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돔 원조 놓고 내분 상태

프란치스코 교황이 몰타기사회에 대해 조사하라고 22일 발표했다.

조사는 교황청 외교관으로 현재 은퇴한 실바노 토마시 대주교가 맡는다.

조사위원회는 5명으로 구성되는데, 토마시 대주교를 비롯해, 유엔 주재 교황청 옵서버였던 잔프랑코 기를란다 신부(예수회)와 평신도 3명이다.

몰타기사회는 가톨릭의 가장 오래 되었으며, (서구에서) 가장 유명한 군사수도회인데, 이달 초 고위 임원이 해임된 뒤 내분에 휩싸여 있다. 몰타기사회는 몰타기사단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한국에서는 올해 9월에 공식으로 지회가 승인되었으며, 기사 11명이 있다.

이달 초 몰타기사회의 수장인 매슈 페스팅 대수장은 3인자인 알브레흐트 폰 뵈젤라거 대재상을 전격 해임했다.

십자군전쟁 때 팔레스타인에서 만들어진 몰타기사회는 지금은 “영토 없는 국가”로서 주로 봉사활동에 주력하고 있는데, 페스팅 대수장은 뵈젤라거가 아프리카 구호 활동에서 콘돔을 나눠 준 일을 놓고 그를 해임했다.

이 자리에는 몰타기사회 지도신부 격인 담당 추기경으로 레이먼드 버크 추기경이 동석했고, 뵈젤라거의 지지자들이 해임 결정에 문제를 제기하자 페스팅은 버크 추기경이 자신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소동에 대한 조사를 지시함으로써 프란치스코 교황은 버크 추기경의 손에서 권한을 박탈하고 조사를 맡은 이들에게 넘긴 것이다.

▲ 몰타기사회의 수장인 매슈 페스팅 대수장. (이미지 출처 = THE TABLET)

미국 출신의 버크 추기경은 지난 2014년과 2015년의 가정에 관한 세계주교시노드에서 강경보수 입장을 주도한 뒤, 한직으로 여겨지는 몰타기사회 담당으로 좌천되었다. 또한 최근에는 두 시노드 뒤에 후속해서 나온 교황권고 ‘사랑의 기쁨’에 대해 몇몇 추기경과 함께 교황에게 보낸 질의서를 공개함으로써 논란을 낳았다.

몰타기사회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귀족 출신만 가입할 수 있었던 서구 상류 가톨릭사회의 단체다.

대수장은 종신직이며 여러 가지 특권이 있는데, 한 예로 교회행사가 있을 때면 추기경보다 더 상석에 앉는다.

뵈젤라거는 독일의 명문가 출신으로, 그의 아버지는 히틀러를 암살하려던 발키리 작전에 참여했다.

기사 원문: http://www.thetablet.co.uk/news/6543/0/pope-francis-to-open-formal-inquiry-into-knights-of-mal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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