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망재단, 지금여기 공동 캠페인 - 41] 정부에 외면받는 산간 마을 주민들을 도와 주세요

국제개발협력단체인 한국희망재단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가난하고 소외된 지구촌 이웃들에게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는 공동캠페인을 2017년 한 해 동안 진행합니다. 4월에는 대지진 뒤 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많은 상처와 과제를 안고 있는 네팔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수도 카트만두에서 남쪽으로 25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산간 마을 치트랑. 굽이굽이 울퉁불퉁한 비포장길을 자동차로 4시간 남짓 달려야 비로소 닿는 이곳 산골 마을에도 어느덧 봄이 찾아온 듯합니다. 여느 시골이 그렇듯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이하는 마을 풍경은 사뭇 평화롭게 느껴지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매일 고군분투하는 주민들의 삶의 무게는 가혹하리만큼 무겁습니다. 삶의 터전이 무너진 지 벌써 2년, 다시 찾은 네팔은 여전히 지진의 상처가 아물지 않았고, 그래서 희망이 더욱 간절한 절망과 슬픔의 땅이었습니다.

지진 2년 뒤, 아직도 절망 속에 사는 사람들

이제 4월은 우리에게나 이곳 사람들에게나 온전히 봄을 맞기엔 버거운 달이 되었습니다. 꼭 2년 전인 2015년 4월 25일, 네팔에서 발생한 강진은 사람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습니다. 네팔 전역에서 무려 8000명이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었고, 건물 60여만 채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특히 산간 지역은 가족을 잃거나 집이 붕괴되는 피해가 더 컸는데, 이는 진흙과 벽돌로 지은 집 자체가 허술할 뿐더러 산사태나 지진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설령 무너지지 않았어도 벽 곳곳에 금이 나 있습니다.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집안에서 지내는 건 위험천만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에게 달리 뾰족한 해결책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 지진으로 갈라진 집. (이미지 제공 = 한국희망재단)

멀기만 한 산간 마을 재건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몇몇 피해주민들은 전 세계 곳곳의 도움으로 잠시 비와 이슬을 피할 수 있는 임시 피난처에서 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록 양철판으로 간단하게 지은 허름한 ‘건물’이기는 하지만, 이들에겐 다시 재건하기까지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되고 있죠. 그래도 여전히 전기와 물이 부족해 이곳에서 생활을 유지하기란 녹록치 않습니다.

강진이 강타한 이후, 당시 네팔 총리(수실 코일랄라)는 앞으로 2년 안에 지진피해 복구를 마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2년이 다가오고 있는 지금, 수도 카트만두는 예전과 같은 모습을 찾아가는 듯합니다. 하지만 도시가 아닌 시골 산악 지역은 복구라는 게 아직 먼 이야기 같기만 합니다. 당시 진앙지에서 가까웠던 고르카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무너진 채 그대로 방치된 집이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더군다나 정부가 당시 약속하였던 긴급 주택복구비 2만 5000달러(2700만 원 상당)도 지금껏 지원되지 않아 사람들은 그동안 마땅한 거처도 없이 살아가는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주택복구비도 새 집을 짓기엔 터무니없이 적거니와 이자를 받겠다고 하니, 기다림에 지친 사람들은 유일하게 목돈을 쥘 수 있는 트레킹 짐꾼으로 일하며 수입들을 조금씩 모아 스스로 집을 얼기설기 보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늦게나마 올해부터 정부지원금이 지급된다고 하니 정말 가난한 이들에겐 다행일지 모르지만, 그 이면에 남아 있는 안타까운 마음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습니다.

▲ 임시로 지은 초등학교 앞에서 희망을 찾는 학교운영위원회 대표. (이미지 제공 = 한국희망재단)

무엇보다 정부의 지진 피해 복구에 대한 미온적인 태도에 사람들은 그날의 끔찍했던 고통보다 더 큰 분노를 더 느낀다고 합니다. 세대를 거쳐 살던 마을을 지진피해가 다시 있는 위험한 곳이라는 이유만으로 적절한 보상이나 생계대책 없이 강제 이주시키는 정부정책에 지진 피해자들은 다시 상처를 받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무책임한 국가 행정력과 무관심 속에 임시로 마련한 집단거주지에서 혹독한 겨울을 보내며 하루하루 힘든 삶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보상비 한 푼 받지 못하고 먼 곳으로 강제 이주를 당한 주민들은 생계를 위해 기존 살던 지역으로 농사일을 하러 하루에 왕복 4시간을 걸어 다녀야 합니다. 이런 열악한 조건을 견디다 못해 결국 마을을 떠나 도시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마을 공동체의 파괴라는 또 다른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도시 지역은 생기를 찾아간다지만 멀리 떨어진 산간 시골 마을에서 지진의 고통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 집이 무너진 사람들을 위해 임시로 만든 집단 거주지.(65가구) (이미지 제공 = 한국희망재단)

우리가 원하는 복구는 "기초 기반시설 뿐 아니라 주민들의 상처도 복구되어야 합니다."

