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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문] 사드 한국 배치로 촉발될 동북아시아 안보질서의 급변과 평화위협을 우려하며
남장협, 여장연  |  editor@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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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30  11: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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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자신의 책임을 더 깊이 깨달아, 우리의 분쟁들을 더욱 인간다운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찾아 내야 한다”(사목헌장, 81)

1. 한국정부가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결정을 허용(7/8)하고 성주 성산포대를 배치 최적지로 확정발표(7/13)한 지 41일 만에 국방부는 ‘제3 부지’로 배치 장소가 변경될 수도 있음을 발표(8/22)했다. 그동안 성산포대가 군사적 효용성과 주민 안전 등의 측면에서 최적지라고 밝혀 온 정부의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만일 정부가 주민의 제안을 받아 제3 부지를 결정한다면 사드 배치가 군사적 효용성과는 관계가 없는 문제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다. 애초 사드 배치 결정 과정에서 정부가 보여 준 모습은 주민들의 의견수렴, 환경영향평가 등은 물론 행정 절차도 무시한 일방적인 통보 조치였다. 이에 대한 성주 군민들의 항의는 주권재민의 민주주의 공동체인 대한민국 국민의 정당한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국가 경찰력과 군 장교, 공무원 등을 동원하여 주민 설득이라는 명목으로 집회, 결사, 표현의 자유를 훼방하고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 또한 제3 부지 검토라며 성주 군민들에게 취한 일련의 조처는 성주 군민들 간, 성주와 인근 지역민들 간의 분열을 조장하는 등 갈등조정자로서의 정부의 역할을 방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작금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정부는 민주주의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도록, 오해를 살 만한 조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2. 정부는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허용 결정이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한미동맹의 군사력을 보호하기 위한 자위권 차원의 방어조치”라며 배치의 당위성을 강조했고, 한국 배치 사드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와 독립적으로 운용될 것이므로 미국 MD(미사일방어체계)와 무관함을 강변해 왔다. 대통령도 가세해 “사드 배치는 정쟁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재론의 여지를 막기까지 했다. 그러나 사드 한국 배치에 대해 정부가 아무리 대 북한 남한 방어용임을 주장한들 미국이 동아시아에 구축 중인 미국 MD의 한 구성요소가 한국에 배치된다는 기본 사실을 바꿀 수는 없다. 사드는 애초에 미국이 MD의 주요 구성요소로 개발된 전략 무기체계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상대국 탄도 미사일 공격의 대비 차원을 넘어서는 ‘공격형 방어체계’인 미국 MD가 한반도에 구축되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안보질서에 격랑을 불러올 것이며, 이로 인한 한반도의 평화가 위협받는 현 상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3. 한미 당국은 사드와 함께 도입의사를 밝힌 미국 MD의 또 다른 핵심 무기체계인 해상요격미사일 SM-3를 한국에 전진배치함으로써 미국의 동아시아 미사일방어망 체계의 완성도를 높이려 하고 있다. 만일 SM-3마저 한국에 도입된다면 실전운용 중인 패트리어트 미사일과 이미 배치하기로 한 사드와 더불어 미국이 본토 이외에 배치할 수 있는 MD의 모든 전략자산들을 한국에 갖다 놓는 셈이다. 명실상부 한국이 미국 MD에 완전히 편입됨을 의미한다. 이는 동시에 중국과 러시아의 보복공격 능력을 약화 내지 무력화시키는 효과를 냄은 불문가지다. 미, 중, 러의 핵 보유 초강대국들은 그동안 상대국의 선제공격능력에 대비한 은밀한 보복공격능력을 갖추는 핵 억지력으로 불안한 균형을 유지해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이러한 동북아시아의 전략적 균형을 깨고 나서는 미국에게 한국이 멍석을 깔아주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한국이 사드를 배치하겠다고 확정 발표하던 날 중국과 러시아의 정상이 사드 한국 배치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유엔에 제출(7/8)한 바 있다. 한국 정부는 과연 주요 경제 교역국이자 안보 협력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을 감당해 낼 수 있는가? 한국 정부는 진정 이 나라들을 적으로 돌려 세워 놓고 경제, 외교, 안보 등의 정책을 자주적으로 펼 수 있는가?

4. 한국 천주교회는 “평화는 단순히 전쟁의 부재만이 아니며, 오로지 적대 세력의 균형 유지로 전락될 수도 없음”(사목헌장 78항)을 누차 밝혀 왔다. 그런데 이번 사드 한국 배치 결정을 강력 반발하는 미국 다음의 핵 보유 초강대국들, 즉 중국과 러시아의 일관된 입장은 ‘동북아시아의 전략적 균형이 무너졌다’라는 것이다. 따라서 ‘적대세력 간의 균형’에 바탕한 ‘평화’라는 것이 하나의 변수(사드 한국배치)로 쉽게 무너질 수도 있는 불안한 균형이요, 평화임이 이번 사태로 확연히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작년 GDP 1조 3000억 달러로 캐나다에 육박하고 호주, 러시아, 스페인과 비슷한 경제규모에다 올해 국방예산지출 규모가 세계 10위라는 가시적 지표와 함께 한국정부가 말하는 ‘평화’가 얼마나 허약한 기반 위에 있었는지 그 민낯을 낱낱이 드러내고 있다. 단순히 ‘전쟁의 부재’가 평화일 수 없다는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힘에 바탕하여 평화를 유지하고자하는  것은 마치 모래성을 쌓는 것처럼 무망한 짓이요, 진정한 평화는 화해와 협력에 바탕할 때 실현 가능함을 확인한다.

5. 미국과 일본 일변도의 군사적 효용성만 확인된 한국 배치 사드는 동북아시아의 전략적 균형 와해와 이로 인한 한반도 주변 초강대국들 간의 핵 군비경쟁과 군사적 대결의 촉매로 작동할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영토가 신냉전체제 화약고의 발화점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며, 또 다른 전쟁으로 우리나라의 강토가 훼손당하고 수많은 인명의 희생을 감당해야 할지 모를 무모한 결정임이 밝혀지고 있다. 사드배치 결정 이후 중국, 러시아, 북한이 이에 대한 군사적 대응조치를 천명하는 등, 오히려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보면 사드 한국 배치가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것을 실증한다. 이러한 국민적 불안을 해소하는 데 한국정부와 국회는 당장 지혜를 모으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아무쪼록 한반도에 불행한 위기상황이 도래하기 전에 정부 정책결정자들은 속히 사드 배치 결정을 원점에서 재논의하길 바라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평화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로, 국민의 안전과 국익을 지켜낼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적절한 안보관리를 해 나갈 것을 촉구한다.

6. 한번 결정되면 되돌리기 어렵다는 국책사업이더라도 인간이 하는 일인 만큼, 과오가 있을 수 있음을 과감히 인정하고, 우리나라의 영토와 국민을 더 큰 불행에 빠뜨리기 전에 이웃나라들과 공생의 길을 찾는 노력을 시작하길 촉구한다. 한반도의 평화는 대결체제를 영속화하는 군사력 증강으로 보장될 수 없으며, 호혜평등에 입각한 대화와 교류를 통한 상호신뢰를 쌓는 노력과 이를 바탕으로 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이 실현가능한 현실적 방안임을 확인한다. 이에 한국 천주교 남녀 수도자들은 공멸을 부르는 대결과 전쟁을 반대하는 세상의 모든 평화세력들과 함께 사드 한국배치가 초래할 위험성을 알리고 궁극적으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가 정착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갈 것임을 밝힌다.

2016. 8. 29.
한국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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