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 (이미지 출처 = pixabay.com)

순교의 나래를

- 박춘식


하느님께서
아담을 만드실 때 성장하면서 죽고
다른 차원에서 또 성장하다가 허물 벗고
마지막에 천사가 되도록 빚으신다
영혼의 나래를 차곡차곡
깊이 접어 숨긴 채
아담을 세상에 내보내신다
그중에
단번으로 천사가 되는 길
붉은 나래를 펴서 오르는 길
순교의 나래를
가장 아름답게 만드신다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 (2016년 9월 19일 월요일)

사람이 영적 존재로 창조되었기에, 매우 존귀한 존재입니다. 사람은 나중에 천사처럼 아름답게 되도록 창조되었다는 말은, 교회의 가르침을 시인의 눈으로 좀 더 확장하여 표현한 것이지만, 어쩜 가슴 두근거리는 사람의 존재 비밀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렇다면, 순교자들은 그 누구보다 더 빛나고 아름다운 천사로, 하느님 안에서 하느님을 영원히 칭송하고 감사 드리는 분이지만, 동시에 지상의 후손들을 위해서도 더욱 간절하게 기도해 주시는 분이라 여겨집니다. 9월 16일은 김대건 성인 사제가 새남터에서 순교하신 날이고, 9월 20일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이기에 순교자 성월의 정점처럼 느껴집니다. <지금여기> 가족들이 순교자 성월의 많은 은혜 받으시기 빕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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