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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지 않았다[장영식의 포토에세이]

   
▲ 사드 추가 반입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이 5월 2일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열렸습니다. ⓒ장영식

3년 전, 밀양 행정대집행이 있었습니다. 참혹했었습니다. 마지막 남은 농성장 다섯 곳을 철거하기 위해 전국에서 3000명이 넘는 경찰이 동원됐습니다. 행정대집행 전날 밤, 부북면 위양 마을로 들어오는 경찰버스의 불빛 행렬은 장관이었습니다. 행정대집행 날의 새벽, 산길을 올라오는 수많은 경찰의 군홧발 소리와 화악산에 울려 퍼졌던 할매들의 절규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 소성리 할매 할배들은 사드 추가 반입을 반대하며 다시 일어나 "우리는 지지 않았다"라고 외칩니다. ⓒ장영식

행정대집행이 끝나고, 할매들은 병원으로 실려 가고 남은 이들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부짖었습니다. 쓰러져 울부짖었습니다. 그러나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누군가가 기타를 잡았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짓밟히고 찢겨지며 나뒹굴었던 몸을 일으켜 손뼉을 치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눈물과 먼지 범벅이었던 얼굴에서 웃음과 노래가 나왔습니다. 상상할 수 없는 광경이었습니다. ‘고향의 봄’을 부르며 그 참혹했던 농성장을 뒤로하고 어두운 산길을 내려왔습니다. 험한 산길을 내려오던 할매는 외쳤습니다. “우리는 지지 않았다”라고 말입니다. “우리는 다시 일어설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 원불교에서는 매일같이 소성리 마을회관에서부터 진밭교까지 평화를 염원하는 순례를 하고 있습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장영식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작은 마을에 미군이 들어왔습니다. 그 미군들을 위해 8000명이 넘는 경찰이 동원됐습니다. 그것도 고물 사드를 갖고 와서는 10억 달러를 청구하겠다고 합니다. 도적놈도 이런 도적이 없고, 강도도 이런 날강도가 없습니다. 소성리 할매 할배들은 난리도 아니었던 그 새벽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 참혹했던 새벽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도 소성리 할매 할배들은 그 새벽을 딛고 일어나 외칩니다.

“우리는 지지 않았다.”

   
▲ 천주교에서도 매일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장영식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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