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 새벽별. (이미지 출처 = Pixabay)

부활 부활은

- 닐숨 박춘식


부활은 해방과 생명의 축제이다
아니다, 새롭게 -
부활은 믿음의 북소리, 승리의 나팔이다
아니다, 조금 다르게 -
부활은 끝없는 비상(飛上)이다
아니다, 조금 더 가까이 -
부활은 영원불변의 광채이다
아니다, 보드랍게 -

부활 부활은
이른 새벽의 별을 가슴에 품는
반짝 뜨는 반짝 눈동자이다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7년 4월 17일 월요일)
 

믿는 이들의 마음 안에서 밝게 웃으시는 예수님은 부활의 표상이라고 생각됩니다. 예수님을 항상 심각하게 모시는 것은 바른 신앙의 자세가 아닐 것입니다. 믿음의 생활을 그냥 적당히 그냥 편하게 하는 것은 좋은 자세가 아닐 것입니다. 부활은 삶의 변화를 요구합니다. 아주 큰 변화를 요구합니다. 신기하게도 하느님께서는 2017년 부활에는 개개인의 부활을 주시면서, 어쩜 우리 모두에게, 바닷물에 절여진 큰 배를 보여 주심으로써 놀라운 기적을 이루어 주십니다. 모든 이들이 먹먹하게 큰 배를 바라보면서 죽음과 부활을, 불의와 정의를, 거짓과 참됨을, 감추는 일과 드러내는 일을, 더러운 권력과 순박한 민초를, 추악한 정치까들과 힘없는 백성들을, 자기만 보호하는 주둥아리들과 이웃을 도우는 손길을, 한꺼번에 보여 주시는 하느님....

어쩌면 비통하고 어쩌면 천 년 세월에 한 번 볼 수 있는 큰 사건을, 허구가 아닌 다큐멘터리를 만드시는 하느님께서는, 나라 전체가 부활하기를 엄중하게 야단치시면서 간곡하게 타이르는 듯합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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