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진보적 가톨릭 신자의 관점

(마이클 숀 윈터스)

민주당원들이 전당대회를 위해 형제애의 도시에 모였다.(필라델피아는 “형제애의 도시”라는 뜻이다.) 어제 한 성당 친구가 내게 농담을 했다. “민주당은 셔푸 대주교만 쫓아다니는 거야?” 8년 전에 민주당이 버락 오바마를 대선 후보로 정할 때 전당대회를 덴버에서 했는데, 당시 셔푸 대주교가 덴버 대주교였고, 그가 지금은 필라델피아 대주교이기 때문이다. (편집자 주- 셔푸 대주교는 낙태, 동성애 등에 대해 완강한 보수 입장을 취하는, 미국 교회의 대표적인 보수파로 이름 높다.) 물론 민주당이 셔푸 대주교를 괴롭힐 계획은 전혀 없지만,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이번 주에 살펴봐야 할 이야기 거리는 좀 있을 것이다.

첫째, 공포 요소에 대해 민주당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지난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공화당은 자기들이 찾아낼 수 있는 모든 악이라는 것은 다 불러내어 대중 사이에 공포를 자아냈다. 그리고 이 눈물의 속세에는 찾으려만 한다면 언제나 두려움을 자아내는 일이 넘친다. 국내와 국외에서 벌어지는 테러, 불경기 상태의 경제, 일자리를 해외로 내보내는 나쁜 무역 협정들, 우리네 지배계급 안의 (크고 작은) 부패, 인종 갈등, 경찰들의 불법 총격.... 이 모두가 어두침침한 지옥향 같은 미국의 모습을 그려내기 위해 쓰였다. 이러한 비참상에 대한 대책? 트럼프를 뽑으라. 공화당원들은 왜 트럼프가 해답인지 자세히 설명하지는 못했지만, 그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을 괴롭히는 것들을 치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람은 무언가를 기억하려면 이야기가 필요한데, 공화당은 아무 이야기도, 아무 정책도, 아무것도 내놓지 않고서 사람들에게 공화당에 희망을 걸라고 얘기했다. 그래서 그리 많은 분석가와 기자들은 공화당 전당대회의 연단에서 들려온 부정성을 집중 부각했던 것이다.

민주당의 과제는 이와 다르다. 대중은 여전히 경제를, 그리고 테러를 걱정한다. 경찰이 비무장 시민을 길거리에서 쏴 죽이는 것을 보면서, 그리고 경찰이 그에 대한 보복으로 죽임당하는 것을 보면서 걱정한다. 통계를 보면 오바마의 “조용한(no drama)” 대응책이 옳지만, 사람들은 통계에 의해 움직이지 않는다. 민주당은 지난 8년간의 성공들은 물론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함께 부각시켜야 한다. 내 개인적 용어로 말하자면, 대중이 자신과 연관되어 있다고 느끼고 그럼으로써 (민주당의 성공을 증명하는) 그 통계들이 실감나게끔 하는 이야기들과 함께 부각시켜야 한다.

민주당은 대중이 느끼는 걱정들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공화당과 달리 민주당은 쾌활함과 인내, 그리고 다른 방식으로 미국인들이 이 나라의 미래 전망을 개선할 수 있다는 증거를 부각시켜야 한다. 특히, 트럼프가 불러일으키는 공포가 모든 것을 지배하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 대중에게 트럼프가 어떤 대통령이 될지에 대해 경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선거에 이기는 자체뿐 아니라, 힐러리가 행정에 능숙하며, 민주당이 이기면 이루려는 중요 정책 서너 가지가 무엇이라고 뚜렷이 제시함으로써 선거 (승리) 뒤에 민주당이 그런 정책을 수행할 사명이 있다고 주장할 수 있는 방식으로 승리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은 구체적 목표로 제시되어야 하며, 부분적으로는, 지난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구체성이 제시되지 않았던 것과 대비되어야 한다. 최우선 정책은 포괄적인 이민정책 개혁이 되어야만 한다.

▲ 힐러리 클린턴. (이미지 출처 = en.wikipedia.org)

