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집회에 참여하다보며 듣기 거북한 욕을 하며
지나가는 운전자들이 있다.
"이 개00들, 데모만 하면 다냐?"
한두 번 들어본 욕이 아니지만 들을 때마다 마음이 찹찹하다.
집회 때문에 교통이 불편할 수도 있지만 그것만이 전부가 아닌데,
어쩔수 없이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이 자리에 모인 것인데...

이자리에 모이기까지 너무나 많은 아픔이 있는데,
왜 몰라주는 것일까?

2006년8월1일, 포항건설노조 하중근 조합원이
경찰이 휘두른 방패에 머리를 맞아 목숨을 잃었다.

하중근 조합원 동료들이 서울로 올라와
책임자 처벌과 '근로기준법' 준수를 요구하는 선전물을
서울시내 곳곳에서 배포했다.
그러나 그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은 없었다.

자신들의 사랑하는 동료가 목숨을 잃었지만,
정부도, 언론도, 일반시민들도 그들의 호소에 귀기울여주지 않았다.

“사람이 죽었는데, 이럴수가...”

선전물을 배포하다가 피곤함과 허탈감으로 지하철역에 주저앉은 노동자,
상복을 입고 깊은 시름 속에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노동자,

분명 예수님께서는 시름에 빠진 노동자들과 함께 계실 것을 믿는다.
하느님의 생명이 노동자들의 절망을 걷어내고
환한 기쁨으로 다가올 예수님의 부활,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에서 이뤄질 그 날을 기다린다.

/두현진 2008.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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