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 (이미지 출처 = pixaybay.com)

새하얀 부메랑

- 박춘식


오늘 아침에도 하느님은 연신

새하얀 부메랑을 던지신다 멀리

깜깜 우주 허공으로

어느 것은 별이 되어 돌아오고

어느 것은 벌건 상처를 안고 날아온다

장미 넝쿨로 돌아오는 부메랑

노래가 되거나 시(詩)로 변하는 부메랑

심하게 다친 허리가 간당거리는 부메랑

오로라를 환하게 입은 부메랑

 


너 나 그

우리 모두

하늘을 떠날 그때는 새하얀 부메랑이었다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 (2016년 7월 11일 월요일)

 
걸핏하면 친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 나이가 되면 묘소가 무심히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하늘나라를 생각해 봅니다. 신앙이 있든 없든 요즘은, 사람이 죽으면 모두 하늘나라에서 편하게 고생 없이 지내라고 빌고 빕니다. 죽은 다음에는 자기 모습은 어떨까, 하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노을빛처럼 아름답기를 원합니다. 과연 하늘로 돌아갈 때 얼마나 깨끗하고 화사한 모습이 될까, 생각하면 모두 고개를 떨구리라 여깁니다. 부메랑은 망가지지 않는다면 출발점으로 돌아온다고 합니다. 하늘 고향으로 돌아갈 때 진정 아름답게 돌아가기를 빌고 바라면서, 내일은 뒷동산에 올라가 팔운동으로 부메랑을 던져볼까 합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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