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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해고 철회 요구는 불법 파업?[지금여기 연중 기획 1 - 노동] 노동자의 또 다른 죽음 손배소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2017년 6개의 주제로 연중 기획을 진행한다. 2월 첫 기획의 주제는 ‘노동’으로 기업의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문제를 다뤘다. – 편집자 

기사 순서
1. 손배소, ‘효율적’이라는 수단에 노동자는 죽는다
2. 부당해고 철회 요구는 불법 파업?
3. 동양시멘트 노조 사례 : 천막 두 동에 50억 2000만 원
4. 노란봉투법을 허하라

파업만 하면 손배소, 왜 이렇게 쉽나?
파업, 쟁의 조건에서 '해고' 등 고용 유지에 관한 내용 제외

손배가압류의 근본적 문제는 기업 경영에서 노동자, 노조를 하나의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인식과 이에 따른 기계적인 관련법 해석, 굳어진 판례다.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헌법 33조 1항)

“사용자는 이 법에 의한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경우에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에 대하여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노조법 3조)

헌법과 노동조합법은 노동자의 권리와 노조의 역할을 이렇게 규정하고 있다. 내용을 보면 노동자, 노조는 단체교섭, 쟁의를 할 수 있고, 그로 인한 손해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하지만 문제는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의 범위의 해석이 제한되었고 그로 인해 대부분의 쟁의행위가 ‘불법’이 된다는 데 있다.

1997년 이후, ‘쟁의’의 조건은 임금과 근로시간, 복지, 해고, 기타 대우 등에 관한 노사간 주장의 불일치에서 “근로조건 결정에 관한 노사간 주장 불일치”로 바뀌었다. 즉 고용된 상태의 근무 상태, 복지 문제 외에 해고 등 노동자의 지위에 근본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이유로는 합법적 파업을 할 수 없고, 불법 파업으로 규정되면 법적 면책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부당 해고, 비정규직, 불법 파견, 공기업의 민영화, 회사 매각, 구조조정, 노동법 개악 등에 문제를 제기하고 철회를 요구하는 파업은 모두 불법이다. 이같은 문제는 노동권이 아닌 경영권에 속하며, 정부와 법원은 노동자들의 파업권보다 경영권을 우선으로 본다.

이 틈새를 민법이 파고든다. 민법 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 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한다. 불법 파업으로 인한 손해를 기업은 마음대로 청구할 수 있고, 법원은 고용 유지, 안정된 고용이 노동권의 기본이라는 사회적 맥락 없이 법조문과 판례를 따른다.

   
▲ 노동3권은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이지만, 손배소로 하위법이 상위법을 통제하는 상황이다. (자료 제공 = 손잡고)

"노동조합의 목적은 노동조건 향상과 경제적, 사회적 지위향상을 도모하기 위해서 노동자가 자주, 단결하는 것입니다. 파견법 확대, 기간제법, 성과연봉제 등은 노동자의 경제적 지위를 현저히 떨어뜨리는 정책이에요. 따라서 노조가 조합원들의 권리를 대표해 교섭하고 단체 행동을 할 수 있죠. 그러나 지금까지의 판례는 임금, 근로시간, 복지문제 정도만 요구할 수 있고, 그보다 심각하고 본질적인 고용 문제는 제외라고 해석하고 있어요. "

권영국 변호사는 이에 대해 합법 파업은 파업의 목적과 주체, 수단과 방법, 절차 등이 정당해야 한다는 4가지 요건이 맞아야 하는데, 현재 ‘목적의 정당성’이 지나치게 좁아진 것이라면서, “임금과 노동 시간, 복지 이전에 훨씬 심각하고 본질적인 고용 문제를 노동자들의 지위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보지 않는 것이고, 이는 노조법에도 어긋난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권 변호사는 노동판례가 그렇게 굳어져 왔기 때문에 판례를 뒤집기 어렵고, 그래서 입법, 개정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단체행동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주고, 그것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엄청난 민사상 불법행위로 만드는 구조가 본질 문제”라고 지적했다.

물론 기업의 손배소를 기각한 판례도 있다.

