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사목연구소 사목지표 표본조사 결과

천주교 주교회의 가톨릭사목연구소가 ‘한국 천주교회 사목지표’를 시연하면서 전국 73개 본당을 표본 조사한 결과도 함께 내놨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교회 신자들은 개인의 믿음과 신심 활동, 미사참례 등은 중요하게 여기며 실천하지만, 선교와 세상과의 소통, 신앙과 관련된 공부 등에는 참여율이 낮다. 

▲ 전국 73개 본당 1만 3655명 표본조사에 따른 내적 지표 추이. (자료 제공 =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사목연구소는 그동안 군종교구를 제외한 전국 15개 교구 73개 본당 신자 1만 3655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사목지표를 검증했다. 조사 결과는 주로 미사에 참석하는 신자가 대상이었다는 한계가 있지만, 전국 대, 중, 소 도시와 농촌 지역이 모두 포함돼 있고, 현재 본당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신자들의 신앙생활 수준과 형태를 살필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조사내용은 연령, 학력, 성, 주거 형태, 직업, 수입 등 인구통계학적 요인과 미사 참례 수, 세례 및 신앙생활 기간, 본당 모임 참여 여부 등에 따른 성사적 친교와 일치, 공동체 친교, 하느님 말씀의 우선성, 세상 속의 교회 등 내적 지표 상황이다.

먼저 외적 지표를 살펴보면, 설문에 참가한 1만 655명 가운데 연령대로는 50대, 40대, 60대 순으로 응답했으며, 학력은 대학원졸, 대졸, 고졸 순이고 여성이 7.13, 남성 6.90점으로 여성 신자율이 높았다. 주거형태에 따라서는 단독주택, 아파트, 다세대/주상복합, 오피스텔(원룸) 순이며, 직업별로는 농림수산업, 전업주부가 가장 높았다.

또 한 달 수입별 참여율은 월 600만-1000만 원 미만, 1000만 원 이상 순으로 높았으며, 100만 원 미만이 가장 낮았다. 직업으로 보면, 농림수산업 종사자(7.19)와 전업주부(7.17), 자영업자(7.09) 순으로 높은 반면, 학생(6.46), 현장노동자(6.78), 무직/기타(6.93)가 낮은 순위를 차지했다. 본당 활동 참여는 성서모임, 성가대/전례단, 레지오마리애, 빈첸시오회, 소공동체, 자모회/성모회 순이다.

내적 지표 조사는 사목연구소가 제2차 바티칸공의회 4대 헌장(전례, 교회, 계시, 사목) 핵심 주제를 지표화한 100개의 문항에 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 사목지표의 신학적 준거. (자료 제공 =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4대 헌장의 주제를 ‘성사와 전례’(전례), ‘친교의 공동체’(교회), ‘복음 선포’(계시), ‘세상 속의 교회’(사목)로 설정하고, 다시 각 4개의 하부 주제로 분류했다.

‘성사와 전례’는 “일상의 기도생활 여부, 성사에 대한 이해와 믿음, 전례에 대한 이해와 참여도” 등을 통해 일상 안에서 전례와 성사를 얼마나 이해하고 참여하며, 이를 통해 힘을 얻는가를 묻는다. ‘친교의 공동체’는 “가톨릭교회에 대한 확고한 믿음, 타종교에 대한 존중과 이해, 교계 제도와 직무의 이해, 봉사직무 체험과 참여, 성모 신심, 교회 공동체 체험” 등을 진단한다.

또 ‘복음 선포’는 “성경을 자주 접하고자 하는 의지와 실천, 성경에 대한 이해와 믿음, 말씀 전파와 선교, 성경을 통한 성장” 등을, ‘세상 속의 교회’는 “사회적 공동선을 위한 노력과 참여, 가정생활에서 교회의 윤리적 가르침 실천, 사회적 약자를 돌봄, 가난한 이들과 생태 환경에 대한 복음적 이해 및 관심과 실천, 사회와의 소통, 정의를 위한 노력” 등을 파악한다.

