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 스승이신 물방울은.... (이미지 출처 = pixabay.com)

스승이신 겸손은

- 닐숨 박춘식


스승이신 물길은 잠잠히 흙바닥을 걸어가고
스승이신 물살은 항상 머리를 숙인다
스승이신 물결은 잔챙이와 노닐면서
스승이신 물줄기는 흘러흘러 허허바다가 된다

아릿한 물안개는 허밍으로 공허(空虛)를 매만진다

스승이신 물보라는 하늘로 사뿐 날아오르고 또
스승이신 물가루가 바람과 어우러져 영글면
스승이신 물방울은 더 맑은 겸손으로 내려오신다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7년 1월 9일 월요일)

성직자들이 교회는 수평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수직교회임을 강하게 붙잡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 정황에서 드러납니다. 특히 성직자들의 거만함에서 드러납니다. 열 명의 성직자 중에 두어 사제만이 겸손하게 보인다고 말하는 분도 있고, 하나도 안 보인다고 심하게 말하는 분도 있습니다. 겸손의 판별 기준도 어렵지만, 감정적으로 말하는 분도 있어서 이런 문제를 함부로 단정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성직자 수도자들이 거만하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계속 내려오고 있는 현상입니다. 타 종교도 거의 비슷한 현실로 보이는데, 종교지도자들이 이럴진대, 정치까나 높은 관료들 또는 교수 의사 법조인들 중에 과연 겸손한 사람이 얼마나 될는지 알 수 없습니다. 백성을 내려보지 않고, 스스로 낮추어 백성을 우러러보는 정치까가 서너 분이라도 나타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2017년을 시작할까 합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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