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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과 영성
지적장애우들의 고해성사는?[교회상식 속풀이 - 박종인]
박종인  |  editor@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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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19  10:3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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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를 가진 신자분들을 수시로 만나는 형제 사제가 있습니다. 부활절을 앞두고, 또 성탄절을 앞두고 이분들을 만나 고해성사를 하도록 시간을 마련하는데 자신이 그분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있는지 답답했나 봅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장애로 인해 원활한 의사소통이 어렵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닙니다. 그분들의 고백을 충분히 못 들었다 하더라도 자비로운 하느님의 마음을 느끼며 사죄경을 바치는 것으로 성사를 집행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반복되는 성사이다 보니 그냥 사죄경만 읊어 주고 보내 드리는 것이 어째 성의없다는 기분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입장을 바꿔 보면, 고해를 해야 하는 당사자도 답답할 거란 짐작을 하게 됩니다. 그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나 제대로 표현할 수 없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느낄 것입니다.

혹은 전혀 반대로 자신 앞에 찾아온 지인을 반기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록 제대로 대화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지만, 머리 대신에 마음으로 환대해 주고 말 없이 친밀감을 나누고 있다고 짐작해도 좋을 듯합니다.

장애를 가진 이웃들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프랑스의 라르슈(L'arche) 공동체에서 심한 장애를 겪는 이들 곁을 지켜 주는 공동체 구성원들은 이런 경험을 한다고 합니다. 내가 그를 지켜 주는 것이 아니라 그가 나와 함께해 주는 것이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게 되는 체험. 말로써 쉽게 설명할 수 없는 기쁨이 마음으로 흘러든다고 합니다. 하느님께서 나와 함께 계심을 구체적으로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 하느님은 말을 할 수 없는 이의 사정을 알아주신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저는 지적 장애를 겪고 있진 않지만, 외국에 나가 생활하며 어눌한 외국어로 고해성사를 했을 때 느껴야 했던 답답함을 기억합니다. 제 짧은 고백을 마음으로 헤아려 주고, 충분하게 진술된 내용이 아니었는데도 하느님께서 내 마음을 헤아려 주신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 고해사제에게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결국 그 사제를 통해 하느님께서 당신의 자비를 드러내셨음을 고백합니다.

이런 체험을 통해 유추해 볼 때, 원활한 대화가 어렵거나 아예 불가능한 상태에 있는 신자의 고백을 들어야 한다면, 하느님의 대리인인 사제에게는 온전히 열린 마음이 필요하겠습니다. 결국 하느님의 편견 없는 마음, 나약한 인간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시려는 그 마음이 필요할 것입니다.

고백자가 말이 없어도 그의 기분을 한번 물어 보고, 나도 당신과 있어서 행복하다는 말을 들려 주는 것으로 성사를 시작해도 좋을 듯합니다. 고백자가 말이 없어도 하느님의 자비하심에 감사 드리자고 말하고 손을 잡아 주거나 머리에 안수해 주고 가벼운 포옹과 사죄경을 바치는 것으로 성사를 마쳐도 좋겠습니다.

말을 할 수 없는 이의 사정은 하느님께서 알아주십니다. 고해성사에서 경험하게 되는 용서는 하느님의 자비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고백자의 고백을 들은 사제의 판단에 따라 용서가 이뤄지고 말고 하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비록 고백자가 마땅한 반응을 보이지는 못한다고 해도, 그의 영혼은 하느님의 은혜를 느끼고 기뻐할 것입니다.

 
 
박종인 신부(요한)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운영실무. 
서강대 "성찰과 성장" 과목 담당.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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