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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과 영성
개선문이 안 보인다[기도하는 시 - 박춘식]
박춘식  |  editor@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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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10  09:5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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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이미지 출처 = flickr.com)

개선문이 안 보인다

- 닐숨 박춘식


아무도 탄 적이 없는 나귀 한 마리가
하늘을 모시고 다윗 도성으로 입성한다
구원이신 메시아의 행차에
함성은 예루살렘을 뒤흔들고
열광하는 겉옷들의 양탄자 위로
종려나무 가지가 춤을 춘다

그런데 마태오도 루카도 쓰지 않았다
찬연한 개선문을
마르코도 요한도 말하지 않았다

복음사가들이 기록하지 못한
개선문은
승리의 영원한 깃발은 지금
어디서 휘날리고 있는가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7년 4월 10일 월요일)

성주간(聖週間, Holy Week)은 교회 전례의 정점이고, 부활을 위한 마지막 계단의 침묵입니다. 모든 소리가 모든 기도가 모든 아픔이 침묵 안으로 모여 새로운 문을 열려고 합니다. 어느 나라이든 개선문이 있고 승리의 기념탑이 있다는 것은, 민족이나 국가를 위한 수난과 고통이 있었다는 의미, 그리고 그 뜻을 잊지 말자는 표현일 것입니다. 인류 구원을 위한 수천 년의 결실로 나타나는 구세주의 부활은, 긴 기다림과 온갖 고통과 모든 탄식과 기원의 끝이며, 어둠의 자식이 빛의 자녀로 영원한 즐거움을 가진다는 보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그때나 지금이나 모든 믿는 이들의 뜨거운 마음 안으로 개선하십니다. 기도가 개선문이고, 어두운 사람을 빛으로 이끌어 가는 희생과 봉사가 부활 개선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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