예를 들면, ‘복음 선포’는 말씀의 이해, 신앙 성숙, 양성, 말씀선포 등 4개 세부 주제로 나뉘어 있으며, 이 가운데 ‘말씀의 이해’에 해당되는 문항은 다음과 같다.

▲ '복음선포' 중 말씀의 이해를 묻는 문항. (자료 제공 =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내적지표 종합 결과를 보면, 내적 지표 전체 점수는 10점 만점에 7.04점. 4개 항목별로는 성사와 전례(전례 헌장)가 7.54, 친교의 공동체(교회 헌장)는 7.12, 복음 선포(계시 헌장)는 6.62, 세상 속의 교회(사목 헌장)는 6.90점이었다. 

세부 항목을 보면, ‘성사와 전례’ 중 “성사에 대한 이해와 신심”을 묻는 ‘그리스도와의 친교와 일치’(8.63), ‘복음 선포’ 항목에서 “성경에 대한 지식과 성경을 통한 믿음”을 묻는 ‘말씀의 이해’(7.94)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면 가장 낮은 항목은 ‘친교의 공동체’ 가운데 “가톨릭교회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타종교에 대한 존중, 이해”를 묻는 ‘대화’ 항목이 6.49점이었으며, ‘세상 속의 교회’ 중 “가난한 이들에 대한 이해, 공동선을 위한 노력과 참여”를 묻는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 ‘공동선(연대)’ 항목이 각각 6.67, 6.55, 그리고 ‘복음 선포’ 가운데 “선교적 열성”, “성경을 자주 접하려는 의지”를 묻는 항목이 각각 5.55, 5.76점으로 낮게 나왔다.

가톨릭사목연구소 부소장 전원 신부는 “전반적으로 개인의 구원에는 관심이 많지만, 선교의 열정은 많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또 자신은 말씀을 믿지만 다른 이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성경과 신앙에 대한 지식은 취약한 편이다. 성경공부의 필요성이 제시된다”고 설명했다.

또 상대적으로 전례와 성사 등 개인적 신앙생활 지수는 높은 편이지만, 교회 밖 일반 사회와의 소통과 타종교에 대한 이해, 그리고 사회 전반적 공동선을 위한 실천에는 취약했다. 

▲ 신앙인식상태별로는 ‘믿음’이 8.32점으로 가장 높으며, ‘감성’ 7.22점, ‘의지’ 6.94점, ‘지식’ 6.93점, ‘원의’ 6.74점, ‘행동’ 6.10점 순이다. (자료 제공 =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사목지표 가운데 함께 조사된 ‘신앙 인식 상태 종합지표’도 이를 뒷받침 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앙을 인식하는 형태인 지식, 감성, 원의, 의지, 믿음, 행동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은 ‘믿음’으로 8.32점이며, 감성(7.22), 의지(6.94), 지식(6.93), 원의(6.74), 행동(6.10) 순으로 나타나, 행동 지수가 가장 낮았다. 

그 밖에 개별 문항별 지수를 살펴보면, 참가자들이 높은 점수를 준 것은 “주일미사 참례가 신자들의 중요한 의무라고 생각한다”(9.00), “성부, 성자, 성령이 한 분이신 하느님이라고 믿는다”(8.94), “성경이 하느님 말씀이라고 믿는다”(8.75), “성령께서 교회를 이끄신다고 믿는다”(8.70) 등 주로 믿음에 관한 부분이다.

가장 점수가 낮은 항목은 “다양한 소통 도구로 선교에 힘쓴다”(4.25), “신앙관련 서적을 많이 읽는다”(4.44), “직장, 이웃, 가정에서 기회 있을 때마다 선교를 한다”(4.67), “성경을 늘 곁에 두고 자주 읽는다”(4.87) 등 주로 선교와 신앙 공부에 대한 내용이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