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비평 - 송년홍]

작년 10월부터 토요일마다 켜진 1500만 개의 촛불이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를 무시했던 박근혜가 대통령직에서 국민으로부터 탄핵되었다. 이 사건을 통해서 국민 위에 군림하고, 국민을 탄압하던 세력의 끝을 보게 되었다.

박근혜 탄핵은 새로운 국가를 만들어 가는 촛불 혁명의 시작이다. 이 혁명은 정권교체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10년의 이명박근혜 정권을 거치면서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서 사용하면 온 국민과 한 나라가 어떻게 되는지 뼈저리게 느꼈다. 따라서 새로운 대통령과 정부는 국민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기는 국민의 종을 뽑아야 한다. 후보자들의 선거 공약을 국민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서 실현 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표를 얻기 위한 입술에 침을 바른 거짓인지 잘 따져 보아야 한다. 동시에 부정선거를 방지하기 위해서 우리 모두가 깨어 있어야 한다. 정권교체를 바라지 않는 세력들의 불법적이고 부정한 선거 개입을 막아야 하고 공정한 선거를 위해서 투개표를 철저하게 감시해야 한다.

정권이 교체된 뒤에는 대한민국의 시스템을 교체해야 한다. 우선 소위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는 선거제도를 바꿔야 한다. 우선 선거연령을 만18세로 낮추고, 대통령 선거는 결선투표제로, 국회의원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바꾸고, 국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국민이 법을 발안하고, 전체 국민의 의견을 물을 수 있는 국민투표를 제안할 수 있고, 국회의원을 포함한 모든 정치권력을 국민이 소환할 수 있어야 한다.

▲ 이 혁명은 10년의 이명박근혜 정권을 교체하는 데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이미지 출처 = ko.wikipedia.org)

선거제도가 국민의 직접 민주주의를 완성하는 것이 되면 이제는 소위 대한민국의 적폐들을 개혁해야 한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을 만들어 내는 검찰을 개혁하고,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표현되는 언론을 개혁하고, 노동자를 착취하고 비정규직을 만들어 내고 정치와 유착해서 개인의 이익만을 챙기는 재벌을 개혁해야 한다. 또 철밥통이라 불리는 공무원과 관료 사회를 개혁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위해서 경쟁과 입시에 시달리는 학생들을 공부로부터 해방시키는 교육 개혁이 필요하다. 행복한 인간의 삶을 배우고, 공동선을 위해서 서로의 인권을 지켜 주고, 정직과 정의가 지켜지는 사회란 어떤 것인지 배우고 토론하는 참 사람의 학교 교육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변해야 한다. 작년부터 시작된 촛불 혁명이 미완의 혁명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나서야 할 것이다. 하느님의 의로움과 그분의 정의에 따라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예언자의 입으로 고발해야 한다. 가난한 사람들과 연대하고 하느님의 모상인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사회의 약자를 위해서 투신해야 한다. 촛불 혁명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누가 믿음이 있다고 말하면서 실천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러한 믿음이 그 사람을 구원할 수 있겠습니까? 믿음에 실천이 없으면 그러한 믿음은 죽은 것입니다. 영이 없는 몸이 죽은 것이듯 실천이 없는 믿음도 죽은 것입니다.”(야고 2,14-26)

이 글은 전주교구 주보 2017년 3월 19일치에 실린 글입니다.

 
송년홍 신부

전주교구 호성만수 성당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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