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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청소년 알바, 모든 문제의 시작"청소년인권복지센터 이로사 팀장
정현진 기자  |  regina@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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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18  17: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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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라는 노동으로 내몰리는 청소년들.

학교 안팎의 청소년 4명 중 1명, 특성화학교 청소년들은 무려 50퍼센트 이상이 노동 현장에서 살아가고 있다. 일하는 청소년들의 비율은 점점 늘어 명실상부 사회현상이 됐지만, 여전히 일상적인 부당 대우와 심지어 죽음에 이르는 고위험,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며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2014년 낸 보고서 ‘청소년 아르바이트 실태조사 및 정책방안 연구’에 따르면 15세에서 18세 미만 청소년 중 한 번이라도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비율은 25.1퍼센트로, 고등학생은 4명 가운데 1명, 특성화고등학교는 절반 이상이 아르바이트를 경험하고 있다.

아르바이트 참여 이유는 경제적 이유가 가장 커서 가정환경에 따라 아르바이트 참여율이 차이를 보이며, 특히 저소득, 조손가정 등 취약계층 청소년일수록 아르바이트 참여율이 높다.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아르바이트 직종은 음식점 서빙, 전단지 돌리기, 뷔페나 연회장 안내 및 서빙 등이며, 사업장 규모는 대부분 소규모 작업장으로 5인 미만 사업장 아르바이트 비율이 42.4퍼센트다. 이 마저도 고용안정성이 낮아 대부분 3개월 미만의 단기 아르바이트다.

경제활동을 하는 청소년 수 증가율은 통계청과 여성가족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00년 66.1퍼센트였던 전, 후기 청소년(15세부터 24세) 고용율은 2016년 69.9퍼센트로 늘었다.

이 가운데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비율은 25.5퍼센트로 중학생은 더 낮아 13퍼센트에 그친다. 임금체불과 미지급, 초과 노동 등 부당 처우는 아르바이트생의 31.9퍼센트가 겪었으며, 이들 가운데 71.7퍼센트는 부당 대우에 적법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사직이나 이직을 선택했다.

그러나 각 사업장의 청소년 노동권 인식이 낮아 최저임금 규정, 유해업종 채용금지 외 유급휴일과 휴게권 보장, 부당처우에 대한 신고전화 설치, 노동권리 교육 등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사회적 인식이다. 청소년들의 아르바이트는 생계와 관련 없다거나 낮은 대우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이런 현실에서 일하는 청소년들은 일터에서 노동 강도와 인권침해, 경제적 압박 무엇보다 해결할 방법이나 의지를 찾지 못한 채 실제로 죽거나 상처투성이로 지내고 있다.

   
▲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일하는 청소년들의 부당처우 경험 통계. (자료 제공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청년에 대한 대접도 엉망인데 청소년을 누가 사람대접 하나요?” 어느 청소년의 한마디

청소년인권복지센터 ‘내일’에서 ‘일하는 청소년 지원 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이로사 씨는 일하는 청소년 노동 실태와 이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에 대해 “혹시 웨딩홀이나 식당에서 일하는 청소년들을 보면 어떤 대화를 꺼내는지....”라고 묻고 싶다는 말로 대신 했다.

그는 “우리가 먹고 놀고 즐기는 공간 어디에든 일하는 청소년들이 있다. 그나마 청소년이 점점 보기 힘든 것은 그 일자리조차도 줄어들어 점점 더 힘든 곳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라며, “장시간 서서 접시를 나르고 숨 쉴 공간 하나 없이 일하지만 정작 문제제기를 하려면 해고를 감수해야 하는 현실을 말도 못하고 앓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사 씨는 청소년 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 특히 고용노동부의 태도에 대해 말했다.

정부는 청년, 청소년노동, 이른바 ‘열정 페이’ 등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해결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그런 시도는 사회적 요구에 떠밀려 거시적이고 체계적이라기보다는 그때그때 벌어지는 문제에 따라 정책을 만들기 때문에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한다.

