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기독대, 불상 복구 모금한 손 교수 파면

개신교인이 훼손한 불상을 복구하는 모금운동을 벌였던 기독교대 교수가 파면 당하자, 한국 종교인평화회의(KCRP)가 파면을 철회하라고 호소했다.

지난해 1월 김천에 있는 개운사와 황금 성당에서 60대 남성이 불상과 성모상을 훼손하는 사건이 났다. 범인은 개신교인으로, 당시 경찰조사에서 “신의 계시를 받고 행동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서울기독교대학교 손원영 교수는 개신교 성직자이자 신학자로서 SNS에 사과하고, 불상 복구를 위한 모금에 나섰다.

그러나 손 교수가 재직 중인 서울기독대학교는 지난 2월 그를 파면했다. 서울기독대는 초대교회로 돌아가자는 운동을 하는 ‘그리스도의교회 협의회’ 소속이다. 협의회 총무는 지난해 5월 <뉴스앤조이>에 “우리 교단은 정통 보수 신학을 가르친다. 불상은 우상숭배로 볼 수 있는데 불상 건립을 돕기 위해 한 모금 운동에 학교 이름이 들어갔다. 서울기독대에 대한 제재 조치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KCRP는 서울기독대가 손 교수를 파면한 것이 “정당하지 않다”며 결정을 취소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손 교수에 대한 파면이 그동안 개신교뿐 아니라 많은 종교들이 기울여 온 평화로운 공존과 협력을 위한 노력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손 교수의 행동은 종교간 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상을 받을 일이지, 처벌받을 일이 아니라고 했다.

또 KCRP는 학교 측이 손 교수의 행동을 ‘우상 숭배’라고 밝힌 것은, 그간 함께해 온 이웃 종교를 우상 숭배로 폄훼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는 개신교인들이 저질렀던 훼불과 땅밟기 같은 이웃종교에 대한 오만을 답습하는 행위이며, 손 교수를 파면한 것은 이웃 종교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은 손 교수에 대한 파면을 철회하고, 종교간 대화가 평화적으로 발전하도록 마음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서울기독대는 교단 정체성과 맞지 않는 신학을 가르쳤기 때문에 손원영 교수를 파면했다고 밝힌 바 있다. <뉴스앤조이> 보도에 따르면 서울기독대 이평강 총장은 “불상 재건 운동을 문제삼은 것도 (손 교수가) 교단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서지 그것이 징계의 주된 이유는 아니”라고 말했다.

한편, KCRP뿐 아니라 개신교 신학자, 목회자들도 손 교수를 지지하며 성명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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