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망재단, 지금여기 공동 캠페인 - 42] 캄보디아 청년들이 농촌 발전의 꿈을 이루는 데 보태 주세요

국제개발협력단체인 한국희망재단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가난하고 소외된 지구촌 이웃들에게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는 공동캠페인을 2017년 한 해 동안 진행합니다. 5월에는 캄보디아 바탐방 농촌마을에서 일어나고 있는 청년들의 빈곤탈출 노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편집자

시대가 변하면서 서구 식습관이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침투해 왔지만, 한국인의 밥상에서 쌀밥을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만큼 쌀은 식탁의 중심에서 우리 식량 안보에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비단 우리나라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쌀은 경제적인 가치 면에서 최고의 자리를 고수하며 가장 중요한 식량자원으로 꼽힙니다. 지난 2014년 쌀 생산량은 7억 4000만여 톤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그중 90퍼센트가 아시아에서 생산되고, 타이와 베트남, 캄보디아가 속한 동남아시아가 28퍼센트였습니다.(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 2014)

대부분은 수출이 목적이었으나, 쌀 자급을 통한 빈곤탈출도 함께 모색한 나라도 있었는데, 앙코르와트와 킬링필드 하면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캄보디아가 대표적입니다.

농업 - 빈곤탈출을 위한 기회

캄보디아는 수자원이 풍부하고 넓은 농지와 알맞은 기후 조건으로 벼농사를 짓기에 여건이 좋습니다. 인구의 78퍼센트가 농촌 지역에 살고 전체 노동 인구의 45.3퍼센트가 농업 부문에 종사하며, 농업은 캄보디아 GDP의 29.7퍼센트를 차지하는 사실이 이를 보여 줍니다.(2014년 기준. Export.Gov., U.S. International Trade Administration 미국 상무부 국제무역관리청 수출포털) 이러한 점에서 농업진흥은 경제성장과 빈곤탈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농업을 경제발전의 주축으로 삼고 농업 생산량 향상과 쌀 수출량 확대를 위한 정책을 수립, 실행에 옮기며 이웃 국가인 타이와 미얀마, 베트남과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2015년까지 도정된 쌀 100만 톤을 수출하겠다는 정책이 대표적입니다.

지난 10년이 캄보디아 농업의 황금기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12년까지 농업부문 성장률이 매년 5.3퍼센트에 달하였니다.(Cambodian Agriculture in Transition: Opportunities and Risks, World Bank, 2015.8.19)

농업이 양적으로 성장하면서 캄보디아 빈곤계층 감소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실제로 캄보디아는 국민 모두가 먹을 수 있는 식량 이상으로 실제 생산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캄보디아는 여전히 식량부족과 영양불균형 문제로 시름을 앓고 있습니다. 정부 주도의 강력한 농업장려정책으로 국가빈곤을 극복하려 노력해 왔지만 동남아시아의 최빈국이라는 오명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 가축을 이용한 전통 농법으로 생산성이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진 출처 = 세계은행)

캄보디아 농업성장의 이면

문제는 대다수의 빈곤국가가 그렇듯이 캄보디아 역시 빈곤이 개선되어 가고 있는 것 같지만, 인구 대부분이 시골에 사는 빈농이라는 점을 감안해 볼 때 농촌빈곤을 극복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개발 과정에서 파생된 도시나 관광지와 농촌 사이의 소득 불균형뿐만 아니라, 이렇다 할 관광 인프라가 없는 외진 시골 지역은 전통적 농법을 이용한 농업에 의존해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고소득을 올릴 기회는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또한 낮은 농업생산성은 청년의 도시 이주와 이웃 나라로의 불법 이민을 양산하고, 결국 농촌 지역사회의 붕괴를 가속화시켜 다시 농촌빈곤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이끌게 됩니다. 한 예로 캄보디아 서북부에 있는 제2의 농업 지역인 바탐방 주는 젊은 층이 일자리를 찾아 인근 국가인 타이로로 불법 이민을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타이에서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한 채 차별과 노동착취, 더 나아가 인신매매와 같은 사회적 문제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떠난 농촌마을은 결국 농사를 지을 인력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남겨진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사실 캄보디아 농업 부문의 획기적 성장은 농지개간이 이루어지면서 재배 면적이 확대되어 나타난 결과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확장시킬 만한 농토가 그리 많지 않고, 농산물 생산비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나 단위 면적당 거둬들이는 수익은 크게 늘지 않아 성장 지속성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년간 농업 성장률은 2퍼센트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Cambodian Agriculture in Transition: Opportunities and Risks, World Bank, 2015.8.19)

