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태 전 세월호 특조위원장 특강

“2기 특조위는 꼭 만들어져야 하고, 그 특조위는 제약 없이, 진정한 의미에서 과학적, 객관적, 독립적으로 조사해야 한다.”

4월 12일 저녁 이석태 전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특조위) 위원장은 ‘아직도 남아 있는 오해들’을 주제로 천주교 대구대교구청 성모당에서 1시간 가까이 특강을 하며 그간 조사에서 세월호참사와 관련된 "음모"는 발견하지 못했으나, 여전히 의혹을 갖고 있는 이들이 있기에 이를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자리에서 이 전 위원장은 특조위 활동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을 털어놓으며, 새 특조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권변호사로도 잘 알려진 이 전 위원장은 권위주의 시절 시국사건과 조작간첩 사건 재심에 참여하며 가톨릭교회로부터 도움을 받았던 이야기를 꺼내며 고맙다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이른바 ‘대통령의 7시간’ 조사 문제와 관련해, 특조위가 “엄청난 공격”을 받고 여당 측 위원들은 퇴장했다고 설명하며, 그러나 세월호참사가 일어난 날 청와대, 대통령이 제대로 지휘했는지 조사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때부터 저희가 보기에는 집요하게 공격하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2016년 6월에 조사활동 종료를 선언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왜 그렇게 저희를 방해했느냐? 최근에도 물어보는데 저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 특조위는 엄격하게 사고 원인을 밝혀야 하고, 또 정부가 구조를 제대로 했는지, 언론은 왜 그렇게 오보를 했는지 밝혀내야 했습니다. 저희가 제대로 하면 할수록 정부의 무능은 드러날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런 점에서 두려움이 있는 것이죠. 저희가 보기에는 많은 공무원들이 잘못했는데 세월호참사 뒤 해경 123정장 한 사람만 기소되어 감옥에 갔습니다.”

▲ 이석태 전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장. (사진 제공 = 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이석태 전 위원장은 11일 <경향신문>이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70퍼센트 가까운 시민들이 새로운 특조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대답했다”면서, 또한 대통령선거에서 정권이 바뀔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시기는 언제인지 모르지만 제2기 특조위는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그럼 저희처럼 정부에 시달리지 않고, 전폭적 지지와 예산을 받아 잘 조사하지 않겠는가. 특조위는 다른 게 아니라 참사 당시 공무원들이 제대로 했나, 이런 것을 조사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어렵죠. 제대로 되려면 정부의 지원이 절대적입니다.”

한편, 그는 인양된 세월호를 볼 때 “잠수함 충돌설은 유지하기 어려워지는 것 같다”며 “잠수함 내지 커다란 (물체와의) 충돌설이 아니라고 밝혀지는 것도 큰 성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이 전 위원장은 참사 유가족 다수가 여전히 왜 세월호가 가라앉았는지 의문을 갖고 있고, 이와 관련해 ‘음모’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특조위가 해산될 때까지 음모가 있다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피해자 입장에서 유가족이 갖고 있는 의혹은 “해소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소가 안 되면, 유가족은 물론이지만, 우리 사회도 영원히 해소되지 않는 큰 어둠을 갖게 되는 것이죠. 그것은 세월호참사에서 교훈을 얻고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다는 것이기에 계속해서 우리 사회에 큰 질곡으로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 4월 12일 저녁, 천주교 대구대교구청 성모당에 모인 신자들이 이석태 전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장의 강연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 = 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