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꽃동네 활동

28년간 꽃동네에서 봉사활동을 해 온 조봉숙 씨(데레사), 영화 “귀향”의 조정래 감독, 한국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김선실 공동대표(데레사)가 가톨릭대상을 받았다.

12월 13일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평협)가 주최하는 제33회 가톨릭 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가톨릭 대상은 사랑, 문화, 정의평화 세 부문으로 나눠 상을 준다.

가톨릭 대상 문화부문은 일본군 위안부의 실상을 그린 영화 “귀향”을 만든 조정래 감독(43)이 상을 받았다. 그는 2002년부터 14년간 이 영화를 만드는 데 매달렸으며, 지난봄에 개봉했다. 조 감독은 현재도 일본군 위안부의 실상을 알리고자 전 세계를 돌며 이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조정래 감독은 전 세계 7만 5270명의 힘(모금)과 배우, 스태프, 위안부 할머니들의 도움으로 영화가 만들어졌다고 고마워했다. 그는 앞으로도 문화적 증거로 남는 영화를 평화적 도구로 삼아 계속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알리는 데 애쓰겠다고 말했다.

정의평화 부문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 중인 정대협 김선실 공동대표(데레사, 60)가 받았다. 김선실 대표는 1992년부터 교회와 사회에 위안부 문제를 알리려 노력해 왔으며, 1993년에는 가톨릭여성신학모임을 통해 평신도가 주축이 된 여성 단체 ‘새 세상을 여는 천주교 여성공동체’(천여공)를 만들었다.

김선실 대표는 “교회에서 여성 문제를 이야기해 왔지만, 크게 드러나지 않아, 상을 예상치 못했다”며 “이 상은 천여공에 주는 것과 마찬가지며, 교회가 여성문제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에 함께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서 의미 있다”고 말했다.

사랑부문에서 상을 받은 조봉숙 씨(데레사, 85)는 간호사였으며,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정년퇴직한 뒤 1988년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꽃동네 의무실과 호스피스 시설 ‘구원의 집’에서 봉사해 왔으며, 2002년에는 전 재산 2억 원을 모교인 가톨릭대 간호대와 꽃동네 현도사회복지대학에 기부했다.

조봉숙 씨는 “기쁨을 하느님과 꽃동네 가족과 나누고 싶다”고 수상소감을 말했다. 그는 봉사를 계속하려고 재봉일을 배웠다며 “힘닿는 데까지 (봉사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왼발을 움직일 수 없어 거동이 불편한데도, 꽃동네병원 중앙공급실 의료소모품 제작을 돕고 있다.

 

▲ (왼쪽부터) 조정래 감독, 김선실 공동대표(데레사), 조봉숙 씨(데레사)가 제33회 가톨릭대상을 받았다. ⓒ배선영 기자

가톨릭대상은 1982년부터 올해까지 33번째 이어지고 있다. 1987년과 1993년에는 시상식이 없었다. 사랑의 실천, 정의의 구현, 인류문화의 창달을 위해 이바지한 이에게 신자 여부와 상관없이 상을 준다. 지난해에는 생활성가 가수 김정식 씨(로제리오), 환경운동가 이수용 씨(프란치스코), 순천향대 의료ICT융합원장 신원한 씨가 받았다. 상금은 각기 500만 원이다.

한편, 시상에 앞서 조규만 주교(주교회의 평신도사도직 위원회 위원장, 원주교구)는 상을 받은 이들에게 축하 인사를 하며, 시국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최순실 게이트와 대통령 탄핵을 말하며 “부정부패가 대통령으로부터 시작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늑대가 새끼 양과 함께 살고 표범이 새끼 염소와 함께 지내리라.”(이사야서 11,6-8)라는 성경 구절에 빗대어 “언제 우리는 좌빨과 꼴통이 서로 만나고, 종북과 보수가 입을 맞출 수 있을까, 영남과 호남이 함께 장난하고 남과 북이 함께 살쪄 가고, 새누리와 더불어 민주당이 함께 어울릴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정의와 평화를 위해 봉사하는 김선실 대표 같은 이들이 많아지면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