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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중국의 ‘샛별’, 중국 교회와 복음화 1[교황 프란치스코와 하느님의 백성 - 황경훈]
황경훈  |  editor@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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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22  16:5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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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부터 중국 교회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더 정확하게는 중국 교회-교황청 관계가 부쩍 가까워져 2016년이 다 가기 전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다. 지난 1월 교황청과 중국 (교회) 대표들이 모여 ‘공동실무단’을 구성하고 교황청과 중국 교회 사이의 해묵은 그러나 중요한 문제들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8월에 두 번째 공동실무단 회의를 통해 가장 핵심적인 문제인 주교의 ‘선출’ 또는 ‘임명’과 관련해 누가 주도권을 갖느냐의 문제를 논의하였다고 한다. 또한 교황의 승인을 받지 못한 주교 8명(물론 지금까지 많은 공식교회 주교들이 교황의 승인 없이 서품되었지만 뒤에 교황청 인정을 받았다)과 지하교회 주교들을 포함하지 않는 ‘중국천주교주교회의’ 문제, 또 여전히 감금 상태에 있는 지하교회 사제와 주교 등의 문제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하도 보안이 철저하게 지켜져서인지 중국 교회 문제에 적극 관여해 온 홍콩의 젠제키운 추기경과 통혼 추기경조차 어떤 것에 대해 합의했는지 모르고 있다. 이러는 사이 지난 8월 4일 통혼 추기경은 매우 중요한 문서를 발표한다. 교황청-중국 사이의 대화에 관해 자신의 글을 요약한 것이지만, 그의 조심스러운 성품과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단호한 태도를 보여 주었다.

이를테면 중국 교회에 관심을 가진 중국 안팎의 이들이 교황청 관리뿐 아니라 현 프란치스코 교황이 요한 바오로 2세와 베네딕토 16세가 지켜온 원칙을 어겼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그것이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지적하는 대목들이 그러하다. 특히 중국 지하교회 주교들과 관련해 일부에서 교황청이 중국에서 이들의 권한이 합법화 되도록 대화에 있어 양보만 한다는 우려에 대해, 또 감옥 안에 있는 지하교회 주교들이 잊힐까 걱정하는 데 대해 이는 불필요한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나아가 통혼 추기경은 이러한 태도야말로 교황청의 사랑을 믿지 못함을 반영하며 ‘교황청과 대표들에 대한 모욕’이며 ‘가톨릭 신자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고 비판한다. 그러면서도 지하교회의 희생은 널리 인정되고 있다고 덧붙인다. 이는 그가 한편에서는 지하교회 주교들의 교황청에 대한 충성이나 희생이 인정되고 있고 권한도 보호될 것이라고 어루만지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희생했다’는 것을 명분으로 마치 보상받아야 할 무엇이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신앙인의 자세가 아니라고 호되게 나무라는 것으로 봐야 한다. 통혼 추기경의 이 말은 ‘지하교회’를 일방적이다시피 지원해 온 한국 천주교회 안팎의 인사들, 아니 한국 천주교회 전체가 새겨 들어야 할 대목이라고 보인다. 어쨌든 통혼 추기경은 양자가 신뢰 관계를 구축하기 시작했으며 따라서 ‘협상에 비관적 전망을 하거나 섣부르게 사형 선고를 내릴 필요가 없다’고 단언하는 데서 보이듯 대화의 미래를 밝게 예측하고 있다.

