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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신자수가 부쩍 늘었다는데..[한국 천주교의 성장, 무엇을 말하는가? -1]

   

▲ 명동성당 수리공사가 끌나고 골조들을 철거하고 있다. 교회도 종교도 건물처럼 쉽게 수리할 수 있다면, 그래서 원형대로 보존할 수 있다면 ...하고 바라는 사람이 최근 부적 늘어난 것 같다.  

벌써 3년 전의 일이지만 2006년 늦봄, 통계청에서 발표한 2005년 인구센서스 조사 결과 중 종교부문 결과를 두고 종교계에선 큰 혼란에 빠졌었다. 1985년부터 10년에 한 번씩 조사되는 종교신자수 결과가 2005년에는 각 종교에서 파악하거나 기대하던 교세 현실과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

교계통계보다 더 많이나온 인구센서스 천주교 교세성장률

신도수가 1,300만 명이 넘는다고 자랑하던 개신교는 인구센서스 결과에선 860만 명에 그칠 뿐더러 한국의 3대 종교 중에서 유일하게 신자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교도 2000년 이후로 템플스테이 등 불교문화를 체험하려는 일반 시민들의 참여가 크게 늘면서 신도수가 많이 늘어났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제 신자수는 30만 명 정도만 늘어났고 전체 인구 중 신자 점유율은 1995년 23.2%에서 2005년 22.8%로 오히려 약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개신교와 불교가 예상보다 적은 신자수에 놀랐다면, 천주교는 신자수가 10년 사이 74.4%나 증가한 220만 명이나 증가하였고 교세통계로 파악하는 신자수보다도 48만 명이나 더 많다는 데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었다. 이에 대해, 한국 천주교회 내부에서는 아직 실천에 이르지는 못하고 있지만 미래에 입교를 결심한 사람 등이 스스로의 종교를 천주교로 응답했을 거라는 추측성 분석을 내놓았다(2006년 6월 발표된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한국사목연구소 소장 배영호 신부의 글 “「2005년 한국천주교회 통계」를 발표하며” 참조).

신자수가 줄어든 개신교와 불교에서도, 또 신자수가 급속히 늘어난 천주교에서도 어쨌든 한국 천주교의 교세가 급성장했다는 사실 자체는 공감했다. 이후 각 종교에서는 천주교의 성장 요인을 짚어보며, 향후 한국 사회의 종교 지형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전망하기 시작하였다. 이들의 분석에 따르면 천주교는 계속 성장하고, 개신교와 불교는 침체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개신교와 불교계는 천주교의 성장 동력을 파악하고 이를 본받을 것을 제안하고 있다.

천주교 성장의 동력은?

여러 자료에서 공통되게 추려낸 한국 천주교의 현실과 성장 요인은 한 마디로 ‘종교다움’의 이미지를 가장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선 천주교를 ‘거룩한 종교’로 인식하게 한 요소들로 꼽히는 것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오랜 전통으로 내려오는 전례 의식과 문화, 예술 등에서 느껴지는 엄숙함
2) 개인의 성찰을 강조하고, 억지로 강요하지 않는 자유로움
3) 독신으로 봉헌된 삶을 사는 사제, 수도자의 상징성과 이들에 대한 신뢰
4) 체계를 갖춘 조직성과 전체가 하나의 교회라는 일치성, 이를 통한 재정투명성
5) 사회복지 활동 등 세상 낮은 곳을 돌보며 섬기는 모습
6) 인권, 사회정의 활동 등을 통해 세상을 일깨우고 바른 길을 제시하는 모습
7) 타종교와 한국 문화전통에 포용적인 태도

사회학자인 오경환 신부는 이런 요소들이 대체로 신앙의 가르침에 충실한 데서 비롯된 것이며, 이것이 천주교회에 대한 ‘호감’을 갖게 했다고 해석하였다(2006년 11월 개신교 목회사회학연구소 주최 <현대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가톨릭의 성장> 포럼 발제문 “가톨릭 신자의 괄목할 만한 증가와 그 요인” 참조).

그러나 이런 호감을 더해 준 것은 천주교가 지닌 긍정적인 종교 이미지 덕분이기도 하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종교의 종교답지 않은 모습으로 인해 더 대비된 측면도 크다는 비판도 있다(가톨릭뉴스 지금여기 2008년 3월 21일자 김진호 목사 기고글 “천주교의 양적 성공이 우려스러운 이유” 참조).

일례로 개신교의 침체 원인으로 지적되는 가장 큰 핵심은 세속화된, 즉 종교다움을 잃은 교회의 모습이다. 교인의 숫자, 헌금 액수, 교회 건물 크기 등 외형을 키우는 성장 이데올로기, 교회 직분을 둘러싼 권력 추구의 모습, 교회세습을 둘러싼 다툼 등 지상의 것을 똑같이 추구하는 교회의 모습에서 사람들은 종교다움을 발견할 수 없어 실망해 떠났다는 비판이다. 불교도 역시 사찰 재정 관련 비리 등 잡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런 종교의 세속적인 모습에 염증을 느낀 이들에게 천주교의 ‘종교다움’은 더욱 부각되고 신자증가로까지 이어지게 했다는 것이다.

종교도 호감에 따라 소비되는 사회

이 모든 분석의 공통된 시각은 천주교가 잘 하고 있고, 그것 때문에 신자수가 늘어났다는 전제다. 하지만 천주교가 외형상 신자수가 성장한 것은 맞지만, 그 성장이 종교성의 본질에 접근했기 때문에 얻어진 결과인가라는 데는 보다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사실 천주교의 장점으로 꼽힌 것들은 최근들어 많이 약화된 측면도 있고, 일부의 활동이 마치 천주교 전체의 모습인 것처럼 과장된 면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천주교에 대한 ‘호감’이 늘어난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천주교가 제시하는 삶을 사는 것과 연계되지 않다는 문제제기이다.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이 종교를 선택하는 것은 뚜렷한 신앙적 결단이나 신앙인으로서의 정체성 없이 그저 호감과 선호도에 따라 종교를 소비하는 ‘종교 소비주의’ 흐름과 관련되어 있고, 천주교의 성장도 이처럼 종교성의 본질보다는 호감에 따라 ‘소비’되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앞으로 연재를 통해 천주교가 지난 10년 동안 어떤 모습으로 성장했으며 무엇이 그렇게 이끌었는지를 먼저 분석하고, 그것이 신앙의 본질에 가까워지는 성장인지를 성찰해 보려 한다. 천주교의 성장 현실을 파악하는 데는 주로 통계자료를 중심으로 분석할 것이다. 어떤 현상을 수치로 표현한 ‘통계’는 현실과 변화의 흐름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근거 자료이다. 그러나 수치로 표면화된 것이 전부는 아닐뿐더러, 그 안에 담긴 것을 해석해 내는 과정에서도 여러 가지 시각이 담길 수 있다. 그래서 참고는 하되 맹신은 할 수 없는 것이 통계자료이다. 이런 여러 가지 가능성과 한계를 안고 통계자료를 다룬다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주로 국가 공식 통계인 통계청 인구센서스 자료와 한국 천주교회 공식통계인 교세통계를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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