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개 가톨릭 기관 참여 선언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축일(10월 4일)을 맞아, 전 세계의 수많은 가톨릭 기관, 단체들이 화석연료 기업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가톨릭의 많은 교구, 기관, 재단은 자산의 상당 부분을 직접, 간접 투자를 통해 운영하고 있는데, 예금, 채권, 주식 등이다.

이번 발표에는 영어권 캐나다 예수회, 이탈리아의 국제자원봉사 그리스도교단체연합(FOCSIV), 호주와 파푸아뉴기니 주님봉헌수녀회, 미국의 SSM보건기구, 브라질 파라나 주에 있는 우무아라마 교구, 골룸반외방선교회, 돈보스코 살레시오수녀회 등이 참여했다.

SSM보건기구는 석탄사용 기업을 제외했고, FOCSIV는 화석연료 기업에서 회수한 자금을 깨끗한 재생에너지에 재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브라질의 우무아라마 교구는 교구로서는 세계에서 처음, 기관으로서는 남미에서 처음으로 화석연료 투자를 철회했다.

화석연료 투자철회 운동은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안하기도 했다.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 의장 피터 턱슨 추기경은 교황의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9월 1일) 메시지를 발표하면서, 교황이 “특정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포함한 사회적 압력으로 기업들이 자기들의 환경적 영향과 생산 패턴을 고려하도록 만들 수 있다. 같은 논리로 화석연료 투자철회 운동도 생각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의 정교회, 가톨릭, 개신교, 성공회 조직들은 해마다 9월 1일부터 10월 4일까지를 ‘창조보전 시기’로 정하고,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지구를 위해 기도하고 행동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최근 지구 곳곳의 유전과 탄광의 석유, 가스, 석탄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로 21세기 말이면 지구의 온도가 2도 넘게 올라갈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오면서, 모든 새 화석연료 시설사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석탄을 전혀 쓰지 않아도 유전과 가스전 매장량만으로도 지구 온도는 1.5도 넘게 올라간다고 한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 일어나고 있는 화석연료 투자철회 운동은 역사상 가장 빨리 확대되고 있는 투자철회 운동이다. 지금까지 34억 달러를 운용하는 거의 600개의 기관이 이 운동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 최근 지구 곳곳의 유전과 탄광의 석유, 가스, 석탄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로 21세기 말이면 지구의 온도가 2도 넘게 올라갈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이미지 출처 = pixabay.com)

발언들:

“기후 변화는 이미 가뭄, 해수면 상승, 기아, 그리고 극단적 기후 등으로 가난하고 소외된 집단에 영향을 주고 있다. 우리는 단호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피터 비슨 신부, 영어권 캐나다 예수회 관구장)

“우리는 이 문제와 관련해 수도회들과 계속 접촉할 것이다. 가톨릭 신자로서, 우리는 기후 위기를 막고 환경 정의를 촉진하기 위한 구체적 실천의 증거가 될 윤리적 의무를 함께 지닌다.”(잔프란코 카타이, FOCSIV 의장)

"우리는 환경과 인권, 공공 안전과 지역사회의 희생 위에 이뤄지고 있는 투자들을 철회하는 운동에 나서기로 약속했다. 우리는 이 지구의 치유는 오직 지구와 생명의 전체 공동체를 돌볼 때에만 가능하다고 믿는다. 우리는 한 행성에 사는 한 지구공동체로서, 공동운명체다.“(말레트 블랙 수녀, 호주와 파푸아뉴기니 주님봉헌수녀회 장상)

“선교에 기반을 둔 가톨릭 단체로서, SSM보건기구는 우리 자연자원을 제대로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늘 알고 있었다. 우리는 우리 단체를 설립한 마리아의 프란치스코수녀회와 더불어,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5년에 발표한 기후 변화 회칙('찬미받으소서')를 바탕으로 말과 행동으로 환경에 대한 우리의 다짐을 이뤄 나갈 것이다.”(윌리엄 톰슨, SSM보건기구 회장)

"우무아라마 교구를 저탄소 조직으로 바꾸는 것이 ‘찬미받으소서’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바를 실천하는 구체 방법이라고 믿는다.“(동 프레이 필류 주교, 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 브라질 우무아라마 교구)

“골룸반회는 우리가 지닌 선교 사명의 한 부분으로서 지구를 돌보기로 다짐해 온 오랜 역사가 있다. 우리는 ‘사회적, 환경적 책임 투자’ 정책이 이러한 다짐을 표현하는 중요한 모습으로 보며, 따라서 펀드들에 대한 우리 자금의 투자 방향을 살펴보고 있다. 재생 에너지, 지역사회 기반 소기업, 그리고 평화 사업과 같은 우리의 정책지향점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펀드들을 찾고 있다.”(케빈 오닐 신부, 골룸반회 총장)

“전 세계의 모든 지역 주교회의가 지난해 ‘화석연료 시대의 종언’을 촉구했다. 이번에 가톨릭 기관들이 투자철회를 발표한 것은 이러한 주교들의 호소에 따라 각자의 투자정책들을 발전시킨 것일 뿐이다.”(토마스 인수아, 지구 가톨릭 기후운동 세계 코디네이터)

“수도자들에게는, 이 투자철회 운동의 목표는 화석연료 산업을 재정적으로가 아니라 도덕적으로 파산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각 기업들은 자신들이 맡아 관리하는 (주주들의) 재산을 불려야 하는 의무 때문에 에너지의 재생가능한 형태에 투자하게 될 것이다.”(숀 맥도나 신부, 골룸반회. 환경신학자)

기사 원문: http://www.indcatholicnews.com/news.php?viewStory=3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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