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용산 생명평화미사 열려

 

▲ 미사에 초대된 걸개그림. 이 그림을 통해 보이지 않는 많은 사람들이 미사와 현장에 함께하고 있다.

어린이날인 5월 5일에도 용산 생명평화미사가 열렸다. 이곳에서 5월 1일부터 4일째 피정(가톨릭 신부가 매년 해야 하는 기도생활 중 하나)을 드리고 있는 이강서 신부(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위원장)는 "지금 우리는 광주 5.18 이후 다시 한 번 정부와 물러설 수 없는 거대한 싸움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싸움에서 이명박 정권이 가진 무기는 이익중심, 경제중심으로 똘똘 뭉친 권력이고, 인간의 존엄성과 국민의 기본권을 외치는 우리는 양심을 무기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신부는 우리의 작은 양심의 소리가 결국 "우리 역사를 바꾸고, 정권을 바꾸고, 세상을 바꿀 것"이라며 그 믿음을 드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 양심의 소리는 경찰들의 양심도 움직여 "전경이 있어야 할 자리가 전경버스가 아니라 바로 이 자리에 우리와 함께 있어야 함을 느낄 때가 올 것"이라고 외쳤다.

금호1가동 선교본당의 이광휘 신부는 강론에서 "생명과 평화는 순수하고 거짓없는 마음, 사람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지 않는 어린이와 같은 마음일 때 지켜갈 수 있다"며 어린이날을 맞이해 정부와 검찰 그리고 경찰에게 요구했다.
"거짓된 마음의 옷을 벗어 던지고 진실의 옷을 입으십시오. 탐욕과 이기심을 벗어덧지고 약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십시오. 또한 검찰과 정부, 경찰은 이리떼가 양들을 물어가도 혼자 도망가는 삯꾼이 아닌 참된 목자가 되기를 호소합니다."

▲ 용산구청에서 찾아온 걸개그림을 미사 시작 전에 걸려고 하자, 경찰이 다시 뺏으려 하고 있다.

미사 끝에 고 이성수 씨의 부인 권명숙 씨는 "이명박 정권이 내려앉을 시간이 얼마 되지 않은 것 같다"며 어제 있었던 농성장 침탈과 걸개그림을 빼앗아 간 것에 대해 비판했다. 유가족은 이런 공권력에 절대 굴하지 않을 것이라며 "철거하면 또 짓고, 두 번 철거하면 세 번 짓고 해서 저희 유가족은 똘똘 뭉쳐서 가겠으니, 여러분도 함께 참여하고 기도해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문정현 신부는 특별한 소식이라며 5월 18일에 계룡산 신원사 중악단에서 오체투지로 올아오고 있는 순례단이 이곳 남일당(용산참사 현장)을 지난다는 소식을 전했다. 당일 정의구현전국사제단과 함께 '5.18 추모와 용산생명평화미사'를 합동미사로 봉헌할 것을 공지했다. 이에 앞서 5월 11일에는 천주교열사 추모미사도 남일당에서 열릴 예정이다.

문 신부는 마지막으로 "오늘부터 미사 전에 용산참사로 세상을 떠난 다섯 분과 경찰관 한 분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서 연도(가톨릭의 위령기도)를 바친다. 미사에 오실 때 연도책을 가져오시라"고 미사에 참여한 신자들에게 부탁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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