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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장영식의 포토에세이]

밀양 765kV 송전탑 건설을 반대했던 주민들은 다시 돌아보기 싫을 만큼 끔찍했던 행정대집행(2014년 6월 11일) 뒤에도 변함없이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밀양 주민들은 행정대집행 이후 미니팜협동조합을 통해 농산물을 시민들에게 직거래로 전달하면서 밀양과 또 다른 연대를 하고 있다. 매월 2, 4주 토요일에는 영남루 앞에서 촛불시위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밀양 주민들은 월요일에는 부북면 주민들이 수요일에는 단장면 주민들이 그리고 금요일에는 상동면 주민들이 밀양시청 앞에서 밀양시장과 시의회를 향하여 밀양 주민들과 대화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 밀양시 단장면 용회 마을 고준길 씨가 밀양시청 앞에서 밀양시장과 시의회가 송전선로 경과지 주민들과의 대화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장영식

행정대집행 뒤로 765kV 송전탑이 완공되고, 그 송전선로를 통해 전기가 흐르면서 시민들의 기억 속에 잊혀져 가는 밀양은 여전히 투쟁이 끝나지 않았다고 선언하고 있다. 지난 폭염 가운데에서는 전국의 학생들이 농활을 통해 주민들의 손을 잡고 일손을 도우면서 연대했다. 학생들은 밀양에서 농활을 통해 “인간의 몸이나 자연, 또는 세상 현실에서 분리되지 않고, 오히려 그 안에서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과 일치를 이루며 더불어 살아가는 것”('찬미받으소서' 216항)을 배우고 익혔을 것이다.

   
▲ 아름다웠던 밀양의 산야와 주민들은 765kV 초고압 송전선로를 위한 송전탑 건설로 깊은 상처와 시름을 앓고 있다. 핵발전소와 화력발전소로부터 비롯된 대규모 전력 생산 중심의 에너지 정책은 전환되어야 할 시점이다. ⓒ장영식

지금 밀양 주민들은 765kV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며 투쟁했던 일로 업무방해와 공무집행방해 등의 이름으로 소송 중에 있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으며 항고심이 진행 중이다. 밀양 주민들은 밀양 10년의 투쟁은 정당하고 정의로운 투쟁이었기 때문에 법정에서 “우리는 무죄다”라고 당당히 밝히고 있는 것이다.

   
▲ 국가와 한전의 불의에 대항한 밀양 어르신들의 정의로운 싸움은 어머니이신 땅에 붙박은 연가이며 영성이며 희망이다. ⓒ장영식

대부분의 밀양 주민들은 70세가 넘은 어르신들이다. 이들은 정부와 한전을 상대로 10년을 치열하게 싸웠다. 밀양 산속 깊은 곳에서 무자비했던 한전 용역 직원들의 폭력에 맞서야 했고, 국가공권력의 폭력에 맞서야 했다. 이 투쟁에서 두 분의 밀양 어르신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했던 불행하고도 슬픈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 밀양으로 농활을 온 학생들이 스스로 농활신문을 만들고 공유하며 생태적 삶에 대해 되돌아보는 아름다운 시간이 되었으리라. ⓒ장영식

밀양시청과 시의회는 더 이상 밀양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송전선로 현장을 방문하여 주민들의 재산권과 건강권 피해에 대해 대화의 마당에 나서야 할 것이다.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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