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망재단, 지금여기 공동 캠페인 - 39] 아프리카 여아들을 할례로부터 지켜 주세요

국제개발협력단체인 한국희망재단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가난하고 소외된 지구촌 이웃들에게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는 공동캠페인을 2017년 한 해 동안 진행합니다. 세계 여성할례 금지의 날이 있는 2월에는 아프리카 여아들이 겪는 아픈 현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 편집자

소녀와 여자의 경계선을 나눈다는 여성 할례

▲ '소녀와 여자', 김효정, 2016. (포스터 제공 = 인디스토리)
우리나라에는 좀 낯설은 여성 할례, 또 다른 용어로 여성 성기절제(Female Genital Mutilation)에 대해 다각도의 시각에서 담담하게 다룬 다큐 한 편을 소개합니다. 바로 김효정 감독의 2016년 작품 ‘소녀와 여자’입니다.

영화에서는 두 명의 소녀가 등장합니다. "여자가 되기 위해선 전통을 따라야 해요." 14살이 되고 부모님의 요구에 따라 할례를 경험한 소녀, 아니타는 말합니다. 반면 17살이 되었지만 아직 할례를 받지 않아 무서운 부모님을 피해 학교로 도망친 소녀, 엘리자는 말합니다. "저는 꿈이 있어요. 아직 결혼하고 싶지 않아요."

영화는 말합니다. 할례의식을 강요받는 소녀들은 목숨처럼 소중히 여기는 전통과 자신의 꿈 앞에서 죽음의 외줄 타기를 하고 있다고 말이죠. 시시비비를 넘어 결국 전통과 악습 사이에서 고통 받는 것은 다름 아닌 여성들입니다.

죽음의 성인식, 여성할례를 아시나요?

영화에서 보여지듯이, 아프리카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전통과 종교를 이유로 여성할례를 소녀들에게 강요하고 있습니다. 할례는 평균 3살에서 15살 사이에 이뤄지는데, 어린 소녀의 성기를 의도적으로 손상시키고 봉합함으로써, 부족 안에서 여성의 순결을 강요하고 여성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빼앗을 목적으로 실시합니다. 여성을 남성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 따르면 한 해 할례를 하는 여성의 수는 300만 명에 이르고, 하루 약 8000명의 소녀가 할례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 여성할례는 의료장비 없이 면도날과 같은 비위생적인 도구로 시술한다. (이미지 제공 = 인디스토리)

할례가 남기는 것, 신체적 피해와 교육기회 단절

할례를 ‘죽음의 성인식’이라고 지칭하는 이유는 너무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의료장비 없이 면도날과 같은 비위생적인 도구로 시술하기 때문에 수술 중 과다 출혈, 쇼크로 죽는 경우도 있고, 패혈증과 같은 감염질병도 동반합니다. 특히 인위적으로 성기 일부를 봉합하였기 때문에, 출산 시 봉쇄 출산으로 태아가 자궁문까지 나오지 못하고 질식사하는 경우도 일어납니다. 할례 부위가 손상되어 질누공, 항문누공 등 출산 후유증도 매우 큽니다.

할례를 한 어린 소녀들은 성인식을 치렀기 때문에 곧이어 결혼을 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할례는 여성들의 교육기회를 빼앗고 조혼을 부추기는 가장 대표적인 여성인권 억압 사례로 꼽힙니다.

▲ 할례를 거부한 17살 엘리자의 모습. (이미지 제공 = 인디스토리)

할례를 매개로 여성이 여성을 억압하는 사회 구조

영화 ‘소녀와 여자’에 등장하는 우간다 국회의원 에리나 루타네(51)는 여성할례가 강요되는 이유 중 하나로 공동체 생활을 꼽습니다.

“할례를 한 여성들은 할례를 하지 않은 여성들을 심하게 구박하고 차별합니다. 정말 무자비하게 대해요. 이들이 한자리에 모일 때면 할례를 하지 않은 여성들은 의자에 앉지 못하고 구석에 서 있어야 해요. 곡식창고에도 못 들어갑니다. 남편들도 마을의 놀림거리가 되죠. 친구들은 술도 같이 안 마십니다. 이처럼 주변인들이 할례를 하게끔 만들어요. 그래서 결혼 뒤에 할례를 하는 경우도 많아요.” 전통이라는 위험성은 이토록 많은 여성들에게 큰 올가미가 되어 대물림되고 있습니다.

▲ 탄자니아 마슈자 그룹 모습. 여성들은 과거 할례를 시행했었으나, 몇 년에 걸친 인식개선 교육과 보건소 사업으로 할례를 중단하고, 지금은 할례 근절활동을 해 나가고 있다. (사진 제공 = 한국희망재단)

할례를 막을 수 있는 방법, 그렇습니다. 교육입니다.

한국희망재단이 2014년 보건소 사업을 실시한 탄자니아의 경우에도 이미 정부에서 1998년 18세 이하 여성들은 여성할례를 법으로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법과 정책도 악습을 이길 수는 없었습니다. 할례가 불법화되면서 시술은 더욱 음성적으로 이뤄진 데다, 사람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할례를 받는 나이가 더 낮아졌습니다.

할례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법적 제재나 보건 의료적 치료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여성들의 인식개선입니다. 할례의 위험성, 여성 인권의 중요성, 여성의 자기 몸의 결정권, 조혼 대신 여아 교육의 중요성 등을 깨달아야만 여성 스스로가 할례를 거부할 용기와 역량을 가질 수 있습니다. 부모의 경우에는 자녀 세대에는 악습을 물리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를 가질 수 있습니다.

▲ 한국희망재단이 사업을 추진했던 탄자니아 키세키바하 지역의 마사이부족 여아들을 위한 기숙사. 여아들이 할례 대신 학교교육을 받으며 건강하고 밝게 성장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한국희망재단)

한국희망재단과 함께 소녀들이 할례를 거부할 용기를 선물해 주세요

유엔은 2012년 할례를 금지하기로 결의하고 해마다 2월 6일을 ‘여성 할례 금지의 날’로 지정, 세계인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도 아프리카 여아들이 할례의 위험에서 벗어나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일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바로 한국희망재단과 함께 아프리카 아동 교육사업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교육이야말로 여성들이 잘못된 인습을 이겨낼 수 있는 역량과 용기를 채워 주는 가장 뜨겁고 아름다운 응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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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희망재단(이사장 최기식 신부)은 가난과 차별로 소외된 지구촌 이웃을 지원하기 위해 2005년 설립된 국제협력단체입니다. 일시적, 응급 구호가 아닌 국가 마을공동체 개발을 통해 주민들이 스스로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고 있고, 현지 NGO와 협력해 사업을 추진합니다. 현재 인도와 방글라데시, 짐바브웨, 탄자니아 등 8개국에서 식수 개발, 빈곤 극복, 집짓기, 빈곤아동 교육사업 등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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