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교와 자비 이해 통해

일본 주교회의 종교간대화위원회는 자비의 희년의 일부로서 심포지엄을 열고 불교와 일본 전통종교인 신도에서 자비가 어떤 뜻이고 어떻게 실천되는지 살폈다.

한국어 자비로 번역되는 영어 “mercy”에 해당하는 일본어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리스도교, 불교, 신도 신자들은 “이쓰쿠시미”(慈しみ)와 “아와레미”(憐れみ)를 많이 쓴다. 일본 불교인들은 또한 옛날 중국어인 “지히”(慈悲)도 많이 쓴다.

사타케 도루 스님은 “지히”(자비)는 부처의 마음을 가리키는 것이며, “벗을 향한 감정”인 “慈”와 “조용히 있을 수 없는 감정”인 “悲”의 두 글자가 결합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불교 믿음에 따르면, 부처의 “자비”는 끝을 모른다.

나카가와 히로미치 신부(가르멜회)는 자비를 가리키는 말인 라틴어 “misericordia”는 "miser"(비참한)와 "cor"(마음) 두 단어로 이뤄졌다고 설명한다.

“수난 받는 마음들에 우리 자신의 마음을 일치시키시는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 다시 돌아섭시다.” “이것이 자비의 해의 뜻입니다.”

불교학 관련 저자이자 교수인 미하시 겐에 따르면, “이쓰쿠시미”는 오래전에는 인간이 신들의 신비한 힘을 두려워해서 의식을 통해 자신들을 정화시키고 그 신들에게 성지를 지어 바친다는 것이 원래 뜻이었다.
하지만 현대 신도에서 “이쓰쿠시미”는 마치 부모가 자녀를 대하듯 신들이 “인간을 소중히 여긴다”는 뜻이라고 한다.

미하시 교수는 이 뜻이 일본 그리스도교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스도인들이 처음 일본에 왔을 때, 이들은 하느님 사랑을 이야기할 때 “이쓰쿠시미”를 쓰지 않고 “고타이세쓰”를 썼는데 이는 “소중히 여기다”라는 뜻이라며, 아주 훌륭한 번역이었다고 했다.

사타케 스님은 또한 “어둠”을 뜻하는 일본어 “야미”(暗)는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상태”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지적하고, 어둠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서로서로 얘기하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 9월 10일 심포지엄에서 불교, 신도, 가톨릭 대표들은 자비의 개념을 논의하였다. (사진 출처 = UCANEWS)

이번 심포지엄 사흘 전에 발표된 한 통계에 따르면, 20살 이상 일본 성인은 4명 가운데 한 명꼴로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데, 사타케 스님은 이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그는 “지히”는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뒤에 있었던 자원봉사 활동 같은 데서 구체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면서, “한 사람을 다른 사람과 이어 주는 것”이 “지히”라고 했다.

일본주교회의 종교간대화위원회는 지난 몇 해 동안 가톨릭 신자들이 불교 신자, 신도 신자들과 함께 모여 인구노령화 현상, 제2차 대전 종전 70년을 맞아 평화의 필요성 등을 이야기하는 자리를 만들어 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년 12월 8일부터 올해 11월 20일까지를 “자비의 특별희년”으로 선포하여 사람들이 “하느님 성부와 같이 자비롭게 되도록” 호소한 바 있다.

기사 원문: http://www.ucanews.com/news/considering-mercy-among-japans-buddhist-shinto-faiths/77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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