉 마지막 문자다. 타우는 성서적 의미에 있어서 하느님의 것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중략) 프란치스코 성인이 타우 표를 알게 된 것은 1215년의 일이다. 당시 교황 인노첸시오 3세께서 제4차 라테라노공의회를 공고하는 편지에서 이 타우 표를 참조.... (중략) 성 프란치스코는 이것을 잘 이해하고는 그때부터 이 타우 표를 사인으로도 쓰고, 형제들의 침실의 문을 이것으로 꾸미기도 하고(이집트 과월절의 히브리인들의 문처럼), 기적을 하기 전에도 사용하였다. 요사이는 타우 표를 성 프란치스코 1, 2, 3회원들의 배지로도 사용하고 있다. 타우의 표는 하느님의 것이란 뜻이며, 타우의 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하느님의 것임을 알고, 믿고 생활하는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홈페이지에서 퍼옴)

타우 십자가는, 가끔 농사꾼이 사용하는 연장으로 보이는 것은 제가 시골에 살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타우 모양으로 호미를 만들면 아주 좋으리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오월의 타우 십자가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하느님께 온전히 맡기고 싶은 간절한 원의를 이끌어 주고 있으며, 동시에 타우 십자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땅의 모든 존재를 귀하고 곱게 여기려는 자세를 가지게 합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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