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락 경위 명예회복 탄원 서명운동도

12월 7일 저녁 주교좌 의정부 성당에서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시국미사’가 봉헌됐다.

천주교 의정부교구 신자들을 중심으로 4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미사는 경건하고 차분한 분위기였다. 신자들은 박근혜 대통령 등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빚어진 혼란의 빠른 수습과 올바른 해결을 요구하는 기도를 함께했다. 교구장 이기헌 주교 등 사제 57명이 미사를 공동집전했다.

교구가 운영하는 여성긴급전화 1366에서 일하는 이명애 씨(필로메나)는 “우리나라가 진정한 민주화를 이루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참석했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비판이 아니라 희망을 기도하는 자리라 좋았다”고 덧붙였다.

▲ 12월 7일 저녁 주교좌 의정부 성당에서 400여 명이 참여한 '민주주의 회복을 기원하는 시국미사'가 봉헌됐다. ⓒ강한 기자

이기헌 주교는 미사를 시작하며 “이 위기를 겪으면서 국민들은 국가가 무엇이고 정치가 무엇인지 생각하며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해 왔고, 또 수많은 사람들이 광화문에 모여 촛불을 여러 차례 밝혔다”며 “그러나 해결의 장본인인 대통령은 국민들의 참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위기를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잘 극복할 수 있는 은혜를 구하고, 이 위기를 통해 우리나라에 성숙한 민주주의가 뿌리 내려질 수 있도록 정성된 마음으로 미사를 봉헌하자”고 말했다.

▲ 12월 7일 저녁 주교좌 의정부 성당에서 이기헌 주교(가운데) 등이 '민주주의 회복을 기원하는 시국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강한 기

상지종 신부(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장)는 강론에서 지금의 한국 상황을 자신이 겪었던 ‘암’에 비유했다. 상 신부는 “암세포는 정상적 세포의 변형으로, 조건에 따라 암세포로 변질될 수 있다”며, 박근혜 정부 곳곳에서 나라를 망친 사람들도 처음부터 암적 존재였던 것이 아니라 “온전한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양 호의호식하지만 탐욕의 노예로 전락한 그들이 개, 돼지”라며 “우리가 그들을 깨우쳐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구 정의평화위원회(정평위)는 미사를 마치며 발표한 성명에서 대통령에게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말고, 수많은 국정실책과 세월호참사 때 다하지 않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평위는 여당에게는 공범으로서 마땅한 책임을, 야당에게는 정치적 계산을 떠나 국민의 목소리에 함께하라고 호소했다.

정평위는 식민 시대, 군부독재 시대를 지나며 아직 풀리지 못한 오래된 문제들이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으며, 대림 시기를 맞아 “국가 공동체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 12월 7일 저녁 주교좌 의정부 성당에서 '민주주의 회복을 기원하는 시국미사'에 참석한 신자들이 기도하고 있다. ⓒ강한 기자

한편, 이날 의정부 성당에서는 2014년 12월 숨진 최경락 경위(첼레스티노)의 명예회복을 요구하는 탄원 서명운동도 이뤄졌다. 최 경위는 최순실 씨의 전 남편 정윤회 씨가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활동하고 있다는 내용의 청와대 문건을 언론에 넘긴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뒤, 자살했다.

이 서명을 받은 신자는 평소 알고 지내던 수도자에게서 천주교 신자인 최 경위 유족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나서게 됐다며, 유족이 탄원인 서명부를 받아 최순실 사건 특검에 제출하게 될 것이라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 12월 7일 저녁 주교좌 의정부 성당 입구에서 신자들이 고 최경락 경위(첼레스티노)의 명예회복을 요구하는 탄원 서명을 하고 있다. ⓒ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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