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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빈민사목위 30주년, “가난한 사람과 함께”향후 10년 의제 발표 등 기념행사
강한 기자  |  fertix@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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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02  11: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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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가 4월 30일 설립 30주년을 기념하고, 과거를 기억하며 가난한 이들과 함께 희망을 찾겠다고 다짐했다.

기념행사는 빈민사목위와 긴밀히 함께해 온 한국도시연구소 두 연구자의 강연으로 시작됐다.

이원호 책임연구원은 서울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는 주거취약계층 문제를 소개하며, “가난한 사람들은 여전히 개발, 계약 갱신 등의 이유로 쫓겨나는 상황이며 심각한 주거 불평등이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쌀값은 단 50배 오르는 동안 평균 땅값은 3000배가 올랐다”며 “부동산 공화국으로 불리는 사회가 가난한 사람들의 목을 조이는 상황이 여전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교회가 가난한 이들의 연약한 상태에 동감할 뿐 아니라, 그들의 몫을 찾기 위한 싸움이 정당함을 생각하며 연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연구원은 용산참사 진상규명 및 재개발제도개선 위원회 사무국장으로도 일해 왔다.

최은영 연구위원은 “최저 주거기준이 실현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은 주택 문제에 종교의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며, 특히 임대료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집과 관련해 세대 간 갈등이 크다며 종교계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연에 대한 응답으로 박경근 신부(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부국장)는 “안정적 환경이 확보되는 적절한 주거권이라는 말씀이 인상적이었다”며 “주거권을 비롯한 인간의 기본적 권리가 회복되고 실현되도록 살아가는 것이 이 시대의 사목자들과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중요한 사명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미사 도중 2019년까지 활동할 10여 명의 빈민사목위원이 위촉장을 받았다. 위원회에는 위원장 나승구 신부와 남해윤, 이강서, 임용환, 이영우, 나충열, 안광훈 신부 등 빈민사목 사제, 류지현 씨, 최옥숙 수녀 등 선교본당 관계자, 한종만 명례방협동조합 이사장, 최은영 연구위원 등 사회정책 전문가가 참여한다.

   
▲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에서 활동하게 된 이들이 위촉장을 받고 있다. ⓒ강한 기자

“모든 사목현장에 빈민사목의 영성과 실천 확산되길”

유경촌 보좌주교(서울대교구 사회사목 담당 교구장대리)는 미사 강론에서 “교구 전체, 그리고 모든 본당이 빈민사목에 온전히 투신한다면 굳이 빈민사목위나 선교본당이 따로 필요 없을 것”이라며, 빈민사목위와 선교본당이 “그런 관심과 일을 미뤄 놓고, 나머지는 신경 안 써도 되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는 알리바이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유 주교는 “서울은 빈부의 차이, 양극화가 다른 어느 지역, 교구보다 극명하게 드러나는 도시이고 교구”라며 “빈민사목의 경험과 비전을 지속적으로 교구 내 모든 사제, 수도자, 신자들에게 나눠 줌으로써 모든 사목현장 구석구석에 빈민사목의 영성과 실천이 확산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더 많은 신부님이 선교본당에 투신하고 (선교본당에 있던) 기존 신부님이 일반 본당에 나가서 그 본당을 선교본당화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도 한다”고 덧붙였다.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기념행사에는 120여 명이 참석했으며, 유 주교 등 12명의 사제가 미사를 공동집전했다.

장위1동 선교본당에서 활동해 온 문정호 씨(발렌티노)는 전에 비해 “빈민사목이 많이 발전된 것 같다”면서 “지금은 여러 분야로 나뉘고 체계적”이라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신자들 간에 각양각색으로 소통할 수 있는 선교본당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 2015년 겨울 삼양동 선교본당 곁에 있는 강북 평화의 집 봉사자들이 반찬배달 봉사를 하고 있다. ⓒ강한 기자

‘빈민사목위원회 40년 의제’ 발표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는 1987년 4월 28일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가난한 사람들이 온전히 해방되는 사귐, 섬김, 나눔의 공동체를 이룬다는 목표로 서울대교구장 자문기구로 만들어졌다.

기념행사 참석자들은 위원회가 만들어지는 데 김수환 추기경, 정일우 신부, 빈민운동가였던 제정구 씨의 역할이 컸다고 입을 모았다. 설립 당시 명칭은 도시빈민사목위원회였으며, 1995년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빈민사목위의 활동 중 빈민지역에 대한 복음화 거점으로 ‘선교본당’, 그리고 일자리 창출, 상담, 주거복지 등을 위한 센터인 ‘평화의집’ 설립은 1998년부터 본격화됐다. 이는 특히 1997년 IMF 구제금융사태와 관련이 깊었다. 현재 빈민사목위는 삼양동, 금호1가동, 무악동, 봉천3동, 장위1동 등 5개 선교본당을 운영하고 있다.

이날 빈민사목위는 ‘빈민사목위원회 40년(2017-2026) 의제’를 발표했다. 이 문서는 빈민사목위 설립 30주년을 맞아 앞으로 10년의 활동방향을 의논해 정리한 문서로 80여 쪽 분량이다. 위원회는 의제와 여러 참고자료를 모은 책 “이웃이 되어 준 사람”을 배포했다.

의제에는 가난, 사회, 빈민사목위의 영성과 정신, 조직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의제에서 위원회는 “(빈민사목위와 교회가) 권력의 폭력과 물질중심의 사회를 철저하게 거부하고 기득권을 갖고 있는 정치권이 내놓는 사회의 정책적인 모순들에 저항함으로써 사회변화를 일으키는 촉매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의제를 실천해 “위원회의 설립 원형을 기억”하고 “가난한 사람과 함께 미래의 희망과 새로움을 찾아가”며, “가난한 사람과 가난한 현장 그리고 천주교회와 한국 사회에 그 몫을 다하고자 하는 지침이며 안내서”로 삼겠다고 밝혔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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