그는 일하는 청소년들과 함께 하는 활동가 입장에서 보면 가장 열악한 자리의 노동 현실, 즉 청소년 노동과 같은 사회문제가 우리 사회의 모든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며, “정부는 큰 사안도 해결하지 못하는데 그것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다는 태도가 보인다. 이는 가장 직접적으로 민원을 접하는 근로감독관의 태도와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2014년 8월 근로감독관 집무규정을 개정해 기간제나 단시간노동자에 대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500만 원 이하 과태료를 즉시 물리도록 했다. 그러나 실제 현장의 실행 여부는 근로감독관 개별 의지에 달려 있어, 사업주와 진정인 사이에서 타협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이로사 씨는 “그나마 활동가들이 문제를 알아내 문제화하면 반응하는 것 같지만, 근본적으로 청소년 노동문제의 진짜 현실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그러니 그때마다 미봉책에 머무르고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고 했다.

“권리침해를 당해도 말조차 못하는 청소년들이 자꾸 눈에 들어옵니다. 얼마 전 7개월간 고소를 진행해 해결한 웨딩홀 서빙 청소년들의 사례는 2년 가까이 굴욕적 노동을 참은 결과였어요. 오늘 상담한 한 청소년은 피를 말리는 실적압박에 밤 11시까지 일을 하고도 온갖 욕설을 들어야 했죠. 학교나 사회는 원래 그런 거라고 왜 못 참냐고 하지만, 혼자 울면서 모멸감을 느끼고 괴로워하는,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청소년 노동자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이로사 씨는 청소년 노동에서도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직장 내 성희롱이라며, “폭력이 일상화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서빙을 하면서 수시로 성추행당한 한 청소년은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폭력에 대해 사장도 대응을 하지 않고 자신도 결국 무감각해졌다며, “참고 익숙해진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쌓인 억울함, 원망, 불신은 자기 자신을 공격하고 증오하게 되면서 심리적 왜곡, 즉 가정폭력 피해자들과 같은 트라우마를 겪게 된다”고 우려했다.

   
▲ 청소년 아르바이트 10계명. (자료 출처 = 고용노동부)

“청소년 노동 문제는 개별 이슈가 아니라 모든 노동 문제의 근본적 해결과 맞닿아 있다”

이로사 씨는 청소년 노동문제의 해결은 법적, 제도적 문제를 넘어 “민주주의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자신의 노동을 존중하고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교육, 학교 교육에서부터 민주주의를 학습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며, “결국 노동이 당당한 사회 분위기, 고졸로 살아가도 아무 장애가 없는 사회, 비정규직을 줄이고 비숙련 노동자에게도 기본적 생활을 보장하는 사회가 되는 것”이 해결 방향이라고 했다.

또 단기적으로는 청소년들에게 문제 해결의 의지를 심어 줄 수 있는 노동인권교육의 상시 진행, 학교 안의 상시적 상담창구 운영과 인력 및 재원 재배치가 필요하다며, “학교 밖의 기관들도 변해야 한다. 청소년 관련 정부 기관이 청소년노동인권 전문가 집단과 연계하고, 이를 실적의 방편이 아닌 신뢰 구축, 청소년 노동 현실에 대한 진정성있는 응답으로서 기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소년들에게도 “동료와 조력자를 찾으라”고 당부했다.

청소년들이 문제를 겪을 때 정작 정보는 넘치는데 스스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것은 “동료가 없기 때문”이라는 그는, “문제는 아무리 사소해도 혼자 해결하려면 외롭고 힘들다. 일하는 청소년이 겪는 문제를 동반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같이 해결해 나가는 조력자를 찾는 것이 중요한 지점이며, 그런 관점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청소년 특히 노동현장 어디에나 있는 청소년들에 대한 교회의 역할을 묻자, 이로사 씨는 “왜 일하는 청소년들은 교회를 다니지 못하는 것일까? 왜 교회에는 일하지 않아도 되는 청소년만 있는 것일까”라고 되물었다.

그는 “교리를 배우고 미사에 참례하는 중에도 일하는 보람과 수고로움에 가치를 돌리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교회라면 어떤 반응이 일어날지 생각해 보자”며, “어쩌면 (청소년)사목은 청소년들이 일하는 번화가 거리에 있어야 할지 모른다”는 말로 갈음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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