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수도회 성명서, "대선보다 적폐청산에 집중하라"

“궁궐에는 권력으로 남을 등쳐먹는 자들뿐이다.”(아모스 3,10)

남녀 수도자들이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중요한 개혁, 민생사안을 외면하는 정치권에 경고하며 “당리당략에 따른 대선 행보를 중단하고 정치 의제와 탄핵 정국에 집중하라”고 요구했다.

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생명평화분과위원회와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정의평화환경전문위원회는 2월 16일 성명을 내고 “정치권은 ‘박근혜 퇴진과 적폐 청산’이라는 국민들의 열망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며, “당리당략에 따라 촛불을 전리품으로 거둬 대선에 승리한 것처럼 들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탄핵의 민심을 외면하는 것은 자유한국당은 물론 야당도 마찬가지라고 비판하고, 조기 대선국면이 아닌, 박근혜 대통령 국정농단에 대한 특검 연장,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 백남기 농민 사건 특검안 등을 국회에서 처리해 국민의 삶이 치유될 수 있는 희망의 정치를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 여장 생명평화분과와 남장 정의평화환경전문위원회는 지난해 8월, 더민주 당사앞에서 세월호 가족과 백남기 대책위를 지지하는 미사를 봉헌했다. ⓒ배선영 기자

국회는 오는 2월 23일과 3월 2일 본회의를 앞두고 있지만, 16일 현재까지 여당인 자유한국당의 거부로 16개 상임위가 중단된 상태다. 한국당은 국회 환노위에서 야당이 MBC 노조탄압과 이랜드 임금체불, 삼성전자 산업재해와 관련 청문회 개최를 결정한 것에 반발해 15일부터 상임위를 거부하고 있다.

이번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민생, 개혁 법안은 45개다. 현재 진행 중인 특검 연장을 위한 특검법 개정안을 비롯해 재벌개혁법, 선거연령 18세 하향, 상가주택임대차보호법상 계약갱신 청구권 및 전월세 상한제, 최저임금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등이다. 그러나 상임위에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아, 이번 국회도 파행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남녀 수도자들은, 국민의 삶과 치유를 위해 해결해야 할 사안이 산적했음에도 이를 외면한다면, 또 다른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며, “국민을 등쳐먹는 불의한 권력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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