둘째로, 앞 문단의 마지막 포인트에서 이어지는 것인데, 민주당은 모든 미국인에게 자기 이름이 “Mc”(맥)으로 시작하거나 “ski”(스키)로 끝나면 자기 조상은 미국 원주민이 아니고 이주민이었음을 상기시켜야 한다. 미국의 길거리에서는 언제나 다양한 언어가 말해지고 들렸다. 민주당 전당대회 주최 측에 이런 힌트를 주고 싶다. 이탈리아어가 영어만큼이나 많이 쓰이는 필라델피아에서 누구 한 사람 인터뷰를 해 보는 것이 별로 나쁘지 않은 생각이라고. 나는 그저 필라델피아의 내 친한 이탈리아계 친구가 즐겨 말하는 식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부통령 후보인 팀 케인은 스페인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고 또 그래야 하며, 그가 영어로 하는 인터뷰에서 해야 할 말 가운데 하나는, 필라델피아는 성 존 뉴먼의 성지가 있는 곳인데, 그는 (지금은 체코에 속하는) 보헤미아 출신으로 필라델피아의 제4대 주교를 지냈다는 점이다. 그 성지에 있는 미사에 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케인이 스페인어를 할 줄 안다는 것은 그가 지난 토요일에 마이애미에서 힐러리와 함께 처음으로 러닝메이트로서 등장했을 때 잘 드러났다. 그는 스페인어를 자기 연설에 자연스레 집어넣었다. 그것은 강요된 것이 아니었다. 이것이 어떤 자산인지는 설명하기는 어렵다. 흑인이나 백인에 비해 히스패닉은 유권자 등록을 잘 안 하는 경향이 있어서 인구에 비해 선거에서는 비중이 적다. 케인은 스페인어 라디오와 텔레비전에 자주 나와서 이들이 유권자 등록을 하도록 권하는 것이 열쇠다. 유권자 자격이 있는 모든 히스패닉이 모두 등록하고 실제 투표를 한다면, 조지아와 애리조나의 판세는 크게 바뀌고 텍사스도 흔들리기 시작할 것이다.

히스패닉으로 가장 등록하기 쉬운 집단이 푸에르토리코 출신들이다. 이들은 이미 미국 시민권자이므로 저 신분증만 들고 가면 된다. 대부분의 푸에르토리코인은 플로리다 주 중부지방에 자리잡았다. 오바마는 2012년에 플로리다에서 겨우 7만4000표 차이로 가까스로 이겼다. 트럼프가 플로리다에서 지면 대통령이 되기 거의 어렵다. 푸에르토리코인이 뜻밖으로 많은 곳이 펜실베이니아 주 랭커스터다. 이곳은 아미시파의 중심지다. 약 15년 전 어느 여름에 나는 이 지역을 여러 번 차로 가로질러 다녔는데, 멋진 푸에르토리코인 방송국들도 있었고 피오노노, 모퐁고, 페르닐 등을 내는 좋은 식당들도 있었다. 누가 알았겠는가? 펜실베이니아는 근래에 경합지역이 아니었지만,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 중심부에서 고졸 백인층에서 높은 지지를 받는다면 힐러리와 케인은 랭카스터에 집중된 푸에르토리코인들의 투표로 이를 벌충할 수 있다. 또한 케인 상원의원은 푸에르토리코의 경제 위기에 아직까지 별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면 재빨리 대응하고 나서야 한다.

▲ 미 민주당 부통령 후보 팀 케인. (이미지 출처 = www.flickr.com)

셋째, 후보들의 종교가 이번 주의 토론에 얼마나 비중이 있을까? 케인이 자신에게는 신앙이 “북극성”이며 “조직 원칙”이라고 말하고, 추상적 방식이 아니라, 자신의 신앙은 부모에게서 시작되어 예수회가 캔자스시티에서 운영하는 록허스트 고등학교에서 양성되었으며 예수회 자원봉사대에서 열매를 맺었다고 구체적으로 말한 것이 크게 눈에 띈다. 그는 이야기 후반부에 자기가 변호사로서 그리고 정치인으로서 추구한 공공정책에 자기의 신앙이 어떤 영향을 줬는지도 얘기했다. 어떤 정치인, 특히 한 민주당원에게서, 자신의 삶에서 신앙이 어떤 구실을 했는지 이처럼 자세히 듣기는 참 오랜만이다.