복구의 문제는 건물이나 도로 같은 인프라에 국한되어서는 안 되는 복합적인 부분입니다. 두 차례의 강진은 사람들에게 큰 아픔을 주었고, 이후엔 마음속 상흔이 되어 언제든 삶의 의욕을 잃은 채 살아갈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가가 기반시설의 복구를 위해 노력한다면, 막대한 복구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정부가 외면하고 방치하는 곳곳에서 NGO의 활동이 스며들고 있습니다. ‘마을’이라는 범주 안에서 주민들과 같이 호흡하며 피해주민의 심리안정과 치유, 마을발전을 위한 생활기술 교육, 건강한 삶을 위한 보건위생 프로그램과 미래 마을의 주축이 될 아동의 교육지원 등 다각도에서의 피해 복구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전 세계 NGO들의 소중한 활동으로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들이 모여 안전한 환경에서 살고 있다는 심리적, 신체적 안전감과 지역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연대감, 그리고 꾸준한 소득창출을 통한 경제적 안정성이 확보될 때에 비로소 지진피해에 대한 재건이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임시 거주지에서 2년째 살고 있는 산띠 씨는 집이 없는 것보다 정부의 무관심이 서럽고 또 화가 난다고 말한다. (이미지 제공 = 한국희망재단)

재건을 위한 공동의 노력

지난 2015년 네팔 대지진 이후 멀리 떨어진 산악지대 마을 공동체의 재건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그간 민간 차원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그 하나로 교육 재건은 큰 중심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학교는 사람들이 모이기에 심적 부담이 가장 없고 자유롭게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토론과 회의를 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을의 중심에 학교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학교를 중심으로 시장과 관공서, 보건소, 집회장과 같이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시설들이 밀집하게 되고, 여기에서 공동체 발전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모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한국희망재단은 지진이 휩쓸고 지나간 절망의 문턱에서 무너진 학교를 다시 세우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가 재건됨으로써 아이들은 심리 안정을 빨리 되찾고 학부모는 자녀가 학교에서 마음껏 공부하는 동안 생계유지에 전념할 수 있게 됩니다.

학교에서 수업이 끝나면 다시 성인을 위한 교육의 장소로도 활용합니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글을 깨우치거나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고, 결국 새로운 소득을 만들어내는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주민들은 생계활동을 하며 겪었던 경험과 성공과 실패 사례를 서로 이야기하며 새로운 학습의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 학교는 마을 여성들을 위한 교육 장소로도 활용된다. (이미지 제공 = 한국희망재단)

2016년, 완파되었던 고르카 지역에 마하럭시미 고등학교가 새로운 모습으로 재단장되어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학습의 끈을 잠시 놓았던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이제 이곳에서 자신들이 누려야 할 마땅한 권리를 자유롭게 행사하고 있습니다. 고르카 타플레 지역의 재건은 비록 더디기는 하지만, 주민들의 뜨거운 열정과 참여 속에서 좀 더 충실하고 내실 있게 진행될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이 성인이 되어 좀 더 안전하고 발전된 마을을 바라보게 될 것을 희망해 봅니다.

한국희망재단은 2015년 두 차례의 강진으로 폐허가 된 고르카 타플레 마을의 재건과 재정착을 위해 2017년 현재 지진피해 복구 및 지역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산간 지역에 있는 타플렛 구 주민들은 여전히 지진의 상처가 아물지 않았습니다. 이곳 주민들과 아이들이 마을 지역개발사업과 교육사업을 통해 삶을 새롭게 재건할 수 있도록 소중한 후원을 기다립니다.

▲ 2016년 한국희망재단의 지원으로 재건된 마하럭시미 중학교. (이미지 출처 = 한국희망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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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희망재단(이사장 최기식 신부)은 가난과 차별로 소외된 지구촌 이웃을 지원하기 위해 2005년 설립된 국제협력단체입니다. 일시적, 응급 구호가 아닌 국가 마을공동체 개발을 통해 주민들이 스스로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고 있고, 현지 NGO와 협력해 사업을 추진합니다. 현재 인도와 방글라데시, 짐바브웨, 탄자니아 등 8개국에서 식수 개발, 빈곤 극복, 집짓기, 빈곤아동 교육사업 등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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