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교회구성원이 학살 참여"

르완다 가톨릭교회가 지난 1994년에 벌어진 인종학살에 일부 성직자와 신자들이 참여한 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당시 투치 족과 후투 족 사이에 벌어진 학살극에서 거의 100만 명에 이르는 사람이 죽었다.

이 사과문은 11월 20일 르완다의 모든 가톨릭교회에서 낭독되었다. 이날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포했던 자비의 특별희년이 끝나는 날이었다.

이 사과성명은 르완다의 가톨릭 주교 9명이 모두 서명했다. “우리는 하느님에게 봉사하기로 봉헌된 일부 교회구성원들과 성직자들로서 그 대학살에 어떤 역할을 했던 이들이 있었다는 점을 사과한다.”

르완다 교회는 당시의 대학살에 일정한 구실을 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으며, 또한 벨기에로부터 독립한 뒤에 결국 그 대학살로 이어진 (정치사회) 구조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줬다는 비판도 받았다.

하지만 이번 성명에서 주교들은 일부 교회구성원이 학살을 계획하고 도왔으며 실행했지만, 교회 자체는 그런 사제나 교회구성원이 살인을 하도록 파견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르완다주교회의 의장인 필리페 루캄바 주교는 “우리의 입장은 명확하다. 즉 우리는 모든 증오에 반대하며, 우리는 인종학살에 반대한다. 이번 성명은 1994대학살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 느타라마 교회 대학살 기념관 선반 위에 두개골들이 놓여 있다. (이미지 출처 = simple.wikipedia.org)

지난 20여 년간 인권운동가들과 피해자들은 가톨릭교회에 사과하라고 요구해 왔다. 이들은 당시 사람들이 학살을 피해 교회 안으로 달아났지만 그곳에서 (들어온) 민병대에게 죽임당했다고 주장했다.

르완다는 당시의 상처가 지금도 깊게 남아 있는데, 이번 사과는 정부와 교회가 그 상처를 치유하려 노력하는 데 중요한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대학살반대투쟁 국가위원회의 장-다마상 비지마나 위원장은 이번 사과를 환영하며, 당시 살인을 저지른 사제와 수녀들이 자백하고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르완다 가톨릭교회는 지난 6월에는 대학살에 직접 참여해 각기 25년형과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사제 2명을 다른 동기사제 4명과 함께 사제서품 은경축 기념 대상에 포함시켜 피해자들을 격분시켰다.

당시 이 기념미사 초청장은 주교 이름으로 발송되었는데, 논란이 일자 그 주교는 두 명은 원래 기념미사 대상이 아니고, 초청장도 불화를 일으키려는 누군가가 만들어 보낸 것으로, 정식 초청장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한 주교 1명은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또 다른 사제와 그 교도소에서 미사를 공동집전하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이러한 사건들을 두고 르완다 교회가 학살에 대한 책임과 사실을 도전적으로 부인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르완다 국제형사재판소(ICTR)의 판결에 따르면, 루쿤도 신부는 자신이 교장으로 있던 성 레옹 소신학교로 피난 온 투치 족 난민들을 납치해 죽이라고 병사들에게 명령했다. 또한 응다기지마나 신부는 자기와 같은 교구의 동료 사제들을 직접 죽였다.

기사 원문: https://www.ncronline.org/news/world/rwandan-bishops-apologize-role-1994-genoc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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