게다가, 그는 힐러리의 신앙을 토론하는 데도 이를 썼다. 한 그리스도인이 자신의 신앙 때문에 사회정의에 헌신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데 당신이 그에 대해 다른 지식이 없다면, 아마도 그 사람은 가톨릭 신자이거나 감리교 신자일 것이라고 보는 것이 최선의 추측일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편집자 주- 힐러리는 감리교인이다.) 루터교인이나 장로교인, 그리고 다른 종교에 속한 이로서 사회정의에 헌신하는 이도 많지만, 감리교 전통과 가톨릭 전통이 중심 되는 두 전통이다. 주일마다 교회에 출석하는 이들은 대개 아주 보수적이고 공화당 지지자인데 그간의 조사들을 보면 이들은 트럼프에 대해 지지를 유보하고 있다. 좀 이상한 것이 있다. 흥미롭게도 백인 복음주의자들은 이 갭이 거의 없어서 보수적이며 공화당 지지자라면 거의 트럼프를 지지한다. 하지만 힐러리와 케인이 주류 개신교인과 백인 가톨릭인으로 주일마다 교회에 출석하는 이들 가운데 5퍼센트, 심지어 10퍼센트를 가져올 수 있다면? 그러면 대선에서 압승을 거둘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팀 케인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톨릭 신자”라고 제목을 잡았다. 이 기사에는 요점들이 잘 잡혀 있지만 이 제목을 잡은 이는 너무 나갔다. 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미중절권운동연맹(NARAL)으로부터 100퍼센트 지지표를 받은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케인이 왜 양측으로부터 다 호감을 받는지를 아주 분명히 그리고 또렷이 보여 주는 한 이유인 그의 공감 능력이 태어나지 못한 태아에게까지 미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그의 가톨릭 신앙은 그로 하여금 그렇게 하라고 부른다. 나는 정치의 요구를 이해하고 공감한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민주당이 문화전쟁(낙태 논쟁) 문제를 가장 중요한 문제로 삼는 것은 문제가 있고, 많은 민주당원, 심지어 친선택(pro-Choice) 당원들조차 낙태에 대해 도덕적으로 불편해 한다는 점을 그가 힐러리에게 조언하고 있다는 징표들을 찾아 보아야 한다.

▲ 도널드 트럼프. (이미지 출처 = en.wikipedia.org)

넷째, 이들은 누구에게 얘기하고 있으며, 이들은 워싱턴의 이해 집단의 말을 쓰고 있는가 아니면 자기들이 필요로 하는 표를 가진 일반인의 말을 쓰고 있는가? 지난주에 공화당이 자기 기반에게 얘기하기로 결정하는 잘못을 저질렀다면, 민주당은 이번 주에 조금 다른 병증을 보이는 모습이 보인다. 자기들이 선거운동에서 교감해야 하는 (즉, 본진 말고 더 확장해야 하는) 대중은 평균적인 유권자와 같이 생각하고 말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 못하는 병증.

낙태에 관해서 보다 이 병증이 더 뚜렷한 데는 없다. 민주당 강령은 하이드 수정안(낙태에 대한 연방정부 자금 지원을 금지한 공화당 하이드 의원의 법안)을 없애겠다고 다짐한다. 마이클 웨어와 러셀 무어가 <USA투데이> 기사에서 지적하듯이, 하이드 수정안에는 낙태는 도덕적으로 위험한 문제이며, 낙태가 합법화되는 근거가 사생활과 관련이 있다면 그에 대해 공공 자금을 제공할 근거가 사라진다는 수많은 미국인의 정서를 반영하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하이드 수정안에는 산모의 생명이 위험한 경우와 근친상간, 그리고 강간에 의한 임신은 이미 예외로 (연방자금을 지원할 수 있게) 해 놓았다는 점이다. 즉, 이 법안은 선택적 낙태에만 연방 자금 지원을 금지한다. 그럼에도 여성 단체들은 하이드 법안이 1977년 이래 형성해 온 도덕적 합의와 지금도 미국인 5명 가운데 4명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을 민주당이 무시하도록 밀어붙여 왔다. 민주당이 자기 후원자들에게 도움이 될 결과를 얻어내기 위한 입장을 취하는 것이 우선 관심사인 워싱턴의 활동가들에게 귀를 기울일 것인가, 아니면 총기 규제 입법에서 상식에 입각해 움직이는 것처럼 미국인의 편에 설 것인가?

민주당 강령의 변화들은 민주당이 마주하는 더 깊고 더 치명적인 문제들의 한 부분이다. 리버럴(자유주의) 활동가들은 그다지 리버럴하지 않고, 갈수록 더 그렇다. 이들은 언론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를 말하는 수정헌법 1조를 비웃는다. 평등의 이름으로, 이들은 자기들이 선호하는 도덕 체계(framework)에 따르라고 요구한다. 이것은 자유의지주의(libertarianism)가 아니라, 자유의지주의적 도덕덕 감성과 공권력의 적용이 잘못 결합된 것이다. 겨우 얼마 전에도 힐러리는 공화당이 유권자는 각자 양심에 따라 투표해야 한다는 전제를 야유한다고 놀려댔지만, 당신은 그녀가 필라델피아 전당대회에서 양심권을 옹호하리라 생각하는가?

이상이 내가 이번 주에 초점을 둘 문제들이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공화당 전당대회만큼이나 재미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사회정의에 관심을 두는 우리들에게는 선택지들 가운데 정리해야 할 것들이 있고 이에 따라 앞으로 좋은 열매가 나올지 나쁜 열매가 맺힐지 정해질 것이다.

(마이클 숀 윈터스는 워싱턴에 있으며 <NCR>에 칼럼을 쓰고 있다.)

기사 원문: https://www.ncronline.org/blogs/distinctly-catholic/four-questions-democrats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