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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교구 기도학교 건립비 논란"교육관 필요하다, 200만 원씩 해 달라"

원주교구가 기도학교를 짓기 위해 건립비를 모금하면서, 일부 신자들이 일방적 건축기금 요청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천주교 원주교구는 충북 제천에 있는 배론 성지에 ‘은총의 성모 마리아 기도학교’를 짓기로 결정하면서, 지난해 11월 건립위원장에 총대리 장석윤 신부를 임명하고, 모금, 건축, 홍보, 재정 등 분과위원회를 구성했다. 기도학교는 9월에 착공해 201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교구 홍보국에 따르면 기도학교는 단순히 건물이 아니라 “배론 성지 전체가 기도할 수 있는 장소”가 되게 한다는 계획이다. 얼마 전 가경자로 선포된 최양업 신부 묘지의 성역화, 순례길 등도 이에 포함되며 그 중 하나가 교육관 건물을 짓는 것이다.

지난 주일 교구는 기도학교에 대한 설명과 모금 안내문을 본당에 배포했다.

안내문에서 원주교구장 조규만 주교는 “현재 교구 신부님들이 피정할 곳이 없어서 꽃동네 영성원이나 다른 교구 피정의 집을 찾아가야 한다. 교구 내 단체가 숙식하면서 피정과 교육을 할 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다”며 교육관이나 피정 센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기도학교는 단순한 건물만을 의미하지 않고 피정과 기도교육 프로그램도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이며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내문에는 건립위원회 모금분과위원장 곽호인 신부의 모금을 부탁하는 글도 있다. 곽 신부는 “2600평 규모에 180억의 건축비가 필요하게 되었다”며 “건축금 신립에 모든 신자들이 1구좌 (200만 원) 이상 신립해 달라”고 부탁했다.

1인당 1구좌를 하라는 것처럼 보이지만 교구는 9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1세대당 200만 원이라고 설명했다. 원주교구에서 신자 8000세대가 1구좌 이상 참여하면 180억 원을 모을 수 있다고 여겨 한 세대 당 200만 원으로 정했다고 한다. 원주교구 신자는 7만 5000여 명이다.

   
▲ 건축금 봉헌 신립서.

하지만 일부 신자들의 반응은 아직은 떨떠름하다.

이에 대해 본당에서 안내를 받은 원주교구의 한 신자는 “(건립 봉헌금을) 안 낸다고 뭐라고 하지 않겠지만, 위에서 다 결정하고 큰 금액을 (신립) 해야 하는 것처럼....”이라며 불쾌해 했다.

그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의 통화에서 “교육관의 필요성은 동의하고 기금마련을 위해 바자회, 음악회 등 수익사업을 하면 도울 것”이라며 “그런데 신자 모두 1구좌 이상 하라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신자 1인당 200만 원으로 이해하고 있었고, 설명도 그렇게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세대당 1구좌라 해도 무료급식소도 아닌 건물을 짓는데 큰돈을 내야 하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뉘앙스였다.

교구는 신자와 사제의 의견을 받아들여 교육관 건립에 나선다고 강조한다.

곽호인 신부는 안내글 첫머리에 “재작년에 사제단과 평협 정기총회에 참석한 각 본당 사도회 임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우리 교구가 꼭 해야 할 일에 ‘사제와 신자들의 교육’과 이를 위한 ‘교육관’ 마련이 첫 번째로 꼽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10월 사제평의회에서 사제들 스스로 건립 기금을 모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구좌 200만 원이 부담스럽고 불가능해 보이지만 현재 성당 신축이나 개보수를 준비하는 교구 내 본당이 1구좌 500만 원, 300만 원으로 모금하는 것을 보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설득했다.

또 곽 신부는 “1구좌 200만 2년 납입은 하루 3000원을 의미하니 1년간 예수님께 식사 대접을 한다고 생각하면 기쁜 마음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설명에도 이 신자는 “신자들의 분위기가 경직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설계 끝내고 착공하니까 마감에 맞춰 달라는 식”이라고 결정과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기도학교라고 하지만 신자들이 어렵게 200만 원을 낸들 일개 신자를 허물없이 받아 줄까”라며 “아무나 무료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아니라 본당에서 시간 되고 돈 되는 우아한 사람들이 갈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신자는 “원주교구는 고령화로 신자들이 나이가 많고, (형편이) 어렵다”며 “기도학교에 큰돈을 들이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으나 순명하라니까....”라며 씁쓸해 했다.

안내가 나간 뒤 신자 반응에 대해 교구 홍보국에서는 “교육관을 짓는 것에 대해 신자들의 열망이 있으며, 어려운 신자도 많지만 (1구좌에) 삼삼오오 모여 참여할 수 있다. 교구에 오래 살았던 분들은 동요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웃한 춘천교구도 교육회관을 지으려고 준비 중이다. 근처에 춘천여고가 있는 춘천시 동면 만천리와 장학리 2필지에 오는 5월쯤 착공해 201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경, 토목 등까지 150억 원이 들며, 교구 예산과 본당에서 건축 기금을 모은 것으로 비용을 마련하고 있다. 춘천교구 신자는 8만 6000여 명이다.

   
▲ 원주교구 기도학교 모금 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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