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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특수상황으로 핑계대는 한국 정부대체복무제 도입은 세계적 추세, UN의 권고 받아들여야
  • 고동주 기자 ( kobio@hanmail.net )
  • 승인 2009.05.12 13:07 | 최종수정 2009.05.12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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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한강감리교회에서는 '2009 세계병역거부자의 날, 한국'이 5월 10일부터 진행되고 있다. 5월 15일 '비폭력직접행동'을 앞두고 20여명의 해외 활동가와 한국 활동가들이 각국의 병역거부운동 경험을 나누고 비폭력 트레이닝을 한다고 한다. 5월 11일, 한국의 병역거부운동을 소개하는 자리에 다녀왔다.

변하지 않는 한국의 인권 상황

   
▲ 안드레아스 스펙(Andreas Speck) /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병역거부캠페인 활동가
안드레아스 스펙(Andreas Speck)은 "2006년 UN의 권고 이후 한국에서 활발한 논쟁이 벌어지는가?"하고 물었지만, 현지 활동가는 "한국 정부는 반기문 전 외교통상부장관이 UN의 사무총장이 되는 건 큰 일로 환영하지만, UN의 여러 권고들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오리 활동가는 "언제나 한국 정부는 UN이 한국의 분단이라는 특수상황을 모른다고 강변한다"며 한국 정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한국 사회에서 일제강점시기 이후 60여년 간 집총을 거부한 이들은 1만 3천여명이 넘는다. 이렇게 엄청난 수의 병역거부자들이 있었으나 이들이 주목을 받지 못한 이유는 대부분의 병역거부자들이 소수 종교인 여호와의 증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1년 언론을 통해 이들의 이야기가 알려지고, 오태양 씨를 비롯해 여호와의 증인이 아닌 평화주의 신념을 가진 병역거부자들이 등장하면서 사회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병역거부문제가 사회적으로 공론화되자 작은 변화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남부지방법원에서는 2004년에 병역거부자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나오기도 했고, 2005년에는 국가인권위에서 대체복무제 시행을 권고했다. 2006년 유엔자유권규약위원회에서는 병역거부자의 권리를 인정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관련 법률을 제정할 것을 한국 정부에 권고한 바 있다.

결국 한국 정부는 2007년 9월에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고 2008년 12월 24일에 국방부는 대체복무제 시행 계획을 번복하는 발표를 했다.

다른 나라들은?

   
▲보로 키타노스키(Boro Kitanoski) / ‘피스액션(Peace Action)’ 활동가, 병역거부자,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 집행국, 발칸지역 평화·반전운동
한국의 병역거부운동의 상황을 간략히 듣고 나서 소그룹을 짜서 각국의 병역거부운동과 평화운동의 경험을 나눴다. 보로 키타노스키(Boro Kitanoski)는 "마케도니아(마케도니아는 그리스 북부에 위치해 있고, 1991년 유고슬라비아로부터 독립했다.)도 한국처럼 여호와의 증인들이 이단시 됐고, 대부분의 병역거부자들이 여호와의 증인이었다"고 한다. 게다가 발칸 지역이 군사주의가 굉장히 강해서 "군대를 다녀와야 결혼한다"라는 말도 있다고 한다.

보로는 "1998년부터 정치적 신념으로 병역을 거부하는 이들이 생겨났고, 2001년에 내전이 발발했을 때 많은 이들이 병역을 거부하자 국방법에 병역거부권이 명시됐다"고 한다. 마케도니아는 2006년 이후, 모병제로 전환했다.

독일은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1만여명의 병역거부자들이 탈영을 하고 사형을 당하면서 병역거부권이 헌법에 명시됐다. 1956년에 징병제가 다시 도입됐으나, 헌법에 병역거부권이 명시돼 있으므로 병역거부는 인정이 됐다. 하지만 사회 분위기는 병역거부자들을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안드레아스 스펙은 "1983년에 병무청에 병역거부를 신고하러 가자, '공원에서 괴한이 여자친구를 강간하려고 하면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이 질문은 한국에서 아직도 병역거부자들이 자주 듣는 질문이다.

군사주의 문화가 강했던 독일도 80년대에 반핵ㆍ평화운동이 활발해지면서 병역거부자들의 수도 늘어나 1년에 10만명이 병역거부를 신청하기에 이른다. 현재는 대체복무자의 수가 군복무자의 두 배 수준에 달한다.

유럽연합(EU)은 대체복무제 허용이 가입조건 중 하나이다. 실제로 그리스는 유럽연합을 가입하기 위해 대체복무제도를 허용했다. 1인당 GDP가 3000여 달러(2008년 기준)인 마케도니아는 내전 중에 대체복무제를 허용했다. 한국 정부가 대체복무제도를 허용할 수 없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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