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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들은 왜 개표참관인으로 나섰나공정한 투개표 관리로 이어진 참여 열기

5월 9일 대통령선거에서도 수많은 시민들이 투표, 개표참관인으로 참여해 긴 시간을 보내며 선거 과정을 지켜보고 도왔다. 물론 이 가운데 가톨릭 신자 등 그리스도인들도 있었다.

투표참관인, 개표참관인은 수당 4만 원을 받지만, 투개표가 공정하게 이뤄지는지 오랜 시간 동안 지켜봐야 하는 일이다.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대선 날에 투표소, 개표소에서 하루를 보낸 신자들은 어떤 생각으로 참여하고, 무엇을 얻었을까?

오영주 씨(율리안나)는 사전 투표와 개표 참관뿐 아니라 사전 투표함 지킴이 역할까지 했다. 그는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선거문화를 만들기 위해 참여했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선거일인 9일 저녁 8시부터 다음 날인 10일 아침 6시까지 밤 새워 개표를 지켜봤다. 그는 투표나 개표는 다 공무원의 일인 줄 알았는데, 시민들이 이렇게 참여할 수 있다는 걸 알았고, 매우 보람됐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시민이 직접 부정선거를 감시하겠다는 취지로 시민단체 ‘시민의 눈’이 발족했다. 시민의 눈은 투표, 개표 참관뿐 아니라 선관위 사무실의 투표함보관소 앞에서 보관소에 출입하는 사람들을 감시하고 개표 당일 이송차량이 안전하고 정확하게 개표장에 도착하는지 확인하는 사전투표함 지킴이 역할을 자처했는데, 오 씨도 이에 참여했다. 그는 일주일간 텐트를 치고 지킴이 역할을 하면서 함께한 사람들과 관계가 돈독해졌고, 촛불집회에 함께하는 것 같은 감동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회 일각에서 나온 ‘개표 조작’에 대한 의혹과 걱정은 투표함 보관과 개표 과정에 대한 뜨거운 관심으로도 이어졌다.

   
▲ 개표참관인들이 주변에 둘러 서서 집계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송기훈

박신안 씨(베로니카)는 개표 부정 의혹을 다룬 다큐멘터리 “더 플랜”을 보고 ‘시민의 눈’ 활동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했다. 그래서 이 단체에 가입했고 투표 참관에 나섰다.

그는 요양원, 장애인 시설, 교도소 등 유권자들이 투표소까지 올 수 없는 곳에 선관위가 직접 찾아가는 ‘거소 투표’에 참여했다. 사실 거소투표의 참관은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지 않다. 10명 정도가 선거에 참여하는 기관을 참관인까지 일일이 가기에는 사람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민의 눈’이 거소투표 참관을 요청했고 박 씨가 참여했다.

그는 선관위에서 친절하고 투명하게 잘 보여 주지만, ‘만약 참관인이 없었다면’ 어떤 상황일지는 모르는 것이기에 현재 거소투표에 관한 원칙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선거일에는 아침 5시부터 주민센터에 가서 오후까지 투표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는 이른 시각부터 나서서 힘들었지만, 투표 과정, 원칙 등 많은 점을 알게 되었고, 많은 이들이 투표하는 모습을 죽 보고 있으니 참여 의지와 열망이 느껴져서 감동했다고 한다.

개신교 신자인 송기훈 씨는 경기 과천에서 정당이 선정한 개표참관인으로 참여했다. 그는 2012년 대선에서 개표 조작이 있었다는 의혹에 동의하지 않지만, “더 플랜”과 같은 문제제기가 선거 참관에 대한 관심을 높여 줬다고 본다.

송 씨는 이런 논란 때문인지 “개표참관인들이 가장 주목한 것은 미분류 표를 확인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 이 때문에 선거 공무를 맡은 이들과 참관인 사이에 사소한 일로 언쟁이 생기는 등 예민한 분위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의 개표참관인 역할은 9일 오후 6시 30분부터 새벽 1시까지 이어졌다. 송 씨는 “조직적으로 준비해 오시는 분들이 촬영 등을 적극 했고, 나는 처음이어서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보고 배웠다”고 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른 개표참관인은 개표소 안에서 개표상황을 순회, 감시, 촬영하는 역할을 한다. 또 투표의 효력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개표 관련 위법사항을 발견한 때에는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

송 씨는 “투표함이 제대로 봉인되지 않은 채 온 게 있어서 선관위 직원과 말다툼도 있었다”면서, 개표참관은 “집중력이 필요한 일”로 “얕잡아 볼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개표 과정의 실수나 문제점을 ‘표 숫자만 맞으면 된다’는 식으로 넘어가려는 일은 갑작스럽게 생겼기 때문이다. 송 씨는 “이런 데 대응하는 것이 (개표참관인으로 참여한) 시민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권자의 선거 감시 역할이 “종교를 넘어서 시민을 조직하고, 함께할 수 있는 훌륭한 장이 될 수 있다”며 “다양한 참여가 늘어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투표나 개표 참관인은 각 선거에 후보를 낸 정당이나 무소속 후보가 선정해 지역 선관위에 통보함으로써 결정된다. 따라서 참관인으로 참여하려면 투표일 전에 미리 어떤 정당이나 후보자 사무소에 연락해 신청해야 한다. 투표참관인은 오전과 오후로 나뉘며, 하루 내내 할 수도 있다.

   
▲ 개표한 뒤에 기계에 정리한 투표지를 넣으면 집계가 시작된다. ⓒ송기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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