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 (이미지 출처 = en.wikipedia.org)

그담은 머꼬

- 박춘식


나를 개새끼라고 부르던 그들 -

전에는 ‘야 쫄병 명령 복종해’ 하더니

오늘은 돼지라고 말한다

나를 째려보는 눈매가 매섭다

돈을 빼앗는 새까만 갈퀴에 치가 떨린다

 
얼마 전까지 버러지였던 내가

크게 승진하여 가까스로 짐승이 된다

산짐승 사막짐승 뭍짐승 바다짐승 날짐승 네발짐승

길짐승 물짐승 두발짐승 멧짐승 집짐승 들짐승

 
그담은 머꼬

 
독선 독주와 금수저 그들 -

그들 중에 아무에게도

사람 이마에 선명히 찍혀 있는

하느님의 인감(印鑑)을 보는 눈이 없다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 (2016년 8월 1일 월요일)

 
관리들이나 정치까들 중에 진심으로 국민을 섬기는 분이 있는지, 마음 깊이 국민을 걱정하는 분이 있는지, 묻고 싶지만 그만두겠습니다. 오만함과 거짓말 그리고 어떤 돈이든 귀신처럼 뜯어먹는 정치까들의 추잡한 모습을 60년 동안 보아 왔기 때문입니다. 국민의 돈을 눈 앞에 놓고, 국민을 생각하기보다 자신을 더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 나라 모든 정치까들이다, 라고 말해도 될는지요. 정말 재미있는 사실은, 얼마 전 국민을 개, 돼지로 보고 있다는 높은 공무원의 말을 두고 모두 성토하였지만, 며칠 후 곧바로 국민을 개, 돼지로 무시하면서 갑질 멋대로 특별 무기의 자리를 결정하였다는 증거를, 성주에서 보여 주었다는 사실입니다. 별들의 고향, 성주(星州)를 위하여 기도를 꼭 바쳐야만 성주 땅을 밟을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으로 묵주를 들었습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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