2015년 8월, 대법원은 (주)상신브레이크가 노조원 5명에게 손해배상 10억 원을 청구한 소송을 기각했다. 이는 앞서 대구고등법원이 "파업으로 인한 사측의 손실이 없다"며 기각한 판결을 유지한 것으로 다만 노조 간부 3명에게는 사측에 위자료 5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이같은 판결은 예외적인 것으로, 노조원들은 "이 마저도 지극히 상식적인 판결"이라며, "법원이 손배 금액을 하향조정해도 노동자 개인에게는 엄청난 금액일 뿐 아니라, 이런 판결을 받기까지 받은 고통은 어디서도 보상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권영국 변호사는 “단체행동은 가장 직접적이고 적당한 노동자들의 표현 수단이고, 민주주의가 가능하려면 이것이 보장되어야 한다”면서, “근본적으로 파업은 체제위협적이거나 파괴적이지 않은 이상 보장되어야 한다. 파업기간 동안 일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임금을 받지 않으면 되고 그것이 쌍무계약 내용”이라고 말했다.

또 “단체행동을 노동3권으로 보장하는 것은 노동자들이 체제를 부정하고 혁명적으로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였다, 노동자들이 문제를 주기적으로 해결하도록 만든 것”이라면서, “이러한 해결 방법을 불법으로 규정해 원천봉쇄하는 것은 오히려 해결을 어렵게 만들고 노사간 균형이 아닌 노동자들의 노예화를 만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 간추린 사회교리 288항. 사회교리는 노동은 자본보다 우선하고 노동의 목적은 인간이라고 가르치며, 노동자들의 경영과 소유권 참여, 완전 고용은 하느님의 지상 명령이라고 말한다. ⓒ정현진 기자

손배소는 끝없는 탐욕, 가톨릭 사회교리에 전면 위배

“노동은 ... 경제 발전뿐만 아니라 개인과 가정, 사회, 인류 전체의 문화적 도덕적 진보를 위한 조건이기도 하다.”(간추린 사회교리 269항)

부산교구 노동사목위원장 이영훈 신부는 “손배소의 핵심은 소수 자본가의 끝없는 탐욕이며, 이러한 탐욕은 소수 이윤의 극대화에 방해되는 노동조합과 그 활동을 파괴함으로써 완성된다”고 지적한다.  

그는 “손배소는 이러한 파괴 행위 중 가장 강력하고 잔인하며 비인간적 폭력이다. 이는 노동3권뿐 아니라 노동자와 그의 가족들 생명에도 직접적 위해를 준다”며,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에도 전면 위배된다고 했다.

이 신부는 “노동은 자본보다 우위에 있으며”(간추린 사회교리 277항), “노동자들은 아무런 보복의 위협 없이 조합 활동에 참여할 권리를 갖는다”(사목헌장 68항) 등 교회의 가르침을 들며, “손배소는 노동의 우위성을 거부하고, 자본이 인간 노동을 노예화하는 행위다. 소수 자본가를 위한 손배소는 인간과 그 창조주인 하느님이 아닌 탐욕의 맘몬이 이 세상을 지배하게 하는 반신앙적 행위”라고 했다.

또 노동의 목적인 인간을 보호하기 위한 노동조합의 활동은 정당하며, 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손배소와 같은 물리적 보복을 한다는 것은 노조의 무력화를 넘어 하느님이 준 인간의 노동권과 생명에 대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이 신부는 손배소로 노동자 자신이 고통을 겪고 나아가 그 가정이 파괴되는 것에 대해서도, “가정은 한 개인과 사회가 인간화되는 첫 자리이며, 가정이 사회나 국가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국가가 가정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는 가르침을 들어, “해고도 부족해 손배소를 청구하는 것은 노동자와 그 가족에 대한 ‘부관참시’며 가정은 물론 사회와 국가 전체를 위기에 빠트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 신부는 기업인들에게 “기업이 경제적 이익을 위한 조직이지만 동시에 노동자들의 존엄성을 보호하고 그들의 삶을 증진시켜야 할 사명이 자본가들에게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특히 신앙을 가진 기업인이라면 이것이 하느님의 지상 명령임을 꼭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조가 경영과 이윤배분에 참여하는 ‘공동결정권’의 정책적 실현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 신부는 “모든 이윤이 자본만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노동이 있을 때 얻어지는 것이며, 이를 소수 자본가가 독점하는 것은 정의에 어긋나는 일”이므로, “노동자를 생명을 가진 참 인간, 참 가족으로 여겨야 하며, 노동자 뒤에는 그들이 책임져야 할 가족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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