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말이 아닌 실천이 필요할 때"

아시아 주교회의연합회(FABC)가 현재 가정이 직면한 문제를 위해 교회가 온 마음을 모아 노력하고 건설적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천주교주교회의가 “아시아의 가톨릭 가정 : 자비의 사명에 관한 가난한 이들의 가정 교회”라는 FABC 정기 총회 메시지를 공개했다. 아시아 주교회의연합회 제11차 정기 총회는 2016년 11월 28일부터 12월 4일까지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열렸다.

이번 총회는 지난 세계주교 시노드와 그 후속으로 발표된 교황 권고 “사랑의 기쁨”의 연장선으로 열렸으며, 그래서 같은 주제가 ‘아시아의 가정’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FABC의 정기 총회 결과에 대해 현실에 직면한 가정문제에 대해 고민의 흔적은 보이지만 구체적 실천 방안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우리신학연구소 황경훈 소장은 이번 메시지 외에 지난 총회에 대한 더 자세한 문건을 봤는데도 실생활에 필요한 구체적 도움이나 연대 방안은 없다며, “추상적 언술로 뭘 해결할 수 있을지....”라고 회의적으로 평가했다.

▲ 2016년 스리랑카 콜롬보에 있는 성모 성당에서 제11차 아시아 주교회의연합회 정기총회에 참석한 아시아 주교들. (사진 출처 =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 홈페이지)
아시아 주교들은 가난, 이민, 부패, 인신매매, 성매매, 새로운 형태의 식민주의, 성 차별, 소수자에 대한 폭력, 생태 파괴, 종교적 극단주의, 붕괴된 결손 가정 등으로 가정생활이 도전받고, 아시아에 경제적, 정서적, 문화적, 사회적, 영적 빈곤에 처한 가정이 많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도 “총회를 하는 동안 가정의 이런 복잡한 상황과 도전에 스스로 답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거듭 깨달았다”고 인정했다.

이어 이들은 그러나 (교회가) 온 마음을 모아 가정을 위해 노력과 자원을 통합하고 건설적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또 가정 안에서의 기도, 성경 나눔, 그리고 성찬례를 강력하게 권장했다. 또 자녀를 잘 키우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황 소장은 FABC가 빠르게 변하는 가정의 모습과 문제에 고민은 했지만, 그에 대한 구체적 실천과 어떻게 실천할 지가 나와 있지 않다고 했다. 그는 기도, 성경 나눔, 성찬례 등도 중요하지만 다종교의 특성이 강한 아시아에서 교회 밖 상황에 대한 사목대안은 없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현재 급격히 늘고 있는 1인 가구, 그리고 부모와 자녀로 이뤄진 전통적 성가정의 개념에 대해서도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가정이 주제라면, 실제 가정생활을 하는 이주민 가정, 1인 가정 등 다양한 각계각층의 평신도가 총회에 참여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구조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지난 총회들에서도 이주민, 여성, 여자 아이, 청년, 토착민, 생태 등 특별 사목 관심대상을 정했으나 이에 대한 실천은 부족했다며, FABC에는 이미 있는 충분한 이론과 신학을 바탕으로 이제는 실천기구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소장은 우리신학연구소 부설 아시아 평화연대센터장도 겸하고 있다.

아시아 주교회의연합회는 아시아 지역 각 나라 주교회의들의 모임으로 1970년대 초 창립을 김수환 추기경 등이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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