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관보다는 과거 영광의 향수" 때문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 데에는 가톨릭, 개신교 복음주의 백인 신자들의 지지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출구 조사들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2년에 (모르몬교인인) 공화당의 미트 롬니 후보에게보다도 트럼프에게 더 많은 지지를 보냈다.

자신을 복음주의 또는 “다시 태어난 그리스도인”으로 규정한 이들은 81퍼센트가 트럼프를 지지했는데, 이는 롬니보다 3퍼센트가 더 많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는 16퍼센트만 지지했다.

이들의 트럼프 지지는 복음주의 교단의 저명한 지도자들이 트럼프를 반대했음에도 더 높아져, 교회 지도자층과 신자 대중 사이의 의견 차는 더 커졌다. 예를 들어 미국 보수파 그리스도교의 대표적 인물인 남부침례교회의 러셀 무어는 이민자와 여성 등에 대한 트럼프의 태도를 비판했다.

트럼프 자신은 롬니와 달리 자신이 특히 종교적인 인물이라고 내세운 적이 없다. 오히려 힐러리는 자신이 감리교 신자임을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로버트 존스는 “백인 복음주의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가치관(신앙)에 따라 투표하지 않았다. 과거의 향수를 그리며 투표했다.”고 지적한다.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한번 위대하게 만들자라고 했는데, 전체 인구 가운데 복음주의 신자 수가 줄어드는 현 상황에서 백인 복음주의 신자들에게는 큰 호소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 미국 45대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이미지 출처 = flickr.com)

“백인 그리스도교인은 해마다 인구 대비 비중이 1퍼센트 이상씩 줄어들고 있다.” “그래서 트럼프가 ‘여러분, 내가 당신이 (부흥할) 마지막 기회입니다’라고 하는 것이 실감이 났다”는 것이다.

한편, 백인 가톨릭 신자들은 60퍼센트가 트럼프를 찍고 37퍼센트가 힐러리를 찍었다. 백인 신자들은 2012년 선거에서는 59퍼센트가 롬니를 지지했었다.

히스패닉 가톨릭 신자들은 반대로 67퍼센트가 힐러리를 찍고, 트럼프를 지지한 것은 26퍼센트였다. 히스패닉 신자들은 2012년에는 75퍼센트가 오바마를 찍었다. 트럼프는 멕시코계 이주민 가운데 범죄자와 “강간범”들이 많다면서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불법 이민을 막을 거대한 장벽을 세우겠다고 공약했다.

퓨리서치 센터의 그렉 스미스는 예상한 것보다 히스패닉 가톨릭 신자 가운데 트럼프 지지가 조금 더 많지만, 백인 신자와 히스패닉 신자 사이의 분열을 예견된 대로라고 지적했다.

“‘가톨릭’을 한 뭉치로 얘기하면 이번 선거에서 보듯 이렇게 뚜렷이 서로 다르게 움직이는 하위 집단들의 차이가 희미해진다.”

가톨릭 전체로는 트럼프 지지가 52퍼센트, 힐러리 지지가 45퍼센트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해 여러 미국 가톨릭교회 지도자들은 트럼프의 이주민과 소수민 정책을 비판해 왔고, 반면에 다른 지도자들은 힐러리가 속한 민주당의 “친선택”(pro-choice, 임신 중 일정 시기 여성의 낙태 선택권 지지) 정책이 반생명적이라고 강조해 왔다.

한편, 복음주의가 아닌 주류 개신교 신자들은 인종에 따른 지지후보 차이가 뚜렷이 나타나지 않았다.

기사 원문: https://www.ncronline.org/news/politics/white-evangelicals-catholics-and-mormons-carried-tru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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