   
▲ 2009년 '아시아 평신도 신학포럼' 참가자 기념 사진. ⓒ황경훈

그러나 매우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이러한 전망은 한국뿐 아니라 홍콩에서도 비교적 ‘낯선’ 느낌이 든다. 전 홍콩 대교구장인 젠제키운 추기경은 요한 바오로 2세와 베네딕토 16세의 교황직 동안 중국 정부와 교회, 특히 주교들을 향해 ‘사죄’해야 한다며 강성 발언을 쏟아내 온 배경이 있어서 더욱 그러하다. 젠 추기경은 2005년 12월 당시 ‘반 세계화 시위’로 홍콩에서 ‘명성’을 날린 한국 농민회 시위대가 경찰에 기소되자, 기소자들을 위해 대한민국 영사관조차 거부하였던 신원 보증은 물론, 일인당 2500홍콩달러의 보석금까지 대신 지불할 정도로 사회정의 문제에 적극 참여해 온 진보 인사다. 하지만 중국과의 대화를 바라보는 그의 관점은 퍽 보수적이다. ‘(중국정부는 대화에 대해) 요구만 하지 진정으로 대화를 할 의지가 없다’면서 한마디로 ‘시간 낭비’라고 본다. 그는 ‘변하는지 어떤지는 실상을 한번 보면 금방 알게 되니까 시간 낭비하지 말고, 또 사람들을 잘못된 길로 인도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간접적이지만 젠 추기경을 ‘경험하는’ 일이 그와 우리신학연구소 사이에도 있었다. 우리신학연구소는 2009년 5월 아시아 주교회의연합회 총회에 대해 평신도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서울에서 ‘아시아 평신도 신학포럼’을 개최했다. 당시 초청된 한 중국 사제의 발표문을 둘러싸고 젠 추기경이 취했던 적대적 태도와 행동은 중국 교회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내가 존 프리만(가명) 신부에게 주문한 발표 주제는 ‘성체를 통한 중국 공식교회와 지하교회의 친교와 일치’였고 그는 어려워하면서도 애를 써서 힘든 작업을 마쳐 주었다. 포럼에 참가한 외국인들, 특히 유럽 나라들에서 온 이들은 그 뒤로 프리만 신부를 여기저기에 초청하였던 기억이 새롭다. 젠제키운 추기경과는 다르게 그의 발표문에서 나처럼 중국 교회의 친교와 화해에 대한 긍정적인 의미를 읽어내고 적극적 평가를 내려서이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이는 복음화와 복음화의 주체로서의 지역 교회라는 주제와 연결해 다음 칼럼에서 조금 더 자세히 다루기로 하겠다.

어쨌거나 중국-교황청 사이의 관계는 두 전 교황 때보다 교황 프란치스코가 수장으로 취임하면서 더욱 가까워졌다. 2014년 교황의 방한 당시 중국 영공을 열어 주어 교황이 중국인민들에게 오갈 때 두 번의 축복을 보내 주었고, 올해 1월에는 <아시아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중국 문명을 포함해 모든 문명을 존중하는 것이 로마 가톨릭 교회의 책임이라고 말해 관계가 적대적이지 않음을 밝혔다. 어쩌면 통혼 추기경은 전임자인 젠 추기경이나 또 다른 ‘강경파’인 혼타이파이 대주교의 영향력에 눌려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말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통혼 추기경은 자신이 ‘홍콩교구 성신연구센터’를 30여 년 동안 이끌어 온 중국 교회 전문가이지만, 젠 추기경이나 홍콩 출신으로 현 인류복음화성 차관이기도 한 혼 대주교의 목소리가 홍콩과 바티칸에서 압도적으로 컸으므로 낮은 소리로 얘기할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적어도 2009년 4월 그가 홍콩교구장을 계승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또 2013년 3월 교황 프란치스코가 즉위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대화와 화해, 자비의 정신에 응답해 중국 천주교회내 두 공동체와 중국-교황청 관계를 낙관적으로 보면서 그러한 방향으로 점차 발언의 수위를 높여 오고 있다. 만일 올 11월에 막을 내리는 ‘자비의 해’가 가기 전에 기념비적인 어떤 조치가 취해진다면 이는 양자의 관계에 질적 발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하여 국내의 공식 교회와 지하교회가 화해하고, 용서하여 친교를 이룬다면 그것은 중국 사회와 인민을 향한 중국 그리스도인들의 봉사와 헌신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정녕 실현된다면, 한때 중국 공산당이 ‘중국의 붉은 별’로 불린 것처럼 중국 그리스도교가 ‘중국의 샛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황경훈

우리신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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