▲ 추수하는 캄보디아 농민들. 적절한 관개시설만 확보되더라도 일 년 중 삼모작이 가능합니다. (사진 출처 = UNDP Cambodia)

지속가능한 농업 성장의 필요성

결국 양적 확대가 국가 전체의 빈곤률을 상당부분 감소시켰을지 몰라도 실제 잠재적 취약 계층은 오히려 점점 늘어나는 모순이 발생했습니다. 즉 빈곤을 벗어난 농민들은 여전히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언제든지 빈곤률이 다시 올라가게 될 위험을 안고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전통적으로 식품 수입이 많은 캄보디아에서,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 수입품에 비해 가격이 높아 시장경쟁력이 떨어져 성장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은 균형 잡힌 영양식을 섭취하지 못해 성장 장애를 겪게 되기도 하는 등 예상치 못한 문제도 발생합니다.

농업성장률의 둔화 추세를 극복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요인은 아무래도 농업생산성이 낮다는 데 있을 것입니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에 의하면 쌀 생산의 경우 2014년 벼 재배 면적은 285만 헥타르 정도이고, 약 930만 톤 가량을 생산하여 헥타르당 3.2톤이었습니다. 이는 2000년 초반 2.1톤/헥타르였던 생산성이 매년 3.7퍼센트씩 증가한 결과입니다. 그럼에도 동남아시아 평균치인 4.3톤보다 낮고, 선진화된 농업기법을 사용하는 우리나라(6.9톤/헥타르)와 일본(6.7톤/헥타르)과 비교해 보면 한참 밑도는 수치입니다. 수자원 자체가 부족한 것은 아니나 여전히 관개시설이 미비하고, 일일이 손으로 모를 심고 소와 같은 가축으로 농사를 짓는 전통적인 농경법이 아직도 사용되어 생산성을 높이기 어렵습니다. 뿐만 아니라 수확 후 가공 처리하는 도정기술과 시설, 유통관리가 부족한 것도 한몫을 합니다. 이로 인해 연간 3모작이 가능함에도 실제로는 2모작도 어려워, 농업을 통한 빈곤탈피에 한계가 있습니다.

▲ 협동조합 운영과 활성화를 위해 논의하는 청년들. (사진 제공 = 한국희망재단)

농촌 공동체를 살리기 위한 노력 - 청년협동조합 프로젝트

지난해 바탐방 지역 청년들이 주축이 되는 청년협동조합이 한국희망재단의 지원 아래 설립되었습니다. 청년협동조합은 농촌 지역 농업활성화와 소득증대에 있어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다리 역할을 합니다. 건강한 먹거리를 매개로 마을 안에서 시장을 형성하고, 지역 내 생산과 소비를 활성화시킵니다. 협동조합을 통해 농민들은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만들어 지역 농산물에 대한 신뢰를 쌓고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받게 됩니다.

이러한 청년협동조합에 새롭게 농기계를 지원하여 농산물 생산성을 확대시키고, 조합원 여부에 상관없이 기계를 빌려 쓸 수 있게 함으로써 소득이 적어 농기계를 살 수 없었던 농민들에게 농기계 구매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농기계 사용을 통한 농업근대화는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나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불법이주하게 되는 현상을 방지하고, 시골 농촌지역에 정착하여 마을발전을 위해 일조하는 데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될 것입니다. 결국 이는 농촌마을 공동체의 농업활동에 활력소가 되어 지속적 농업발전과 자립, 그리고 궁극적으로 빈곤탈출의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2015년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온 청년협동조합, 아직은 시작 단계이지만 캄보디아 바탐방 지역 농촌 지역 청년들에겐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협동조합은 바로 캄보디아 시골의 가난한 농민들의 미래이자 농업성장의 꿈을 실현시켜 줄 디딤돌이 되어 줄 것입니다.

▲ 농기계를 이용한 경작은 생산성 확대와 농촌공동체의 안정적 성장에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사진 제공 = 한국희망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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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희망재단(이사장 최기식 신부)은 가난과 차별로 소외된 지구촌 이웃을 지원하기 위해 2005년 설립된 국제협력단체입니다. 일시적, 응급 구호가 아닌 국가 마을공동체 개발을 통해 주민들이 스스로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고 있고, 현지 NGO와 협력해 사업을 추진합니다. 현재 인도와 방글라데시, 짐바브웨, 탄자니아 등 8개국에서 식수 개발, 빈곤 극복, 집짓기, 빈곤아동 교육사업 등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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