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 주님과 나. (이미지 출처 = Pixabay)

주님 봉헌 축일은

- 닐숨 박춘식


은혜로운 봉헌은
한 탈렌트를 받은 종처럼
땅에 숨겨 두었다가
주인님에게 도로 드리는 것이 아니라면,

주인님이 주신 손으로 쓰러진 사람의 손을 잡는 일
주인님이 주신 눈동자로 아픈 눈물을 닦아드리는 일
주인님이 주신 발로 걸어가 외로움을 부둥켜안는 일
주인님이 주신 입으로 노래 불러 절망에게 희망을 드리는 일
주인님이 주신 가슴으로 죄인을 위하여 기도 바치는 일

봉헌 축일은, 주인님이 주신 영혼과 육체를
도로 그냥 드리지 않고
심지에 불붙여 빛 향기로 바치는 날이다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7년 1월 30일 월요일)

주님 봉헌 축일에는, 마태오 복음서 25장 탈렌트의 비유에서 게으른 종(24-25절)처럼 살면 안 된다는 것을 묵상하는 일도 좋을 듯합니다. 하느님께 봉헌하는 일은, 군에서 전역할 때 반납품을 되돌려 드리는 것처럼, 하느님께서 주신 능력을 고스란히 받은 그대로 되돌려 드리는 일이 아니라고 여깁니다. 우리 능력을 바탕으로 노력하여 성공하거나 더 좋은 결실을 받을 경우, 모든 것이 하느님의 은혜임을 잊지 않는 것도 매우 중요하리라 여깁니다. 오늘도 기도와 겸손에 매일 노력하는 성직자나 수도자의 모범을 따라, 우리도 우리 자신을 기도와 겸손으로 매일 봉헌하는 삶에 노력한다면 하느님께서 매우 기쁘게 여기시리라 믿습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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